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성 피부염은 비교적 잘 알려진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지루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는 피부의 기름진 상태를 뜻한다. 임상적으로 명확한 형태적 특징, 즉 기름진 인설에 덮인 붉고 경계가 뚜렷한 병변을 나타내는 만성적인 피부염으로 피지선이 풍부한 두피, 안면, 체간등에 호발한다. 피부의 지루상태와 비듬은 종종 혼동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비듬이란 두피에 특별한 염증이 없이 인설이 증가되는 것으로 몸의 다른 부위에는 피부병변을 동반하지 않는 차이점이 있다. 하지만 비듬은 지루성 피부염의 전구물질로서 두피의 발적과 인설을 동반하여 지루성 피부염으로 서서히 진행될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2. 빈도
지루성피부염의 유별률은 전인구의 2.8-2.4%라는 보고등과 함께 1-3%을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젊은층에서는 비듬이 있는 것을 포함하면 약 3-5%를 차지한다고 한다.
3. 원인
(1) 감염 칸디다나 (Candida) 포도상구균감염이 지루성 피부염의 염증이 있는 부위에서 발견되나 이러한 균주들은 높은 습도나 항생제의 장기 사용으로 인한 2차적인 감염으로 간주된다. 비록 이러한 균주들이 지루성피부염의 직접적인 원인 은 아니나 과민반응을 야기 시킬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2) 지루 피지선의 역할이 지루성피부염의 발생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피지선은 출생시에는 왕성한 역할을 수행하나 모체의 안드로젠호르몬이 자극을 멈추게 되면 약 9-12년 동안은 그 기능이 약화된다. 이러한 피지선의 기능상의 영향은 지루성피부염의 연령별 빈도와 유관하게 나타난다. 유아의 지루성피부염은 생후 수개월에 국한되어 나타나나 그것이 사춘기나 성인의 지루성피부염과 같은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성인의 지루성피부염은 사춘기전에는 드물며 18-40세에서 그 빈도가 가장 높다. 성별로 보면 전 연령에 걸쳐서 여자보다는 남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3) 신경전달물질 지루성피부염을 가진 파킨슨씨병 환자에서 L-dopa를 투여하였더니 피부병변이 좋아졌다는 보고가 있다. 피킨슨씨병증상을 일으키는 신경계약제가 지루성피부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신경전달물질이 지루성피부염의 병리생리에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준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후에 지루성피부염의 발적이 심해지며 스트레스가 해소됨에 따라 피부염도 완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4) 표피의 증식 지루성피부염에서는 건선에서처럼 표피의 증식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표피의 증식이 지루성피부염에서의 비듬 발생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5) 음식 음식의 불균형한 섭취가 유아의 지루성피부염의 병인론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보고들이 있다. 필수지방산을 적게 섭취한 유아가 지루성피부염과 비슷한 기저귀발진을 보이기도한다. 그러나 필수지방산의 결핍이 지루성피부염의 확실한 병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6) 피티로스로룸 최근의 연구들은 지루성피부염에 있어서 가장 신뢰할 만한 병인으로 피티로스포롬을 꼽고 있다. 지루성피부염환자 비듬의 인설성 표피에서 피티로스포롬(Pityrosporum ovale)이 증가되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인설에 의해서 야기된 2차적인 부산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 균주가 지루성피부염에서 잘 발견되고 배양이 가능하며 실험적으로 이 균주를 감염시켰을 때 지루성피부염을 유발시킨 것으로 보아 피티로스포롬이 주된 원인인자로 생각되며 현재는 이러한 견해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잘 알려진 항진균제인 니스타틴(Nystatin)에 저항력을 가진 피티로스포롬을 실험적으로 두피에 재감염 시켰을 때 비듬이 발생한 것을 보았다는 보고 역시 피티로스포롬이 그 원인 인자라는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4. 임상적 양상
(1) 유아의 경우 유아기의 지루성 피부염은 안면,체간,굴측부 등에 호발하며 유가(cradle cap), 레이너병(Leiner's disease)의 특이한 형태로서 나타날 수 있는데 임상적으로 유가는 생후 3-4주에 나타나는 두피의 홍반성인설로 설명될 수 있다. 그 증상은 전두부와 측두부가 기름지게 보이며 흔히 발적없이 두꺼워진 가피만 나타나기도한다. 천문(fontanelle)에 손상을 입힐 것을 두려워해서 두피를 잘 씻지 않는 것이 이러한 유가의 원인이라는 견해도 있으나 확실치 않다. 드물게는 지루성피부염의 전신적 형태인 레이너병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는 대개 빈혈, 심한 설사, 구토 등을 동반하며 항생제나 신선한 냉동 혈장의 투여가 도움이 된다.
(2) 성인의 경우 성인의 지루성피부염은 몇가지 형태적인 변형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심한 정도도 다양하며 병변도 여러부위에 걸쳐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가) 두피:두피의 지루성피부염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임상증상은 비듬이다. 상태가 심해짐에 따라 모낭주위에 발적과 인설이 서서히 퍼져 가장자리가 분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반을 형성하고 이러한 반들이 융합되어 두피의 여러부위를 덮게 된다. 만성적인 경과를 밟을 시에는 탈모가 있을 수도있는데 염증이 가라앉게 되면 이러한 탈모는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루성피부염과 남성형탈모의 출현시기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 귀후부에도 발적, 기름진인설, 가피등이 발생하기도하며 이러한 병변은 귀주위, 목의 외측부등에 생길 수 있다. 또한 귀에 생긴 외이도염이 지루성피부염과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나) 안면:안면부에는 주로 미모(eyebrow), 미간, 비순의 주름등에 병변을 나타내며 두피에 발적, 인설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안검염이 흔히 나타나는 데 발적, 하얀인설외에 작은 궤양을 남겨 반흔을 형성하는 경우도 있다. 안면부의 증상들은 피로나 스트레스, 일광노출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악화되기도한다. 남자에게서 턱에 발생한 경미한 지루성피부염은 수염을 깍게 되면 호전되는 경우도 있고 여자에게 코주위의 발적과 조홍이 동시에 나타나면 주사비와 감별하기 어려우나 이때 치료를 위해 강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게 되면 구강주위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다) 체간:체간에는 여러형태의 지루성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으나 가장 흔한 형태로는 꽃잎형이 흔히 전흉부나 견갑부사이에 호발하며 초기병변은 그 크기가 작다. 홍설 또는 갈색의 모낭성구진이 기름진 인설에 덮여 있는 형태로 시작하며 점점 주위로 확산되어 여러개의 둥근 반을 형성하기도한다. 드문 형태로서 체간과 사지를 침범하는 비강진형(Pityrisiform form)이 있는데 이는 홍반성의 편평한 발진을 보이며 장미색비강진과는 비슷한 면도 있으나 좀 더 전신적인 특징을 갖는다. 특히 헤어라인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장미색비강진보다 늦기는 하나 결국 자연히 소멸되는 경과를 밟는다. (라) 굴측부:액와부, 서혜부, 항문주위 및 성기부, 유선하부, 배꼽 등의 접히는 부분에서도 뚜렷한 형태를 보이는 홍반 및 기름진 인설등을 동반한 지루성피부염이 생길 수 있으며 이러한 부위에 발한이나 2차적인 감염이 발생시 증세가 악화될 수 있고 드물게는 치료에 쉽게 반응하지 않느 피부염을 야기 시킬 수 있다.
5. 치료
우선적으로 모발 및 피부의 청결함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한다. 지방을 없애주기 위하여 샴푸나 비누로 머리를 감고 연고나 크림으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여 준다. 그러나 사용하는 샴푸, 비누 및 최근 젊은 층에서 많이 이용되는 머리오일이나 무스 등의 무분별한 사용이 간혹 지루성피부염과 유사한 두피 인설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으므로 유의해서 사용해야한다. 좀 심한 경우에는 1% selenium sulfide, 타르, 살리실산, 설파 등이 포함된 비듬용 샴푸로 1주일에 두 번씩 감아보고, 항진균제 크림이나 약한 스테로이드제제의 국소도포 등을 시행해본다. 그외에 자외선의 조사나 전신적스테로이드요법, 비타민 A제제(Isotretinoin)등을 마지막으로 사용해 볼 수 있으나 유아에서의 살리실산이나 강한 스테로이드의 도포등은 전신적 부작용을 가져 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하며 안검염의 경우는 변연절제술과 온열압박으로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치료는 피해야한다. 최근에는 지루성피부염의 발생에 중요한 발병인자인 피티로스포롬을 치료하기 위하여 2%케토코나졸 샴푸를 사요하고 있는데 두피에 바른다음 5분후에 머리를 감음으로써 약 2주 정도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안면과 전흉부에 병변이 있을 시는 2%케토코나졸크림을 사용할 수 있는데 하루에 두 번씩 도포해 줌으로써 1-2주후에 반응을 볼 수 있고 약 1달 정도면 발진이 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