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과 무의탁 사람들을 돌보는 곳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한 봉사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가보니 자신의 변을 흙인 줄 알고 주무르는 할머니가 계셨다. 원장은 허허 웃으며 재밌게
놀았으니 씻으러 가자며 휠체어에 태우고 욕실로 들어갔다.
삼십 대 후반의 부부가 봉사하고 있었는데, 그 아내는 더럽혀진
이불을 꺼낸 뒤 방바닥을 깨끗이 닦아냈다. 말끔하게 씻겨진 할머니가 새 이불에 얌전하게 눕자 어린아이에게 하듯 볼에 입을 맞추면서 다시는 그러지
말란다.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그녀에게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를 물어보았다. 부끄럽다는 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학생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인지 저는 너무나 성공하고 싶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학금을 받기 위해 공부만 하다 보니 주변에 친구가 한 명도 없었죠.
어느 날, 기말고사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오는데 갑자기 온몸에
진땀이 나면서 맥없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남편이 제게 달려와 물을 먹이고 간호를 해주며 말했어요.
‘뭘 그렇게 가슴에
묻어두고 사니?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해. 독하게 공부해서 성공하면 뭐할 거야? 그건 성공이
아니야.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할 줄 아는 게 중요한 거야.’
남편이 그때 해준 말이 제 인생행로를 바꿔놓았습니다. 힘들지만 이곳에
계신 분들이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는 게 제겐 기쁨입니다.”
오늘 젊은 부부의 아름다운 헌신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작고 미약하지만 그들에게 작은 기쁨이 되고 싶다는 내면의 소리를 들으니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민광분
/ 충북 음성군 용산5리
|
|
첫댓글 지체님들!!감사합니다. 승리로운 하루 되시길 기도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수고에 감사 드립니다. 좋은시간 되세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수고에 감사 드립니다. 좋은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