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은(갈론)계곡 제 4경 '옥류벽'
갈은 계곡
숙소 '여우숲'
'여우숲'에서 가장 뷰가 좋은 숙소에서 조망/붉은 지붕 마을은 인하대 동문 마을
숙소 '여우숲' 여명
산막이 옛길 풍경/ 해거름 괴산댐
산막이 옛길 풍경/ 수련
산막이 옛길 풍경/ 앉은뱅이가 마시고 일어섰다는 앉은뱅이 샘물
산막이 옛길 풍경/괴산댐1
괴산댐 2
괴산댐 3
괴산댐 4
괴산댐 5
괴산댐 6
카페 '풍경'
이른 아침 카페 쥔장이 차려 낸 오미자와 솔잎 주스
주스와 금세 따온 산머루/쥔장의 정서...
쌍곡폭포
각연사 올라가는 길
각연사 대웅전
비로자나석불로 유명한 각연사 비로전
우암 송시열 유적지 '화양서원'/화양계곡 올라가는 길에 있다
화양서원 2
화양계곡 입새
수안보 별미 '꿩' 요리...8가지 코스
나리꽃 여인 기란/이른 아침 카페 '풍경'에서
첫날 해거름 괴산 저수지
갈은 계곡
숙소에서
8월 17일, 18일.. 묵은 벗 기란과 괴산 일원 여행은 퍼펙트였다.
나흘간 빡빡한 연수를 거뜬히 끝낸 후의 여행은 다디 달았다.
그것도 좋은 벗과의 여행이라니!
셋 계획된 여행이었으나 다른 친구 유고로 기란과 둘이 떠났다.
이번 여행 모토 역시 '자연과 사람' 이라 걷는 여정이 대부분이었더 바,
걷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 그 친구가 신경 쓰였는데 결과적으로 부담없이 마음껏 걸을 수
있어 참 좋았다.
이번 여행 기획 역시 나...
숙소 때문에 고민하다가(아직 휴가철이라 팬션 1박 비용이 만만찮았다) 여우숲
용규 님을 생각해내었고 일사천리로 진행, 그이로부터 맛집 정보까지 얻었다.
'와인 한 병 갖고 오라'는 여우숲 지기 하실장의 일갈을 들으며 더욱 설레었다.
여우숲은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꿈벗 모임터이기도 했으나 난 처음이었다.
용규 님이 처음 산막에 입주했을 때 꿈벗 운영진인 달국이 따라 한 번 가보았다.
그후, 용규 님 소유인 숲은 군에 임대했고 행정 지원을 받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여우숲'(여우를 기다리는 숲')으로 바뀌었다.
용규 님 산막은 예전 그대로였으나 여우 숲에 묻혀 낯설었다.
들어가는 길도 6년 전과는 달라서 도무지 그때 기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쏟아지는 별을 머리에 이고 벗과 둘이 마신 와인...
그 감흥은 행복통장 지게미가 될 것이다.
기란은 와인과 여우숲 분위기에 흠뻑 취해 날밤으로 보내야 했단다.
머리를 닿자말자 곯아떨어진 나는 조금 미안했다.^^
곤 했던 터에 수안보 온쳔욕 덕분에 숙면했을 것이다.
새벽 5시 알람에 깬 나는 괴산댐 물안개를 떠올리며 서둘렀다.
밤을 하얗게 지샌 친구 눈치가 보였으나 속내 잘 드러내지 않는 그녀는 흔쾌히 오케이.
새벽 산막이옛길을 향해 달렸다.
아쉽게도 물안개는 볼 수 없었으나 이른 아침 산막이길은 온전히 우리들 차지.
전날 오후의 갈은 계곡과 더불어 대자연 품에 오롯이 안길 수 있어 행운이었다.
산막이 마을엔 현재 7가구로서 전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팬션이나 식당, 카페를 운영한다.
월요일 이른 시각의 마을은 정지된 시간 속에 있는 듯 했다.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 두 남정네 들의 말소리와 손놀림은
그림 속에서 걸어나온 듯 기이했다.
사내들이 일러 준 카페 '풍경'은 일찍 문을 연단다.
간단한 요기도 되질 않아 주스를 주문하고 테이블의 각양각생 들꽃을 감상하고 있으니
갓 땄다는 사과를 내민다.
괴산 소재 풍경 사진에 다수 수상한 바 있는 그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는 금방 캔 더덕을
가져온다, 미싯가루를 타온다 하며 우리들을 위해 애 써준다.
보통 남자 정서와는 다른 쥔장의 섬세한 손길이 눈을 끄는 카페 '풍경'...
갓볶아 낸다는 그의 커피향도 누리고 싶었으나 배시간에 맞추어 급히 나와야해서 아쉬웠다.
'산막이마을'은 암만 생각해도 무릉도원 같았다.
그속에 우리들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나... 아슴아슴하다. 지금까지도...
일곱이 차야 출발한다는 운항 규칙, 옛 나루터 풍경의 그 느슨함이 좋았다.
유년의 고향 옆마을, 줄배를 타고 강건너 마을에 땅콩 이삭 주우러 할머니와 갔던,
베보자기에 싸인 삶은 고구마 두어 개가 점심이었던 그 시절 풍경이 수채화로 다가왔다.
그때도 그랬다. 배 운행 간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도강할 사람이 몇 명 모이는 것이 배시간이었다.
이른 아침이라 인적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되걸어나가기로 작정하고 걷던 중 학생 다섯 일행을 만나 다시 나루터로 왔다.
시간 절약도 이유였으나 뱃길 따라 가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나루터에 매인 줄그네는 고향 뒷산 왕소나무에 걸렸던 그것과 같았다.
배 떠날 때를 기다릴겸 우린 그네를 탔다. 고향 뒷산 왕소나무 그네를 생각하며 그네를 구른 시간은 따스했다.
소나무 출렁다리, 남녀가 정사를 나누는 것 같은 정사목, 나무를 뚫고 흐르는 감로수, 여우비를 피했다는 여우비동굴
호랑이굴 등 산막이 길 곳곳의 에피소드는 괴산 출신 현직 임군수의 어린시절 얘기를 떠올려 만들었단다.
늙은 선장의 해소기침반인 안내 방송과 함께 탔던 학생들에게 건넸던 산막이길 인절미,
괴산댐의 반영, 그 그리메들... 그림 속 풍경이다.
괴산은 인구 37000명의 이렇다 할 자원이 없었던 작은 행정구였으나 해마다 인구 30배의
관광객들이 몰리는 것은 현 임군수의 4년전 산막이 옛길 개발 덕분이란다.
행정가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산막이길을 버리고 쌍곡계곡으로 향했다.
그곳은 주차장 아래 바로 계곡이라 늙수그레한 인파들로 계곡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피난쳐 풍경이 그럴까. 혼이 빠진 우리들은 서둘러 계곡길을 올랐다.
좀 한산한 곳에 발을 담그니 마침 쌍곡계곡 소였다. 폭포는 숨어 있었다.
소에 들어가 몇 컷 담고 각연사, 송시열 유적지로 빠른 행보를 놓았다.
송시열 유적지는 계획했으나 빼곡한 일정이라 뺐던 화양계곡에 있었다.
화양계곡 너른 입새길은 단풍 들면 절경이겠다.
괴산댐은 능선에서 조망하면 한반도 지형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가을 괴산여행을 계획해도 좋겠다.
넉넉하게 차시간에 맞추어 출발한지라 길가에서 대학옥수수 한자루씩 살 수 있었다.
대학옥수수 대박!
예전에도 이렇게 맛있었나 싶을 정도로 차지고 구수했다.
쪄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꺼내 살짝 뜸 들여 먹으니 갓찐 거나 다름없다.
서울에서 오송역으로 마중 나오고 또 역까지 전송해준 벗.
이틀동안 우리들이 달린 거리는 300km, 밤을 새고도 피곤한 기색없이 이틀간 안전 운전을
해준 친구 덕분에 여행이 더욱 풍성했다.
인생 여정 함께 할 벗이 귀한 재산이라면 함께 여행할 벗은 보석이다.
Here Is Your Paradise - Chris De Burgh
첫댓글 늦여름(초가을?)의 청취를 따라가 보았습니다.
여름의 끝을 잡고.....
벗과 괴산 여행, 아름답게 풀어 놓으셨네요. 어제 먹기도 하고 봉지에 넣어 주셨던 대학옥수수군요. 보석 같은 추억담에 마음이 덩달아 즐거워집니다.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군요. 자연도 자운영 님의 솜씨를 거치니 격이 올라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