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스스로에게 거짓이나 과장(誇張)하여 자신이 괴로운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혹여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지 않을까 염려도 되지만 조심스럽게 써 볼까 합니다.
20여 년 전쯤 이야기입니다.
어떤 모임에서 후배뻘 되는 지인이 흥분하여 상기된 채 제게 자랑을 하는 것입니다.
"형님. 저 다음 주에 생에 처음으로 애마를 갖게 되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좋은 일이네요"
"예. 노란색 마티즈인데 다음 주에 나옵니다.
요즘 좋아서 잠이 잘 안 옵니다"
처음에는 좀 의아했습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차를 갖게 된 것도 그렇고 마티즈에 저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
요즘은 생각이 다릅니다.
마티즈 좋은 차입니다.
타보지는 않았지만 작지, 연비 좋지, 경차라 주차하기도 좋습니다.
저는 일 말고는 딱히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특히 값비싼 장비나 물품은 좋아하지도 않지만 필요치도 않습니다.
차도 보편적인 차를 늘 사용했고요. 소나타 급으로 오래도록 탔습니다.
그것도 최근에는 아반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생각은 다른가 봅니다.
지금은 보편화되어 도로에서 흔히 보이지만 십수 년 전부터 외제차를 탔습니다
5년 타고 새 차로 바꾸는 형태로 이번이 4번째인데 또 같은 회사차로 바꾼다고 합니다.
국산 차도 좋은 차 많은데 왜 또 같은 차로 바꾸려고 하느냐.
이번에는 국산 차로 하자.
아내는 직원 4명을 데리고 자영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만나는 사람들이나 거래처, 고객들이 보여주는 시선이나 대해주는 격이 조금은 다르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그런 사람들이 있느냐고 되물으니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데 낯선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은
차나 옷차림, 가방 등 악세사리로 사람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싸고 메이커 있는 차를 사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능력과 인성을 봐야지 겉모습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어이없긴 합니다.
본인이 사업해서 좋은 차 타는 것을 나무라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도 자기 능력이니까요.
하지만 그 차 때문에 제가 피곤합니다.
요즘 아파트 주차난이 장난이 아닙니다.
저녁 8시 넘으면 차 댈 곳이 없어 이중 주차를 합니다.
문제는 아내 차는 이중주차가 불가능합니다.
늦은 시각에 오면 제게 전화해 지하로 내려오라고 합니다.
제 차를 빼고 그 자리에 아내 차를 대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다 한 번이면 아내 마중도 갈 겸 즐겁게 합니다.
일주일에 서 너번 되면 짜증이 납니다.
아내는 "자기야 미안" 이 한마디면 되지만
옷 갈아입고 주차장에 내려가 이중 주차할 빈 곳이 있나 이곳저곳 기웃거려야 하고 짜쯩 난 표현도 못하고.
경차 좋은 차입니다.
나이 들수록 편리함을 추구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언제까지 늦은 밤 주차요원을 해야 하나 슬프기만 합니다.
첫댓글 개인 가족이야기라서 공개적으로 댓글로 의견을 개진하기는 조금은 그렇습니다만 역시 지금까지 보아온대로 참으로 대단하신 분입니다. 나름대로 자기 삶의 철학이 바르고 분명한 점이 존경스럽습니다. 많이 배우고 느끼는 시간 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그리 반듯하고 좋은 사람 축에 끼지도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냥 편하고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유형이지요.
송홧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입니다.
항상 건강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