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소나무 벌목을 즉각 중단하라!
마을 상징인 소나무 수백 그루 베어내... 주민들과 마찰 빚어...
지난 22일, 제원리 마을 뒷산 소나무숲에서 자라고 있던 40년~50년 이상된 소나무 수백그루를 임야소유주 윤모씨(대덕구 석봉동)가 인부들과 기계톱을 동원해 갑자기 베어내는 바람에 지역주민들과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무차별 소나무 벌목행위를 당장 중단하라!"며 제원면사무소 앞에 현수막을 내걸고 일방적으로 벌목허가를 내준 금산군청은 지역주민을 무시하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하고 자연경관을 전혀 고려치 않은 행위로 생태환경을 크게 훼손한데 대해 즉각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집단항의했다.
원래 이곳 소나무숲은 마을 경계면에 위치해 있으면서 1960년대 이전부터 국가 조림사업으로 마을주민들이 손수 심고 가꾼 소나무숲으로 1만여 그루의 소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마을수호신처럼 동네를 감싸고 있다.
벌목되기전 원래 모습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40~50년생 이상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빼곡히 자라고 있는 풍치림으로 자연경관이 빼어나 옛부터 아이들의 놀이터와 제원리주민들의 등산코스 및 삼림욕장 등 마을생태공원으로 사랑받아오던 곳이다.
임야소유주는 벌목후에 그자리에 뽕나무를 심는다고 금산군청에서 허가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뽕나무를 심겠다더니 과수원을 하겠다는 둥 말바꾸기를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다.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며 이다음에 지목을 변경해 지가를 올려놓고 다른 용도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벌목된후 모습
또한 옛날 소나무가 없었을 때 매년 장마때만 되면 산에서 내려오는 막대한 양의 빗물과 토사가 그대로 마을로 유입, 저지대에 있는 주택들이 침수되는 등 상습적인 비피해를 입곤했었으나 소나무가 차츰 자라면서 그 피해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벌목행위로 인해 소나무가 3분의 1이상 베어져 비가 많이 내릴경우 장애물이 없어 유속이 빨라지고 흙이 빗물이 그대로 노출돼 토사가 마을 저지대로 흘러들어 주택침수와 함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어 주민들이 이에 대한 피해예방과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잘려진 40~50년생 소나무
이곳은 지형적으로 마을보다 위쪽에 있어 장마때 산에서 모여진 빗물이 마을중앙로 복개천을 따라 하천으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되어있어 벌목으로 인해 산에 나무가 없어질 경우 땅이 그대로 드러나 집중호우시 많은 양의 빗물로 산사태와 함께 토사가 한꺼번에 유입되면 복개천을 막아버려 마을을 덮쳐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지금도 장마때 집중호우시 미쳐 우수로를 빠져나가지 못한 빗물과 토사가 범람하여 도로를 타고 산아래 저지대에 있는 주택들이 침수피해를 입고 있으며 마을 중앙 2차선 도로까지 흘러 들어가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무참히 잘려진 소나무
이곳에서 대대로 살아온 길모씨는(67. 제원리) "이산은 개인의 사유지이기 전에 마을의 정기가 서린 공익적인 곳인데 주민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렇게 무참이 소나무를 베어버릴 수 있냐?"며 "조금이라도 주민들과 자연경관을 생각했더라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법의 잣대로만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행정이 더 원망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잘려진 소나무들
또한 박모씨(50. 제원리)는 "비록 경제수종은 아니더라도 자연경관을 생각할때 풍치림으로서 보존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번 벌목허가로 인해 금산군청은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민원의 불씨를 안고 있는데도 이곳에서 대대로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과 의견수렴 한번 없이 일을 처리한데 대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참히 잘려진 소나무
제원리 소나무숲 지키기 비대위는 "금산군청은 당장 벌목허가를 취소하고 벌목행위를 즉각 중단하여 잘려나간 곳에 잣나무 등의 속성수를 심어 자연경관과 생태환경을 하루빨리 복구하고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와 주택침수 등의 주민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피해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할것"이라고 말하고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이곳에 고향을 둔 출향인들과 환경 관련 단체와 연계해 여론을 확산시켜 끝까지 투쟁을 벌여나갈것" 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해 금산군청 산림관계자는 "적법한 서류절차를 밟아 왔기 때문에 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임야 소유주와 협의하여 일단 벌목행위를 중단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이른 시일 내에 대책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장마때 토사가 유실된 모습
금산군은 지리적으로 대도시와 인접해 있으면서 빼어난 경관과 아직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환경이 보존되고 있어 주말이면 도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로 금산을 찾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요즘들어 자연경관과 생태환경을 무시한 무분별한 개발과 벌목으로 인해 이제껏 보존해온 아름다운 산하가 마구잡이식으로 파헤쳐져 납골당, 택지개발 등 시설물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파괴되는 등 몸살을 앓고있어 여기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금산 외곽 쪽으로 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경관이 수려한 곳만 골라 산이 마구 파헤쳐진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상수원보호구역인 제원면 강 주변지역, 부리면 수통리 강 주변, 군북면, 남일면, 복수면 등 금산 전역이 개발로 인해 자연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대책을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이 마을에 사는 주민 김모씨는 "앞으로 금산군은 보존과 개발이라는 두가지의 명제를 놓고 고민해야하며 좀더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통한 일처리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적극반영하는 정책을 펴서 똑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주민 불만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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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2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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