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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사 외경 |
신어산(神魚山) 은하사는 가락불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절로서, 귀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싼 신어산을 뒤로하고 낙동강 하구의 김해평야를 굽어보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절의 창건은 서기 42년의 일로, 가락국(駕洛國)의 김수로왕(金首露王)이 야유타국에서 온 허황옥(許黃玉)의 오빠 장유화상(長遊和尙)과 함께 절을 창건하고 이름을 금강사(金剛寺)라 하였다. 이처럼 가야시대의 중심이었던 김해지역에서는 많은 사찰들이 은하사와 비슷한 창건설화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은하사 대웅전의 불단(佛壇)에는 신어(神魚)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는 김해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문양으로 인도 아유타국과 가락국의 상징이라 알려져 있다. 수로왕릉에도 두 마리의 신령스러운 물고기(神魚)가 새겨져 있고 은하사가 자리한 산이름 역시 신어산이라는 점 등에서, 가락국을 통한 남방불교전래설의 여러 흔적을 살필 수 있게 한다.
이 신어산 꼭대기에 가득 들어찬 기암괴석은 ‘천연의 나한상(羅漢像)’이라고 불려지고 있어 천연의 불교성지임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은하사에서 바라보는 신어산은 나한을 품고 있고 그 나한은 은하사를 품고 있는 형상이다. 신어산이 가야인들의 진산(眞山)으로 여겨져 왔고, 그 중심에 자리잡은 은하사 역시 오랜 세월의 역사를 간직해 온 만큼, 자연과 사찰이 어우러져 불국토의 성지(聖地)임을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고즈넉했던 산사에는, 최근에 휴먼 코미디영화 「달마야 놀자」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진들은 석 달간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소박하면서도 기품을 간직한 사찰로 은하사를 찾아냈다고 한다. 따로 세트장을 설치하지 않고 법당과 요사채 등 있는 그대로의 사찰건물에서 한 달간에 걸쳐 촬영을 했기 때문에, 장면 하나하나에는 은하사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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