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만세루 마룻보(宗樑)
[사진: 고창 선운사 만세루(萬歲樓) 종보. 문화재청 제공]
만세루의 특징은 사찰 누각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정면 9칸이라는 점이다. 현존하는 사찰 누각은 대체로 정면 3칸이 주류이고 5칸이나 7칸 규모도 있지만 만세루처럼 9칸 규모인 사례는 흔치 않다. 건물의 가운데 3칸은 앞뒤 외곽기둥 위에 대들보를 걸었고 좌우 각 3칸에는 가운데에 각각 높은 기둥을 세워 양쪽에 맞보를 거는 방식을 취했다. 하나의 건물 안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보를 걸어 구조의 안전을 꾀하면서 누각의 중앙 공간을 강조했다.
또 가운데 칸 높은 기둥에 있는 “종보(대들보 위에 설치되는 마지막 보)”는 한쪽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 자연 재를 이용했다. 일부러 가공한 것이 아닌 자연에서 둘로 갈라진 나무를 의도적으로 사용해 마치 건물 상부에서 보들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만세루는 조선후기 불교사원의 누각건물이 시대 흐름과 기능에 맞춰 구조를 적절하게 변용한 뛰어난 사례"라며 "동시에 구조적으로는 자재 구하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창성 가득한 건축을 만들어 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역사, 예술, 학술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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