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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갈 출발점을 찾다!
중국 근대문학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루쉰의 소설 《아Q정전》은 1921년에 연재되었던 중편소설이다. 《아Q정전》이 발표되자 ‘아큐주의’라든가 ‘아큐정신’이라는 말들이 유행하기도 했는데, 아큐는 자신이 받은 굴욕이나 패배감을 상상 속에서 뒤집으며 ‘정신 승리’하거나, 자신보다 강한 자에게는 비겁하고 약한 자에게는 군림하려 드는 ‘노예근성’의 소유자였다.
『아Q정전,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는 《아Q정전》을 청소년들에게 소개하는 책이다. 작가인 루쉰을 화자로 내세워 소설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들려주고, 소설에 담겨 있는 중요한 주제들을 우리의 삶과 연결시켜 다시 이야기한다. 또 루쉰의 일대기를 다루고, 《아Q정전》의 주제와 상통하는 루쉰의 짧은 글 몇 편을 소개함으로써, 자신의 삶과 시대의 문제를 고민케 한다.
저자소개
저자 권용선은 태어나서 40여 년을 서울에서 살았다. 어린 시절부터 ‘문학’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즐겨 탐닉했고,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학은 문학 자체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식견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어느 날 문득 깨닫고 역사와 철학의 세계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친구들과 공동체를 실험하며 삼십 대를 보낸 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다시 발동하여 미국으로 이주, 지금은 동부의 작은 도시에 살면서 인종과 계급, 여성, 언어 등에 대한 생각을 넓혀 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읽는다는 것』『1910년대 근대적 글쓰기의 형성과정』『이성은 신화다, 계몽의 변증법』 『세계와 역사의 몽타주,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발터 벤야민의 공부법』이 있다.
그림 : 김고은
서울에서 태어나 독일 부퍼탈 베르기슈 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으로 『조금은 이상한 여행』『딸꾹질』『일어날까, 말까?』『눈행성』이 있다.『말하는 일기장』『똥호박』『쥐와 게』『큰 고추 작은 고추』『공부의 신 마르크스, 돈을 연구하다』들에도 그림을 그렸다.
저자의 다른 책
- 루쉰전집 12 (한문학
사강요,고적서발... - 2016.11
- 루쉰전집 9 (집외집,
집외집습유) - 2016.11
- 루쉰전집 13 (먼 곳에
서 온 편지,서신 1) - 2016.11
- 아Q정전/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 2016.09
목차
1장 루쉰이 들려주는 『아Q정전』 이야기
미장 마을의 아큐라는 사나이
정신승리법과 노려보기주의
하루에 두 번 굴욕을 맛보다
마음이 하늘하늘해지다
짧고 허무한 전성시대
혁명 시대에 임하는 아큐의 자세
아큐의 말로와 때늦은 자각
2장 『아Q정전』이 말하고 있는 것
정신승리법 : 내 결점을 인정할 수 없다
노려보기주의 : 자기 인생에 대한 게으름
약자 괴롭히기 : 거짓 승리감에 도취되다
노예근성 : 강자에 먹히고 약자를 먹다
패거리 의식 : 구경꾼 무리에 속하다
혁명이 뭐길래 : 갖고 싶은 건 다 내 것?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
TIPㆍ신해혁명
3장 루쉰, 펜을 든 전사
소년의 꿈과 슬픔
아이들은 거짓말을 싫어해
TIPㆍ아편전쟁과 태평천국운동
그림 같은 풍경은 농촌의 현실이 아니다
몸의 병을 고치는 자, 마음의 병을 고치는 자
환등기 속에서 병든 세상을 보다
민족의 정신을 치유하는 사상가의 길
쇠 방에서 잠든 사람들을 깨우기 위해
TIPㆍ신문화운동과 5ㆍ4 운동
광인과 전사, 잠든 세상을 깨우고 아이들을 구하다
희망은 새로운 세대로부터 나온다
4장 루쉰의 메시지를 읽는 시간
이러한 전사
전사와파리
개의 반박
현인과 어리석은 자와 종
복수
잡감
선두와 꼴찌(「이것과 저것」 중에서)
죽음
쉬광핑에게
연대기로 본 루쉰의 생애와 작품
이 책을 쓰는 데 도움을 준 고마운 책들
출판사 서평
자신을 직시하며 삶의 주인이 되는 출발점을 찾자
지금, 다시 루쉰과 『아Q정전』 을 읽어야 하는 이유
『아Q정전,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는 공부란 삶의 자세와 태도라는 관점으로, 문학에서 출발하여 철학, 문화, 역사에 이르기까지 가로질러 연구해 온 권용선 선생이 『아Q정전』과 루쉰의 생애와 작품을 새롭고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책이다. 권용선 선생은 짧고 허무한 아큐의 생애를 정신승리법과 노려보기주의, 노예근성, 패거리의식, 혁명에 대한 착각과 오해 등의 키워드를 가지고 조목조목 살펴보며, 이를 통해 지금-여기 나의 삶을 돌아보고, 삶과 시대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도모하자고 한다. 변명이나 과장, 비하 없이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 주어진 생각이나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 보려는 자세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삶의 진정한 주인으로 서는 길이라는 것이다.
권용선 선생은 루쉰의 생애를 생생하게 그려 낸다. 루쉰은 권력자나 지식인들을 가시덤불이 가득 찬 낡은 길이라며 날카롭게 비판하며 행동을 망설이지 않았던 ‘펜을 든 전사’였으나, 젊은이들에게는 왕성한 생명력으로 우선 생존할 것을, 힘을 모아 길을 만들고 숲을 일굴 것을 따스하게 조언한 스승이었다. 우리 사회와 세계에서 날로 높아져 가는 위험과 치열한 무한 경쟁, 세대와 이념, 종교 등 가리지 않고 커져만 가는 분열과 갈등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무력해지기만 하는 지금 우리 시대의 문제 또한 그러한 태도와 자세로서 풀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루쉰의 글과 그의 사상을 다시 읽고자 하는 이유이다. 십대를 위한 고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너머학교 고전교실’의 아홉 번째 책이다.
“내가 정말 구하고 싶은 건 무엇이지?”
;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일그러진 자화상, 아큐
『아Q정전』은 지금부터 약 백여 년 전 중국 미장 마을에서 날품팔이로 사는 아큐의 짧고 허무한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줄거리는 간략하지만 아큐라는 인물은 매우 강렬하다.
아큐를 보자. 날품팔이이면서도 아무런 근거 없이 유력가문의 후손이라고 뻐기며, 건달들에게 맞고도 “그래, 나는 벌레야!”라고 말하거나 “자식한테 맞은 셈 치지 뭐.”라며 ‘정신 승리’하므로 절대 패배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약한 상대에게 항상 패악을 부리고, 강자에게 당한 화풀이를 하면서 곧잘 의기양양해진다. 혁명이 일어나자 자기도 혁명당이 되어 갖고 싶은 것을 다 갖게 될 거라는 허황된 상상에 빠졌다가, 죄 없이 사형장에 끌려가 생을 마감한다. ‘살다 보면 목이 잘리는 일도 있는 법……’이라며 “사람 살려.”라는 말조차 한 번 하지 못한 채.
권용선 선생은 다섯 키워드로 조목조목 아큐의 생애를 살펴본다. 현실과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정신의 암과도 같은 것 ‘정신승리법’, 당하면서도 상대를 노려보기만 하는 자기 인생에 대한 게으름 ‘노려보기주의’,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며 얻는 가짜 승리감 ‘노예근성’이 그것들이다. 이는 아큐뿐 아니라 미장 마을 사람들 대부분에게 공통으로 가진 의식으로, 구경꾼이 되어 거짓 쾌감을 즐기는 ‘패거리 의식’은 이런 의식들을 더욱 강화했다. 루쉰은 이를 왕조 시대 중국 민중 대부분이 가진 병든 의식이라 보았다. 이 병든 의식과 ‘혁명에 대한 착각’이 신해혁명이 패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주요 이유라는 뼈아픈 반성을 『아Q정전』에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작품뿐 아니라 루쉰의 생애와 작품 전체가 말하는 바를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생각해 보자고 한다. 저자는 아큐는 지금 우리 자신의 일그러진 자화상일 수 있다며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준다. 시험을 못 보고도 부족한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 “난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할 뿐이야.”라거나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외면하며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라고 하는 것은 정신승리법이다. 또 여성과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은 노예근성, 패거리의식과 다를 바 없다. 자기 처지와는 반대로 부자와 기득권층을 대변하며 사회적 정의와도 거리가 먼 정당을 선호하는 현상, 대중매체나 지식인이 하는 말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면서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존경받을 만하고 그들이 존경받는 자이기 때문에 잘못할 리가 없다는 식의 생각이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한 노예의식의 발로라는 지적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래서는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바꾸려는 의지, 더 나은 인간이 되려는 노력이 생길 수 없다.
그렇다면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찌 보면 단순하다. 아큐를 보며 가슴이 뜨끔뜨끔하게 느끼는 바로 그 대목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내 생각과 행동에 대해 어떤 변명이나 핑계, 과장이나 비하 없이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나와 내가 관계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지. 좁게는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이웃과 국가, 좀 넓게는 국가와 이 지구별 전체가 맺고 있는 관계가 보이는 거야. 그것을 좀 더 낫게 바꾸려는 의지가 생길 때, 그것이 바로 혁명의 출발이자 목표가 되는 것이지. (중략) 이를 깨닫는 데서부터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갈 출발점을 찾을 수 있고, 그때 비로소 혁명도 꿈꿀 수 있는 거야.(본문 96~97쪽)
“가시덤불이 꽉 들어찬 낡은 길을 물어 무얼 하겠는가!”
; 루쉰의 생애를 읽다
『아Q정전,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에서 권용선 선생은 자신의 시대를 온몸으로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낸 사람이자, 젊은이들에게 뜨거운 애정을 쏟았던 교육자가 되기까지 루쉰의 생애를 주로 성장기에 맞추어 그의 작품 이야기와 함께 들려준다. 권세를 누리던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소년 루쉰, 그러면서도 유학을 공부해서 출세하고자 했던 어린 시절을 반성하며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 유학을 떠나 신학문을 공부했던 청년 루쉰의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자신만의 행복이나 세속적 출세만을 위해 혹은 뚜렷한 목표 의식 없이 부모나 사회가 시키는 대로 하는 공부를 하지는 말자는 문제제기는 제도권 학문 세계가 아닌 연구 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십수 년 간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이주하여 삶으로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권용선 선생 자신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혁명의 열정이 처절한 패배로 사그라든 뒤, ‘쇠 방에 갇혀 잠든 사람을 깨울 것인가 깨우지 말아야 하는가?’ 라는 친구 첸쉬안퉁과의 유명한 대화 - 모두가 잠든 세상에서 먼저 깨어 있는 사람의 역할은 무엇인지, 희망이라고는 없는 세상에서 과연 희망이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지금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처럼 여겨진다.
루쉰은 희망이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부정부패한 기득권과의 싸움은 기성세대의 몫이기에 늘 물러서지 않았다. 또한 젊은 세대에게는 기성세대에게서 어떤 희망도 찾지 말고 스스로의 길을 찾으라고 했다. 저자는 시대나 공간을 넘어 루쉰을 읽고 또 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청년들이 어째서 하필 황금 글씨의 간판을 내걸고 있는 스승을 찾는단 말인가? 그러기보다는 친구들과 연합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대들은 왕성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니 깊은 숲을 만나도 평지로 일굴 수 있고 광야를 만나도 나무를 심어 재배할 수 있고, 사막을 만나도 우물과 샘을 팔 수 있다. 가시덤불이 꽉 들어찬 낡은 길을 물어 무얼 하겠는가! - 「스승」 중에서
루쉰의 메시지를 읽는 시간
『아Q정전,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 4부에는 『아Q정전』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는 루쉰의 ‘잡문’ 여러 편을 실어 읽어 볼 수 있게 했다. 「이러한 전사」, 「전사와 파리」, 「개의 반박」, 「현인과 어리석은 자와 종」, 「복수」, 「잡감」, 「선두와 꼴찌(「이것과 저것」 중에서)」, 「죽음」, 「쉬광핑에게」 등 격정적이고 직설적인 글과 풍부한 문학적 감성과 유머가 숨 쉬는 루쉰의 작품 세계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글들이다.
그 개가 웃었다.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도저히 사람님한테는 못 미칩니다.”
“뭐라고?”
나는 발끈해졌다. 심한 모욕이라 생각했다.
“부끄럽습니다. 저는 아직 금과 은을 구별할 줄 모릅니다. 무명과 명주도 구별할 줄 모릅니다. 게다가 관리와 백성도 구별할 줄 모릅니다. 주인과 종도 구별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나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 「개의 반박」 중에서
서양인은 임종 때 곧잘 타인의 용서를 빌고 자신도 타인을 용서하는 의식을 치른다고 한다. 나의 적은 상당히 많다. 만일 신식을 자처하는 사람이 묻는다면 뭐라 답할까? 나는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결정했다. 멋대로 원망하도록 하라. 나 역시 한 사람도 용서하지 않겠다. - 「죽음」 중에서
또, 각 글 말미에 주제를 제시하고, 독자들의 감상을 쓰는 공간도 마련했다. 화가 김고은 씨의 명쾌하면서도 유머 넘치는 삽화는 글을 읽는 재미를 더욱 배가시켜 줄 것이다.
너머학교 고전교실 시리즈
너머학교 고전교실은 21세기를 살아갈 우리 십대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다양한 고전 리스트, 자유로운 형식을 선보이며 재미있고 유쾌하게 고전을 만나게 하자는 문제의식으로 시작되었다.
고전을 오랫동안 공부하고 애정을 가져온 전문가들이 재미있고 쉽고 유쾌하게 고전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에 맞는 본문 구성과 읽기 편한 문장, 생각을 넓혀 주는 일러스트와 사진 자료 등을 섬세하게 편집하고 정성들여 펴낼 계획이다.
책속으로
자신을 무시하며 힘으로 괴롭히는 강한 자에게 대처하는 아큐만의 일종의 ‘정신승리법’이었어. 아큐의 그런 처세술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을 가지고 놀리며 그의 자존심을 박박 긁곤 했지.
“아큐! 이건 자식이 애비를 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야. 네 입으로 말해 봐!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라고!” 그러면 건달들에게 머리끄덩이를 붙잡힌 아큐는 이렇게 대꾸할 뿐 어쩔 도리가 없었어. “그래! 난 벌레야. 됐어? 이래도 안 놔?” 아큐의 정신승리법은 정말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했어. 그런 수모를 당하고도 결코 기세가 수그러들 줄을 몰랐거든. “난 그야말로 자신을 경멸하는 데 일인자다. 장원급제한 사람도 일인자, 나도 일인자!” 라며 금세 승리의 기분에 도취되곤 했어.
--- p.22
지금 그를 따라오는 군중들의 눈빛에도 뭔가 늑대의 눈빛과 비슷한 것이 있었어. 둔한 듯하면서도 서슬 퍼런, 그의 몸뚱이를 씹어 먹어도 성에 차지 않을 듯한 야수 같은 눈빛이라고나 할까? 그에게서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으며 그의 뒤를 쫓고 있는 저 눈빛들이 그의 영혼을 삼키려고 덤벼들었어. “사람 살려!” 어쩌면 아큐 생애에 유일하게 진실했을 법한 그 마지막 절규는 안타깝게도 그의 목구멍 안으로 사그라져 버렸어.
--- p.47
우리 자신을 냉정히 살펴보면 우리도 아큐처럼 노예근성이 있고, 때로 정신승리법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거야. 이를 깨닫는 데서부터 내 삶의 주인으로 당당히 살아갈 출발점을 찾을 수 있고, 그때 비로소 혁명도 꿈꿀 수 있는거야. 루쉰이 ‘사람을 먹어 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바로 그런 거였어.
--- p.96~97
그는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미래를 희생해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을 가슴 아파 했어. 세상을 바꾸는 일은 자신과 같은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루쉰은 전사들에게 외롭고 고독하더라도 젊은이들을 희생시키지 말고 혼자서 세상의 불의와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어. 또한 젊은이들에게는 기성세대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라고 충고했지. 그리고 겉보기에만 번듯한 스승을 찾지 말고, 새로운 삶을 함께 개척해 나갈 친구를 찾으라고 당부하기도 했어. --- p.15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