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보니
날씨가 오전에는 한때 소나기, 오후에는 때때로 소나기 란다.
그래서 북악산 성곽 순성에 한번쯤 비를 맞으면 되겠다 싶었다.
아침 집을 나설 때는 비가 오지 않았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지난번 인왕산 순성 때 보지 못했던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가봤다.
청운동, 누상동 쪽은 안개가 자욱해서 시정이 않좋다.
오늘 북악은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는 싫은 듯했다.
윤동주 시비 앞에서 앉아 있는 분이
시를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아서 "아! 윤동주씨를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만히 보니 그냥 핸드폰으로 뭔가 보고 있으면서 통화를 한다.ㅎㅎㅎ
시비는 시비일 뿐이었다.ㅎㅎㅎ
절기로 망종이면 핀다고 망종화인가?
어쨌든 꽃이 있어 인증샷을 했다.
창의문으로 내려오니 9시부터 개방을 한다고 한다.
아무도 없을 때 몇컷 담았다.
겸재 정선이 그린 창의문 풍경이다.
예전에는 창의문에 이르는 작은 오솔길에 운치있는 소나무들이 많았었나 보다.
지금은 뻥뻥 뚫어놓은 아스팔트 도로들과 빽빽히 들어선 건물들로 인해서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없다는게 안타깝다.
성 안쪽에서 바라본 창의문
성 밖에서 바라본 창의문
창의문 홍예
너무 새것이라 옛스러움이 없다는게 좀 그렇다.
홍예를 통해 바라본 북악산.
홍예 천장의 그림
창의문 홍예의 천장 그림은 봉황이다.
봉황은 상상의 새이긴하나
우리가 많이 봐왔던 봉황의 모습과는 약간 다르다.
마치 닭을 봉황처럼 그려놓은 듯 보인다.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옛날 이곳 부암동 지역에 지네가 많아서
지네를 잘 잡아 먹는 닭을 그려넣어 지네를 물리치려했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
참고로 흥인지문, 광희문, 숭례문의 홍예에는 용이 그려져 있고,
여기 창의문과 혜화문에는 봉황이 그려져 있다.
9시가 되니 우중에도 만행을 사랑하는 동기들이 몰려온다.
물론 맨날 보이는 얼굴들이 대부분이지만.ㅎㅎ
1진이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온다.
가만히 보니 수지팀과 해외파, 그리고 짬뽕이다.ㅎㅎㅎ
조회장님 정류장에서 창의문까지 한 50m 걸어올라오는데 힘이 드나보다.ㅎㅎㅎ
창의문 위에서 몰카를 담고 있는데 김삼남 동기가 역시 촉이 빠르다.
조금 있으니 2진이 몰려온다.
이복길 동기는 양평에서 달려왔다.
시골에서 살더니 많이 겸손해지신듯 예의가 바르다.ㅎㅎㅎ
김창모 동기는 오늘 상견례 계획되었다는데
사돈된 분에게 좀 슬림하게 보일려고 일부러 나왔단다.ㅎㅎㅎ
배가 나오긴 좀 나온 듯하다.ㅎㅎㅎ
우리 만행 회장님!
오늘 비온다고 해서 어제 저녁 잠을 제대로 못잤나 보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ㅎㅎㅎ
또 새로운 여행을 꿈꾸고 있는 박재균 동기.
오늘은 또 어떤 여행의 팁을 전수해 줄 것인지 기대가 된다.
출발 전 인증샷!
총 13명의 전천후 만행 회원님들...
여기에 역시 나는 없다.ㅎㅎㅎ
출발과 동시에 번호붙여 가! 가 아니라
소낙비가 억수로 내리기 시작했다.
표찰을 받고 순성길을 올라갈려다가 다시 내려와 잠시 쉬었다.
일기예보상에 한 때 온다고 했으니
지금 내리면 아마 오전에는 내리지 않겠지 하는 기대를 했다.
비가 좀 잠잠해지면서 산행을 시작했다.
북악산 정상에 오르기까지 끊임없는 계단은
이 나이에 호흡을 조금 가빠지게 만들었다.
아! 호흡만 문제가 되는게 아니라 무릎이나 고관절도 삐그덕 거린다.ㅎㅎㅎ
돌고래 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비오는 날씨에 땀도 흘릴게 없는데
신승봉 동기는 뭐가 속을 태우는지 물을 벌컥 들이킨다.ㅎㅎ
비오는 날엔 이처럼 화사한 복장이 사진을 잘 받는다.
옷을 입는 센스가 김호군에게 있었다는게 놀랍니다.ㅎㅎㅎ
조국연 동기는
오늘 다음 산행을 위한 1종 보급을 책임졌다.
전투식량을 한보따리 짊어지고 와서
1차 집결지에서 모두 예하부대에 할당해버린다.
참으로 병참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ㅎㅎㅎ
그래서 아마도 조금 쉬운(?) 산행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ㅎ
대신 전투식량을 보급 받은 사람들은 추가 하중을 감당하기가 버거웠다.ㅋㅋ
오늘은 사진을 안 찍으실려나?
하기야 양평에서 농번기 바쁜 일정에서 참석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듯..ㅎㅎ
김삼남이는 뭐 이정도 쯤이야 하는 듯하다.
박재균이 역시 포스가 있다.
모자 위에 썬그라스는 비오는 날에 왜 하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얼마짜리일까?ㅎㅎㅎ
윗도리 H/H 마크가 인상적이다.
이 나이에 저 브랜드가 어울린다니?ㅎㅎㅎ
비가 오니 만행 회장님 표정이 영 그렇다.
한 때만 온다고 했으니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닌 듯한데...
한 때 지났는데 비가 두 때 또 내린다.
기상청에 전화할려고 했다.
왜 한 때만 온다고 했는데 두 때나 오느냐고.ㅎㅎㅎㅎ
오늘 수지 회장 정지호가 움직임이 수상쩍다.
만행 회장을 견제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눌려고 한다.ㅎㅎㅎ
수지에서 만행을 접수할려고 하는가?
하기야 수지가 1개 지역집단으로 동기회에서 가장 큰 무리임이니
아무래도 힘을 과시할려는 의도가 다분하다.ㅎㅎㅎ
그러나 만행은 역시 만행으로 간다.
오늘 조정환 전 회장의 스타일이 역시나 이다.
오늘의 스타일리스트로 손색이 없다.
본인이 코디를 직접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해주는 것인지 알송달송???
군복만 40년 가까이 입은 사람치고는 너무 세련되어 있다.ㅎㅎㅎㅎ
카메라만 대면 손을 흔드는 연예인 포스 김창모..
오늘 상견례라고 싱글벙글하다.
상견례 팁하나 "손주를 누가 볼건가요?"를 결정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ㅎㅎㅎ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면서
서울 성곽에 대한 역사를 간단하게 설명하였다.
역시 공부는 학생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렇게 열심히 듣는 학생(?)들은 임진왜란 이후에 처음본다.ㅎㅎㅎ
성곽해설사는 내 설명이 끝나니 나타난다.
얼른 자리를 비켜주었다.ㅎㅎㅎ
※ 사진 출처 : 김창모 카메라, 저작권 문제로 명확히 밝힘.ㅎㅎㅎ
비는 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군인은 정상을 밟아야 한단다.ㅎㅎ
아직도 군기가 빠지지 않았다.
백악마루에서 우중에 인증샷!
역시 나는 없다.ㅎㅎㅎ
내려오다 청운대에서 한 컷
비싼(?) 카메라는 우중에 아까워서 못내놓고 역시 창모 사진기로....
※ 사진 출처 : 김창모 카메라
3종 유류가 아닌 주류를 책임진 김창모는
2리터짜리 패트병 가득히 오디주를 가져왔다.
누구처럼 최초집결지에서 예하부대에 분배해버렸으면 편했을 텐데..
북악산을 내려와 와룡공원 쉽터에서 목을 축인다.
거기에 캐나다에서 공수한 빙어구이도 내놓는다.
참으로 그 마음이 넉넉하다.
사진 찍다보니 달랑 두마리 남았다.
사진을 킵을 해놓고 겨우 한마리 차지했다.ㅎㅎ
쬐끔만 더!
아니되옵니다. 회장님!ㅎㅎㅎ
따르는 손과 막는 손이 누가 한판 승을 할지.ㅎㅎㅎ
겨우 쬐끔 맛을 본다.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만행 회장님!
캐나다 빙어! 참 귀한거라 애껴드신다.ㅎㅎㅎ
저 선그라스는 한번도 내려온 적이 없이 거기 그대로 있었다.ㅎㅎ
오디주 한잔에 저렇게 흐믓한 미소를 짓는다.ㅎㅎㅎ
수지 회장님 오늘 신경전하시느라 허기가 많이 지셨을 듯.
천천히 드세요. 체합니다.ㅎㅎㅎ
혜화문을 거쳐서 한성대입구역 근처
안동 할매 청국장집에서 점심을 거하게 먹었다.
※ 사진 출처 : 인터넷 캡처
생두부, 도토리묵, 생선구이, 파전에 막걸리
이것만 먹어도 배가 부르는데
청국장으로 마무리하니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오찬이었다.
※ 사진 출처 : 김창모 카메라
폭우 속에 산행!
정말 대단한 만행이었습니다.
오래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북악의 모습이었습니다.
다음번 만행은
7.18(토) 혜화문- 광희문까지 순성을 하고
동대문 지역에서 서울성곽 순성 쫑파티를 한다고 합니다.
많이 참석하시고 기대해주세요.
첫댓글 역시 작가 시군요~~비오는 와중에도 야생화는 빠지지 않고~~등장인물들의 표정연기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군요~~비오는 가운데 산행이 더욱 즐겁고 기억에 새겨지는군요~~어제저녁은 상견례~기분좋아 술한잔 하고 그만 자버렸고~~ 이제 천천히 편집해 볼랍니다~~^^**
비도 오시는데 진짜 만행을 저질르셨군요.@*@
역시 주작가님 ! GOOD !
비내려주는 시간협조에 문제가생겨 몹시 못마땅해 하고있는 표정을 어찌 놓치지않고 포착까지 하셨네.
비맞는 불편함보다, 가뭄해갈의 시원함을 몸으로 느낀 백악코스 산행이었습니다. 정말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좋은 추억이 되겠네요. 참여하신 모든분들 감사드리고, 특히 비싼 카메라 비맞으랴? 애지중지하며 좋은모습을
남겨주신 주작가님 ! 강력한 예비 김작가님 !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식당사진3장 출처는 ? 딱 한사람이 빠졌군요 !
선지식을 찾아 나서는 운수납자의 만행 길이 이러했으리
빗속에서도 실력 발휘 잘 하셨네요
카메라 정비 잘 하세요
사진도, 글도 역시 프로 작가시네요. '소위' 달고 첫 부임지로 소대장을 했던 지역이라
무척이나 감회가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