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궁가-제5곡 만조재신등장.mp3
< 제5곡 만조재신 어전등장 >
아니리)
도사 이른말이 태산지간에 유백제사 허고 요순지군의 유고수지신이라 1대왕의 성덕으로 어찌 충의지신이 없사오리까 2수부조정 만조백관을 불러 하교하여 보시옵소서 이런세상 같고보면 3일품 재상님네가 어전으로 들어오시련만 수궁이라 허는곳은 맛진 고기가 지청이 되어 각자 헐만헌 벼슬을 허여가지고 들어오는디
자진몰이)
4승상 거북 5승지도미 6판서 민어 7주서 오징어
8한림박대 9대사성 도루묵 10방첨사 조개 해원군 방게
가목관 수달피 유수광어 11병사 청어 군수효부 12현감홍어
부서찰방 어사숭어 좌랑병치 대장범치
13조부장조기 부별랑청 다리가오리 금부나졸 14좌우 순령수
고래수구 해구16모지리 17원참군 남생이 자래요래 모피자래
병어전어 대구명태 눈치15준치 삼치꽁치
갈치물메기 18미끈덩 배암 장어 정언사령 짜개사리
돌밑에는 꺽지 산내물에 준고기 깊은 물에는 금잉어
빛좋은 피리 망뚱이 짱 뚱이 승똥이 올챙이 개구리
송사리눈쟁이 까지그져 꾸역꾸역 들어와서 복지정령 허는구나
1) 대왕의 성덕(聖德)으로 어찌 충의지신(忠義之臣)이 없으리까: 대왕의 훌륭한 덕으로 어찌 충성스럽고 의로운 신하가 없겠습니까?
2) 수부조정(水府朝廷) 만조백관(滿朝百官) : 물을 다스리는 조정(용궁)의 모든 신하.
3) 일품(一品)재상(宰相) : 정일품(正一品), 종일품(從一品)같은 높은 계급의 정승(政丞). 옛날 벼슬아치의 최고 급수.
4) 승상(丞相) : 옛날 중국의 벼슬인데, 우리나라의 정승(政丞)에 해당함. 전국시대(戰國時代) 진(秦)의 무왕(武王) 2년(기원전 309년)에 처음 두었다가 명(明)의 홍무(洪武) 13년(1380년)에 없앰.
5) 승지(承旨) : 조선시대 승정원(承政院) 딸려 왕명을 밖으로 전하고 외부 일을 왕에게 아뢰는 정3품의 벼슬아치. 오늘날 대통령의 비서관.
6) 판서(判書) : 조선시대 정2품으로 육조(六曹)의 우두머리 벼슬. 오늘날 장관(長官).
7) 주서(注書): 조선시대 승정원(承政院)에 따려 역사자료를 기록하던 정7품 벼슬. 혹은 조선시대 초기 문하부(門下府)의 정7품 벼슬.
8) 한림(翰林)박대: 한림학사의 벼슬을 하는 박대. 한림(翰林)은 한림학사(翰林學士)로 조선시대 예문관(藝文館)에서 사초(史草, 사관이 기록하여 두던 사기의 초고)를 꾸미는 일을 보던 정9품 벼슬. <자산어보(玆山魚譜)>에 중간크기의 상어를 박죽(朴竹)상어라고 했으므로 박대는 “박죽상어”인 듯.
9) 대사성(大司成)도루묵: 대사성(大司成)은 고려와 조선시대 성균관(成均館)의 으뜸 벼슬로 정3품. 대개 대제학(大提學)이 겸직하였는데 순조 이후에 폐지됨. 도루묵은 바닷물고기로 몸길이 15~26cm에 입이 큼.
10) 방첨사(蚌僉使)조개 : 첨사(僉使) 벼슬자리에 있는 조개. 방(蚌)은 조개를 가리키는 말. 첨사(僉使)는 내수부의 무관 벼슬로 첨절제사(僉節制使, 종3품)와 동첨절제사(同僉節制使, 종4품)를 줄인이름.
11) 병사(兵使) 청어(靑魚): 병사는 병마절도사(兵馬節度使). 조선시대에, 각 지방에 두어 병마를 지휘하던 종2품의 무관. 청어(靑魚)는 청어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로 몸이 좀 늘씬하고 옆으로 넓적하고 길이 35cm안팎임.
12) 현감홍어(縣監紅魚): 현감(縣監)은 조선시대 외관직(外官職) 문관의 종6품관리. 곧 작은 현의 원. 홍어(紅魚)는 가오릿과의 바닷물고기. 몸길이 1.5m가량. 몸은 마름모꼴로 넓적하며 몸빛은 등이 갈색, 배는 흰색임. 우리나라와 일본, 동지나해 등지에 분포함.
13) 조부장(曺部將)조구: 부장 벼슬의 조기. “조기”의 “조”자를 성(姓)으로 하여 만든 말임. 부장(部將)은 조선시대 종6품의 무관벼슬.
14) 좌우순령수(左右巡令手): 좌 순령수와 우 순령수. 순령수(巡令手)는 대장의 전령(傳令), 호위를 맡거나 순시기(巡視旗), 영기(令旗)를 드는 군사.
15) 준치 : 준칫과의 바닷물고기. 밴댕이와 비슷한데 몸의 길이는 50cm 정도이고 옆으로 납작하며, 등은 어두운 처액, 배는 은백색. 몸에는 가시가 많음. 진어(眞魚)라고도 함. 값어치가 있는 물건은 썩거나 헐어도 어느 정도 본디의 값어치를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이 있음.
16) 모지리 : 숭어의 방언인 듯. 경기도 지방에서는 숭어를 그 자라는 시기에 따라 “모치”, “모장이” 따위로 부름.
17) 원참군(參軍)남생이 : 참군(參軍)벼슬의 남생이 . 원()과 별(鼈)은 모두 자라를 가리키는데, 원()은 별(鼈)보다 큰 자라임. 참군(參軍)은 정7품 무관벼슬 이름이고 주부(注簿)는 종6품 벼슬 이름. 따라서 “원참군(參軍)”과 “별주부(鼈主簿)”는 “나생이 참군”과 “자라 주부”의 의미로 남생이와 자라를 의인화해서 지어낸 이름.
18) 미끈덩 배암장어(長魚): 미끄러운 뱀장어. “미끈”은 아주 미끄러운 느낌을 표현하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