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삼촌의 차를 타고 임실까지 갑니다
순창에서 임실이라...
건너뛰기도 잘하는 한냥입니다 ㅠ,ㅠ
삼촌이 가는 도중 한마디를 합니다
뭣때문에 하는거냐?
고민있어?
아뇨 전 고민이 별로 없습니다
대학원을 휴학을 하긴 했고, 아직 아부지께 말하지 않은 상황이고
여행을 끝내고 뭘 해야하나 생각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결코 제 여행의 이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할말이 없습니다
이유도 없이 왜하냐?
그냥 여기서 바로 강원도 가는 차 타라
그냥 짧게 끝내버려!
삼촌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ㅜ.ㅜ
여자가 무슨 혼자 여행이냐며
할머니 어무니 그리고 삼촌까정....
여성으로 태어나 한점 부끄럼 없이 살고 있습니다
여성이기에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더 많은 노출상태라는 걸 알긴 하지만
그건 여성 본인의 잘못이 아니구
또한 여성 본인이 피해야하고 도망쳐야할 부분은 아닌데,,,
다같이 지켜줘야할 부분이거늘..
어째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용기없는 여성이 되어야 하는지...
담세상엔 남자로 태어나야겟습니다 그려~
임실에 도착하니 아침 8시 30분
간단하게 물하구 화장지 쵸코바하나를 준비하고 진안으로 향합니다
국도 30번 4차선 도로위를 차들이 잘도 다니는군요
웬 커다란 트럭이 한대 서잇습니다
오~ 무슨일인감?
하고 지나치는데....
저위에서 어떤 아저씨가 부릅니다
"타고가~~~~~~~~~~~~~~"
"아뇨 걸어갈건데요~~~"
"타고가~~~~~~"
이런..왜이리 집요하신지...
그냥 고개를 꾸벅 숙이고 인사를 간단히 하고 걸어갑니다
어느새 슈웅~하고 트럭이 지나가더군요
그러려니 하고 주유소 앞을 지나가는데..
어디서 눈에 마니 익은 트럭이 서있습니다
헉 역시나 그 아저씨더군요
키는 작구 배는 퉁퉁하고 얼굴을 새카맣고..
자판기앞에서 동전을 넣으시며 소리칩니다
"이봐~~~~~~~~~~~~~~~~~~"
못들은척 지나가니 또 부릅니다
"어이~~~~~~~~~~~~~~~~~~"
거참 이아저씨 이상하네...
커피한잔 하고 가랍니다
이 뜨거운 날씨에 커피라뇨~ㅜ.ㅜ
암튼 후딱 먹고 갈 생각으로 가서 커피한잔을 후루룩 마셔버립니다
차를 타고 가랍니다
자신은 여수에 가니 여수 구경시켜주고 다시 올라가면 된다고
이것참!!
수작입니다 그려
기분이 파악 상합니다
그래도 무섭기에 최대한 접대용 웃음으로 사양하고 돌아서는데...
여행끝나고 전주에서 커피나 한잔 하잡니다
아무래도 그아저씨 커피 무지 좋아하나 봅니다
전주까지 와서 커피를 하시겟다니요~
암튼 후다닥 걸어 주유소를 빠져 나옵니다
"아저씨 사고나 나지 마쇼!!!"
성수면을 지나 진안을 향해 여전히 터벅터벅
아침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여름날씨라던 느낌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이제부터 아침 일찍 출발해야겠습니다 ^^
이상하게도 오늘은 저에게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배낭을 지고 돌아다니니
아마 이곳 저곳 마니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신 모양입니다
진안가는 길을 물어보시는 아저씨...
아마 딸과 마이산에 가는것 같습니다 ^^
성수산 자연 휴양림을 물어보시는 아저씨...
표지판을 보니 앞으로 쭈욱 2km 더 가는것 같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니 제법 길눈도 밝아지는것 같고
느낌도 상당합니다
왠지 이쪽길 같은데....
하면서 가는 기분도 제법입니다
물론 다 국도길이긴 하지만요~~ ^^*
10시 55분 금동마을이랍니다
금동이라~
아~~ 전원일기의 금동이?? ^^;
ㅋㅋㅋ
라디오에선 중경상림 음악이 나옵니다
좋아하는 음악이라 기분이 좋습니다
왕가위 감독 영화를 좋아합니다
덕분에 동사서독하고 해피투게더 빼고는 테잎이 다 있습니다
사기도 하고 복사도 하고 ^^
영화테잎 모으는게 제 취미거든요
한때 비방에서 알바한 적도 있어서
그곳에서 몇개 얻어오기도 했구요
아~~
몇개에 3000원~~ 이런 점포정리를 자주 애용하던중
정무문도 껴서 사게 되었답니다
ㅋㅋㅋ
"아뵤오~~~~~"
"팅~(코 튕기는 소리)"
하하하하 웃깁니다
11시 45분 임실로부터 12km를 걸어왔습니다
어무니께 전화가 옵니다
진안까정 걸어간다 하니 왜 사서 고생이냐며 무지 한소리를 하십니다
(도보여행인거 모르시거든요 ^^;;)
덕분에 기분도 약간 가라앉습니다
집 생각하믄 흠~~
여행끝나고 수습해야할 일들이 좀 많아설랑은..
헤에~
거짓말 하지 맙시다!!
12시 20분
드디어 진안군입니다
"무진장"의 그 진안인것입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오르막길입니다
에구~
때약볕에 힘듭니다
얼굴의 주근깨가 장난아니게 늘었습니다
이젠 아주 점같이 까매집니다
할머니께서 젊은 것이 벌써 기미낀다며 잘 먹고 댕기라고 하십니다
헉!!
기미라...
내나이 겨우 20대이거늘~~
기미라니...
열씨미 돈벌어서 나도 박피제거수술을 해야겟습니다 ㅋㅋㅋ
드디어 오르막길이 끝나고 내리막길 시작...
쭈욱 잘도 내려갑니다
바퀴달린 신발이라면 아주 편할텐데...
헤~
1시 동창이란 곳에 도착합니다
얼른 비야님의 책 뒷부분을 보니 청송이란 가든이라고 써있습니다
이ㅅ곳엔 "청산"이란 가든이거든요
어허~~ 비스꾸리미 한데.... 아닐테지
갸우뚱하며 계속 내려갑니다
드디어 백암에 도착
슈퍼앞에 경찰아저씨가 서 계십니다
물어봐야지~~하고 다가가니
이런~~
술에 잔뜩 취한 아주머니 한분이 바닥에 주저앉아 거의 인사불성입니다
유명하신 분인가 봅니다
슈퍼아저씨가 또 왔다며 후딱 데려가라고 하십니다
무슨 근심거리가 그리 많으셔서 그런지...
가족도 없나봅니다
이번 대선엔
근심거리 없는 밝은 세상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겟습니다
암튼 슈퍼아저씨께 물어보니 청송이란 가든은 없다고 하십니다
"청산은 있어도 청송은 없어 아! 청송이란 마을은 있네"
어라~
이상한 생각이 들어 책을 펴보니 청송 맞습니다
혹 하는 맘에 앞부분을 보니
잉~~
"청산"이라고 써있습니다
이건 오타입니다
에구 기운이 빠지네여~~
불과 5분정도의 거리이지만 돌아갈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히히 지나가는 차를 잡기로 합니다
차가 바로 섭니다
아주머니께서 남학생이라며 후딱 태우라고 하셧답니다 ㅠ.ㅠ
혹 내리라고 하실지도 몰라 조심조심합니다 ^^;;
청산가든 앞에 내려 책을 들고 들어가니
이야~~ 알아보십니다
역시 비야님의 파워는 이곳에서도 여전하십니다 헤헤
하루 민박도 하겠다니 그러라고 하십니다
시원한 냉면 한그릇을 먹고 민박값을 계산하려 하니
그냥 식당방에서 자라며 돈은 안받는다고 하십니다
여행다니시는 분들이 마니 다녀가신다면서....
이런이런~
이런 고마울때가...
저녁에 단체손님 한 팀있다시며 그때까지 자라고
커다란 식당방을 내주십니다
간단히 ㅣ씻고 이불펴고 곤한 잠에 빠집니다
^^
저녁때가 되니 조금씩 시끌시끌 합니다
손님들이 오시는 모양입니다
이곳이 꽤 유명한가 봅니다
모 방송국 000씨도 오셨다고 가끔 오셔서 식사하신다고 하십니다
암튼 방송국이라니...
오호 옷매무새를 가다듬습니다 ㅋㅋㅋ
손님이 무지 많습니다
주방에 아주머니 2분과 주인아주머니 한분
이렇게 세분이서 이 많은 손님들을 다 맞이하시다니...
가끔 손님들이 친히 이것저것을 가져다 드시기도 하고
설겆이도 하시고
이건 완전히 가족같은 분위기입니다
주인아주머니의 친절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것 같습니다
좋은 곳입니다 아주~~
저도 간단한 설겆이와 상치움을 돕습니다
할줄아는게 별로 없지만... 분식집에서 알바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자!!!
아주머니께서도 고맙다며 웃으십니다
11시가 넘어서야 끝이 납니다
아주머니 집으로 가자시지만 더이상 폐를 끼칠수 없어
그냥 잔다고 합니다
이젠 무서움도 없이 잘도 골아떨어집니다
첫댓글 임실의 청산가든이라... 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