梨花의 중국어 발음 ‘돈 번다’는 利發와 비슷… 하루 관광버스 40대씩 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는 카메라를 든 중국 관광객들이 매일같이 찾아오고 있다. 이대 인근 공영주차장에는 중국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줄지어 들어오고, 대부분의 중국인이 이대 정문을 배경으로 돌아가면서 개인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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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근처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대 정문에서 사진을 찍거나 이대 앞 거리를 거닐면 행운이 온다는 소문이 중화권 관광객 사이에 퍼지면서 이대 인근에 중국, 홍콩 등에서 온 관광객이 늘고 있다. /양모듬 기자 modyssey@chosun.com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대 정문에서 사진을 찍거나 이대 앞 거리를 거닐면 행운이 온다는 소문이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梨花)'는 중국어로 '리화'라고 읽는데, '梨(리)'는 이익이라는 뜻의 '利(li)'와 발음이 같고, '花(화)'는 돈을 번다는 뜻의 '發(fa)'자와 발음이 비슷해 행운에 민감한 중국인들이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이대 졸업생 중 영부인을 비롯한 고관대작 부인이 많다는 이야기도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퍼져 있다"고 전했다. 이대 교정을 거닐던 한 중년 중국인 여성은 "가이드로부터 이 학교 출신들이 일등 신붓감이라고 들었다"며 "딸을 위해 좋은 기운을 받아갈 것"이라고 했다.
상하이에서 왔다는 청제에(35)씨는 "이대 정문에서 사진을 찍으면 행운이 온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얼른 좋은 배필을 만나 결혼하게 해달라고 빌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이대 인근 신촌역 공영주차장의 한 직원은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하루에 40여대씩, 많을 때는 70여대까지 들어온다"며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서너 시간 후면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버스로 돌아온다"고 했다. 한 중국인관광객 가이드는 "작년부터 이대 정문에서 사진을 찍으면 결혼을 할 수 있다, 똑똑한 2세를 낳을 수 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등의 소문이 중국인들 사이에 많이 퍼져 있다"며 "이대 앞은 관광상품의 필수코스"라고 했다.
이대 근처 옷가게와 식당 등 상점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대 앞 상가번영회 회장 김용호(54)씨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중국인 관광객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을 만들고 중국어 책자 200여권도 주변 상점에 배포했다"고 했다. 화장품 가게 점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와 매출이 2배로 늘었다"며 "매장마다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간단한 회화를 배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