집에서 직접 부항 뜨면, 수포·괴사, 감염 위험도
허리 디스크로 다리 통증을 앓아온 직장인 A(47·여) 씨는 다리에 통증을 느낄 때마다 인터넷으로 구매한 부항기로 거의 매일 집에서 부항을 뜬다.
특별히 사용시간을 정해두지 않아 장시간 사용으로 피부에 수포가 올라오고, 예민한 피부와 알레르기 체질로 “피부가 따갑고 아픔”을 느끼지만 다리 통증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감내한다.
장시간 근무에 따른 어깨 통증 치료를 위해 1주일에 3~4회 부항을 뜨는 직장인 B(58·여) 씨는 “하루는 통증이 심해 평소보다 압력을 더 세게 했는데 피부가 심하게 부풀어 오르고 통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B씨 역시 “그래도 아플 때마다 부항을 하면 좀 나아지는 것 같아서”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억누르고 부항을 사용 중이다.
부항요법은 음압을 이용, 어혈·독소 등 체내 노폐물을 제거해 체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치료 방식이다. 독소 배출로 부항을 한 후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고 혈액순환이 잘 돼 체내 장기 기관들이 좋아진다.
특히 근육 긴장, 근육 뭉침 증상을 치료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어 근육통으로 한의원에 내원하면 부항 시술을 받게 된다. 또한 각종 마비 증상, 근육 질환, 요통 등에 효과가 뛰어나고 내장 질환, 고혈압, 기침, 두통 등에도 좋다.
부항 치료법 중에는 출혈이 없는 ‘건식 부항’과 바늘로 사혈 후 부항을 떠 출혈을 일으키는 ‘습식 부항’이 있다. ‘습식 부항’은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라 발을 삐끗하는 등 다양한 염증성 연조직 손상 질환에 주로 사용된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 한의원’ 원장은 “목욕탕, 사우나, 안마소 등 불법 시술소와 집에서 부항 치료를 하게 되면, 멸균 처리된 1회용 부항컵과 소독이 제대로된 사혈 도구를 쓰지 않아 세균감염과 B형, C형 감염 등 혈액을 통한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피부가 괴사하거나 수포가 올라올 수도 있는데, 숙련되지 않은 비 의료인에 의해 불법 시술을 받은 경우에는 부항의 압력, 시간 등을 적절히 조절하지 않거나 비위생적인 방식으로 시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모든 환자가 부항으로 효력을 보는 것은 아니다. 심한 당뇨병 환자나 혈우병 혈소판 감소증, 심한 빈혈 증상, 피부 알레르기, 골절, 궤양성 피부질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시술 전 담당 한의사에게 본인의 상태를 충분히 상담한 후 본인에 적합한 방법으로 부항을 시술받거나 부항 이외 다른 치료법을 시술받는 것이 좋다.
실제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 중에 당뇨병과 피부 알레르기와 같이 부항 사용이 적합하지 않은 환자가 부항 치료를 받기 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주의를 요했다. ‘도계 한의원’ 원장은“부항 시술이 몸에 큰 무리가 없고 눈으로 보았을 때 안전하다고 해서 결코 안전한 시술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전문 의료인에 의해 위생적이며 환자의 상태에 적절한 방식으로 시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경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