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청약시장 하반기 대규모 분양으로 반전할까요?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2022.09.15.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청약시장 경쟁률이 한자릿수로 밀리고 청약평균가점이 14.29대 1에 그치는 등 청약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이달에만 4만7105가구를 분양하는 등 하반기 대규모 분양 예정이 분위기를 바꿀지 관심이다. 1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전국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9.65대1에 그쳤다. 지난해 19.32대 1을 기록했던 청약경쟁률이 한자릿수로 밀린 것이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각각 11.06대1, 26.06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각각 30.4대1, 163.84대1을 기록했던 것은 고려하면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
청약가점도 낮아지는 추세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청약 최저 가점 평균은 7월 16.39점, 8월 12.76점을 기록했다. 커트라인 12점은 부양가족 없는 1인 가구 세대주라도 무주택 기간과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을 각각 1∼2년만 유지하면 얻을 수 있는 점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44.65점, 38.13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청약열기가 크게 수그러들었다.
1. 청약불패 서울도 미달 사례 속출, 공급물량 90% 미달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청약불패로 불리던 서울에서도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브랜드 아파트도 10~20점대 가점으로 당첨될 수 있는 단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일반분양 134가구 모집에 11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0.85대 1로 미달했다. 앞서 지난 3월 서울에 공급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은 여섯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재차 미달했다. 반복된 무순위 청약에 분양가보다 최대 15% 할인했지만 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달 경기 평택시에 공급된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1BL)’는 953가구 모집에 352명이 접수하면서 601가구가 미달했고,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BL)’는 816가구 모집에 385명만 접수하면서 431가구가 미달했다.
공급물량 90% 이상이 미달을 기록한 곳도 나왔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 ‘라포르테 공도’는 지난달 98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 38건만 접수되면서 942가구가 미달로 남았다.
2. 하반기 대규모 분양에 기대하지만 미분양 피할지 미지수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대규모 분양 물량이 나오는 만큼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전국에서 34만2779가구가 분양이 예정돼 있다. 이중 서울은 2만9200가구, 수도권은 15만7653가구가 대기 중이다.
이달 서울에서는 중랑구 중화동에 ‘중화 롯데캐슬 SK뷰’와 송파구 가락동에 ‘더샵 송파 루미스타’ 분양이 예정돼 있다. 총가구 수는 각각 1055가구, 179가구다. 경기 안양 동안구 호계동에는 두산건설이 ‘평촌 두산위브 더 프라임’ 456가구 중 178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의왕 내손동에서는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인덕원 자이 SK뷰’ 2633가구를 공급한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일원을 재건축한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과 경기 광명시 광명동 ‘광명1R구역재개발’,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3구역재개발’ 등이 모두 10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광명동 ‘광명2R·4R·5R구역재개발’, 경기 성남시 중앙동 ‘성남중1구역재개발’도 하반기 분양을 준비 중이다.
다만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예정대로 분양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추석 이후 가을 분양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올 예정이다”며 “분양가 협의를 비롯해 규제지역 해제, 주담대 완화 등 청약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슈들이 나온다. 대체로 주춤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정책 변화 수준에 따라 일부 지역과 단지에서는 높은 경쟁률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분양시장이 주택시장과 흐름을 같이 하면서 위축될 것이다”며 “집값이 하락하고 있어 분상제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는데다 과거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하다 보니 지금보다 비싸게 분양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다만 지역별로 차별화를 보일 것이다”며 “좋은 입지는 분양 경쟁률이 올라가면서 분양에 성공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은 가점도 낮아지고 미분양이 나오는 곳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희나 (hnoh@edaily.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