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집에 '가을'이와 '하늘'이란 이름의 고양이 보살들이 사는데,
요 보살들을 보면 한 곳에 집중하는 자세와 마음이,
어쩌면 그렇게 수행자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지,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동물학자들에 의하면,
고양이들은 자신들의 주인인 인간을, 자신의 장난감이나 놀이대상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구엽고 괘씸한 보살들이죠!
옛날에 읽었던 마곡사 고양이에 관한 일화가 생각납니다.
이미 입적하셨지만 숭산대선사님께서
마곡사에서 행자로 수행을 하실 때 겪으셨던 일이랍니다.
어느 해 마곡사에 행사가 있어서 사부대중들에게 공양할 음식을 준비하는데,
마찬가지로 닷새 전에 두부도 만들어져서,
큰 함지박에 찬 물을 가득넣고 밑바닥에 가라앉혀 놓았답니다.
물론 그 당시엔 냉장고가 없었을 때이니까,
장시간 보관하기 위해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겠죠.
그런데 기이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룻밤 잘 때마다 두부가 한 모씩 사라지는 겁니다.
그것도 다른 음식들은 전혀 변화가 없는 데, 어떻게 두부만 곶감 빼먹 듯 없어지냔 말입니다.
그러다 보면 행사 당일엔 남아날 두부가 없었겠죠?.
당시 행사 책임자인 스님께서는 골치가 아팠습니다.
처음에는 그 두부 도둑이,
분명 어느 스님의 철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여타 스님들을 모아 엄히 훈계를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틑날 확인해 보면 또 두부가 사라지고 없는 겁니다.
절에 사는 사람이 스님밖에 없는데, 매일 매일 두부는 사라지고.....
이제는 스님들 상호간 의심이 생기면서, 인심은 흉흉하게 돌아가는데,
마곡사는 행사도 치루기 전에 파장의 분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던 스님은,
이젠 인욕이고 뭐고 잡히면 경을 쳐 주겠다는 분심아래,
두부 도둑을 잡기 위해 두부 공양간에 잠복근무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행사 준비하느라 피곤하여,
몸은 퍼지고 눈 꺼풀은 돌덩이를 얹은 듯 내려덮었지만,
스님이 누굽니까? 굳건한 수행력으로 세계에 한국 불교를 포교하신 분이고 보면,
12시가 지나고 , 2시가 지나도록 엄히 지켜보실 수가 있었겠죠.
그러나 3시가 다 되었는데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또 골치가 아팠습니다.
두부 도둑 체포를 위하여 스님은 다음 작전을 짜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잠시 다음 작전 구상으로 멍한 중에,
'바스락'소리가 들려 온 것은 그 때였습니다.
스님의 온 감각이 소리로 향하고, 눈에 불을 켠 채 쏘아 보니,
웬 누르끄름한 고양이 한 마리가 공양깐 구멍을 통해서 들어 오더랍니다.
'저 놈이 혹시?' 스님은 잠시 의혹에 사로잡혔지만, '에이?' 이내 머리를 저어 버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부가 있는 곳은 함지박 물 속 어린이 반 키나 되는 곳인데,
그 깊은 물 속을 고양이 놈이 잠수해서 꺼내 올 리가 만무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고양이의 다음 행동이 이상했습니다.
두부 함지박 위 양 쪽에 긴 널판지를 걸쳐 놓았는데, 그 중간쯤 어름에서 멈춰 선 고양이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물 속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스님은 여타 다른 일도 없고 해서, 그냥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10분, 20분, 30분이 지나자, 함지박 속에서 기이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밤이었지만 때는 보름날이어서, 달빛에 뭔가 희꾸무레한 것이 떠오르는 것이 보이더랍니다.
'두부다!' 스님은 직감적으로 알아챘습니다.
고양이는 두부가 완전히 물 위로 떠 오를 때 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잽싸게 낚아채고는 이내 맛있게 먹어 치우더랍니다.
그리고 들어왔던 구멍으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이 황당하고 얼렁뚱땅하고 엽기적인 일이!.....
도대체 어떻게 고양이가 물 속에 가라앉은 두부를 떠오르게 한 것이며?.......
도를 딱는 자기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염력을 그 고양이는 어떻게 갖게 된 것이며?......
과연 저 고양이는 무엇인가?
머리엔 화두보다 덩치 큰 의심이 빗발치면서,
고양이가 사라진 한참 후 까지,
스님은 기척도 하지 못한 체, 바보가 되어버렸다는데.....
스님은 책에서 이 일화를 소개하시면서,
'고양이도 이 처럼 집중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 사람이 그리하면 성불인들 못하리' 하고
후학들을 격려하셨습니다.
일부 동식물들에겐 여타 초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이처럼 두부를 이동시키는 염력의 경우, 고양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동식물에겐 전무한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스님의 염불소리를 들어왔던 절 앞 연못 속의 잉어가 도력을 얻어 홍수를 일으키는 옛날 이야기 처럼,
이 고양이도 마곡사 스님들의 염불소리를 듣고 도력을 얻은 것인지,
아님, 스님들이 선정하는 것처럼 집중을 하면 그런 능력이 생기는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동식물도 인간들처럼 본성을 가지고 있고,
숙생을 통해서 수행을 하여 도력을 갖춘 적이 있었다면,
시절인연이 무르익어 그 도력이 발현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쨋거나 우리 주변의 전설이나 옛날 이야기엔,
동물들이 도력을 갖는다거나 도술을 부리는 이야기가 무수하게 널려 있습니다.
첫댓글 화엄경 속에 '찰찰진진 구청구설'이란 말이 있는데, '하나의 티끌,진흙이라도 듣고 말한다'는 의미다. 즉, 삼라만상 모든 것이 생명 현상으로, 서로 교류하고 공명하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성자일수록 만물을 평등하게 대한다. 우주의 본성이 미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법문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위 일화는 숭문이 아니라 숭산 스님이라 아는데 혹시 오타가 아니신지요?
감사합니다. 이런 일화가 있으셨네요.
고양이가 두부도 좋아하는지 몰랐네.
좋은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진허님의 지적이 맞습니다. 오타가 아니라 제 착각입니다. 미국에서 기억에만 의존하다 보니 그리되었습니다. 진허님한테 감사하고 독자님들에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우리 집 우유(강아지)도 유심히 살펴야 겠습니다. 늘 제가 경 읽을 때 발 밑에 있으니까요
헉! 냉장고에 두부가 .........
온갖 중생들 중 태생인 고양이...해탈의 길이..."나무금강반야바라밀경"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우리가 닭을 10마리, 고양이 1마리를 잡아먹었다고 가정한다면... 인과의 법칙으로, 다음에 닭으로 10번, 고양이로 1번 태어나서 잡아 먹힌다! 한다면 기분이 안 좋지요!! 중요한것은 윤회의 법칙은 사람이라고 잘 봐 주지 않습니다!! 싸움과 거짓말 잘하는 사람들을 잘 봐줄 턱이 없지요!! 고양이는 고기양도 적으면서 원한은 아주 강합니다!! 관절에 좋다고, 귀엽고 집중력이 쎈 고양이를 먹는 분들은 굉장한 손해를 저질어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보니 본의 아니게 썸득합니다! 이해하십시요! 합장!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고양이도 염력잉 ㅣㅆ을 것 같군요. 절에서 오래 자란 고양이니까요._()_
잘보고갑니다. 성불하세요...
저희 토굴에도 야생고양이가 들락거려 밥을주었더니 며칠간 경계를 심하게하더니
5일이지나 시간이나기에 밥그릇를들고 오라하였더니 2시간만에살금살금 뽀짝 다가오데요 가까이온시간이
40분..다리에쥐가나고 ..이제는 집고양이가 되어 어찌나 야옹되고 따라다니는지 ..시끄럽다 조용히해라할정도가되었읍니다
짐승들도 사랑를주고 보호해주는것를 알아차림하였읍니다 큰 깨달음!?애교부리고 딩굴고 귀엽답니다
나~안.고양이별 로였는데 .사람이나 짐승이나 사랑받는것은자기하기에 달렸더라구요_()_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