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에서 넉넉한 여유로 주님을 찾는 전원교회
주일 아침, 관악산 정상에서는 산상 주일 예배가 열리고 있다.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고 등산 온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산상 교회라고 볼 수 있다. 목회 상황이 다양하게 변화함에 따라, 교회의 형태도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깊은 곳에 그물을 내리라는 말씀이 있듯이, 선교는 언제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어장이 목표가 되어왔다. 10여 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전원 교회는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도시를 피해서 생겨난 새로운 교회의 모델이다.
경기도 광주 새빛교회 역시 이런 취지로 만든 전원교회이다.
80년 개포동에서 시작한 광주 새빛교회는 95년 8월에 광주 오포면에 있는 전원지에 예배당을 짓고 이주하였다. 아파트와 시멘트로 둘러싸인 도심에서 인간성이 마모되어 가는 걸 안타깝게 여기다가,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이상적인 생각으로 과감하게 산속으로 들어갔다.
이주한 이후 현재 출석하고 있는 교인은 650여 명 정도. 150명 정도는 기존 교회의 교인들이라고 하지만, 교인 수로 보아 도시 개척교회가 이루기 힘든 부흥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양경훈 목사는 이러한 부흥의 원인을 전원 교회 목회의 결과라기보다는, 인근에 새로운 주택지가 건설된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교회 교인들은 토요일에 들어와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하룻밤을 지내고 주일 예배를 드린 후 내려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도심에서의 여러 가지 일(결혼식 등)때문에 주일 예배만 드린 후 내려가는 이들도 있다. 교회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하지만, 교통이 약간 불편하기도 하단다.
교회 조직은 기성 교회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가정 교회 운영 방식을 도입하여 새롭게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단순히 전원지에 예배당을 짓고 교인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전원 교회 목회에는 도심 교회와는 다른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
전원 교회는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넉넉하고 여유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도시 교회가 엄두 낼 수 없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공동체 훈련이 손쉽다. 마음이 열린 가운데 교인 간에 충분한 교제를 이룰 수 있고, 자녀들에게 도시 교회가 흉내 낼 수 없는 창조질서를 훈련시킬 수 있다. 전원 교회와 도시 교회가 서로 교류를 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 더욱 좋을 듯하다.
앞으로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 사람들은 더욱 자연을 찾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전원 교회가 도시 교회보다 유리하다는 발상은 잘못이다. 교회들이 너도나도 산을 찾아 들어가면 속세를 떠난 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시 교회의 역할과 전원 교회의 역할이 따로 있듯이, 이들 교회가 서로 보완 관계를 맺는다면 다 할 나위 없는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이런 교회도 있다/이의용>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