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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지붕이라 일컬어지는 티벳고원.
세계에서 가장 높고 넓은 평원이다.
해발 평균이 4000m를 넘는 숨쉬기 조차 힘든 하늘 위의 땅이다.
북쪽으로 곤륜산맥이 서쪽 변방으로는 힌두쿠시산맥과 파미르산맥이 동쪽으로는 대설산맥이
자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남쪽은 지구의 용마루인 에베레스트와 시샤팡마산을 품은 히말라야산맥이
3천km가 넘는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처져 있다.
하늘을 가리는 높은 자연의 만리장성에 둘려쌓여 있는 형상이다.
티벳고원은 원래 터티스해라는 바다 속이었는데 4천~5천 만년전 인도대륙판과
아시아대륙판이 부딪치면서 솟아올라 히말라야와 티벳고원을 만들었다.
산맥에 갇힌 고원은 4~5000m 고도에 햇볕이 강하고 비가 안내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찾아보기 힘들다.
신도 외면한 바짝 메마르고 황폐한 버려진 땅이 대부분이다.
한겨울에는 영하 40도가 넘는 혹한과 강한 눈보라가 풍경을 쓸어내고 동토로 만든다.
혹자는 티벳고원을 남극, 북극에 이어 3극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이번에 짚차로 3일에 걸쳐 넘은 신장공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4~5000m)을 지나는
미지의 하늘 길이다.
단체여행으로는 한국에서 처음이며 이길을 넘은 개인 여행자는 극소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산소량이 해수면의 60%에 그쳐 날고 긴다는 티벳운전기사 들도 이 도로의 운행을 꺼린다.
신장공로는 티벳 서남북쪽 히말라야와 카라코람, 곤륜산맥이 가로 놓여 있는 인도와 티벳,
신장위그르의 변경지대 거대산맥을 타고 넘는다.
신강의 신자와 서장의 장자를 따와 지어진 이 도로는 험로 중의 험로로
티벳과 신강위그르를 연결해 준다.
짚차로 6~7시간을 달려도 마을은 물론 사람사는 흔적을 찾아 찾아보기가 힘든 오지길이다.
중국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 넓이의 62%인 티벳고원의 전체인구는 1990년 현재
600만명으로 유럽연합의 4억5천만명에 비하면 거의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셈이다.
티벳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는 티벳고원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높이가 비슷하다.
공기가 희박한 데다 강수량이 적어 생물이나 인간이 살기에 적합치 않은 불모의 평원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여기에 교통 등 기본인프라가 너무 열악해 일반인이나 관광객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지는 장대하고 그로테스크한 풍경은 낯설은 외딴 행성에 와 있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본적이 없는 그 어디에서도 볼수 없었던 멋진 한폭의 그림이다.
인간의 때가 묻지않은 청정의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만년설을 머리에 인채
하늘과 만나는 땅끝 선에 아스라이 보이는 히말라야 산맥의 파노라마.
코발트 빛 호수와 부드러운 곡선의 자주빛 민둥산, 간간히 눈에 띄는 야생말과 산양 등 등.....
대자연의 웅자에 저절로 경외감이 인다.
티벳 고원에는 1천5백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으며 염호도 많다.
지평선 끝간데 까지 나무 한그루 없는 메마른 불모의 평원을 가로질러 난 비포장 도로,
흙탕물, 흙먼지 구덩이는 삭막하기 이를데 없는 티벳고원 길의 일상의 얼굴이다.
그러나 신들도 비껴간다는 티벳고원은 역설적으로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먹여 살리는 생명의 원천이다.
지구의 기후와 수계,생태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몬순 계절풍이
티벳고원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이다.
티벳고원이 봄, 여름 강한 햇볕에 조리용 후라이팬 처럼 달구어지면
대기압에 큰 변화가 일면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남쪽 인도양에서 실어온다.
이 몬순계절풍이 히말라야 산맥과 티벳고원에 부딪치면서 많은 비와
따뜻한 기온을 갖다준다.
이 덕분에 인도 동남아 등 10억 넘는 인구가 풍요를 누린다.
같은 티벳이라도 동티벳은 티벳고원에 부딪친 몬순 덕분에 온난한 기후,
무성한 산림, 깊은 계곡 등 자연의 혜택을 크게 보고 있다.
티벳이 지구의 기후와 풍요로움을 조정하는 엔진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티벳고원 고산의 빙하는 강의 발원지로 지구의 젖줄 역할을 한다.
티벳의 산과 고원에는 10만 평방 키로미터에 걸쳐 3만5천개의 빙하가 있다.
이는 전세계 빙하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빙하의 녹은 물이 지구의 젖줄인 강의 원천이 된다.
인도, 파키스탄에 있는 강 들은 물론 베트남의 메콩강, 버마의 살윈강,
중국의 양쯔, 황하 등 수 많은 강을 만들며 지구를 살찌게 한다.
티벳은 사람은 물론 척박한 자연도 인류에게 크나 큰 보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기상학자 들은 환경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30년 이내에 티벳의 빙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빙하가 계속 녹아 내리며 규모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그여파로 티벳을 비롯한 중국전역에 기상이변과 사막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제3의 극지에 비교되는 티벳고원의 열악한 자연환경 속에 짚차 아니면
다니기 힘든 티벳의 길 같지 않은 길 들이 생명 줄 역할을 한다..
수만년 발자국의 화석인 이 길 들은 티벳인 들의 고행적인 삶을 잘 대변해 준다.
이같은 인간의 안주를 거부하는 자연의 척박함과 야생성이 티벳인들의
삶과 종교, 윤회사상의 생사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티벳의 본질은 환생을 기원하는 종교적 믿음에서 찾을 수 있다.
티벳인 들은 자연에 순응하며 신을 숭배하고 종교에 의지하면서 보다 나은
내세를 꿈꾸며 신산한 삶의 무게를 버텨낸다.
티벳인 들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하늘 위 땅에 살면서 온몸을 땅 바닥에 붙이는
가장 낮은 자세로 오체투지를 하면서 자기자신을 신에 내 맡긴다.
어리석어 보일 만치 불교에 기대며 살아가는 티벳인 들.
기도와 수행이 먹고 자고 숨쉬는 것과 같은 생활의 일부로 모든 것이 불교와 연결된다.
조바심내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항상 여유와 느림 속에 넉넉하고 순수한
미소를 잃지 않는 티벳인 들.
그들에게서 행복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보게된다.
티벳은 먹을 것이 적지만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또 티벳 속담에서 생활의 지혜와 심성을 읽을 수 있다.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해결될 수 없는 문제 같으면 걱정해봐야 소용없다"
"인생을 향해 미소 지으면 미소의 반은 자신의 얼굴에 나타나고
나머지 반은 타인의 얼굴에 나타난다"
티벳인들의 심오한 불심에서 우러나오는 차원 높은 실존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티벳 랜드쿠르져 탐사여행은 말 그대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지를
찾아가는 오프 로드 여행이다.
도요타의 랜드쿠르져 짚차로 라사를 출발, 시가체, 장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거쳐 티벳고원을 종단해 신장위그루자치주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올드 팅그리, 사가, 다르첸에서 불교 힌두교의 최대성산인 카일라스산과 사라진 구게왕국을 거쳐 하늘길인 신장공로를 넘어 예청, 카스, 우르무치에 이르는 21일간에 걸친 대장정이다.
특히 티벳의 아리, 루트, 둬마를 경유, 자치주 경계인 계산대판고개를 넘어 신장 위그루의
예청에 이르는 신장공로는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이길을 넘는 여행상품이 없을 정도로
오지탐사에 가까운 첫 여행길이다.
현지 가이드는 물론 짚차를 운전하는 티벳인 기사도 신장공로는 초행길이어서
일말의 불안감과 함께 모험심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개고생을 각오하고 나선 여행길이라 어느정도의 시행착오나 혼선은 감수할 마음가짐이 되있다.
글자 그대로 삭막하기 그지없는 기묘한 형태의 민둥산과 바싹 메말라 흙먼지 날리는 평원,
천길벼랑 깊은 협곡이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 오지길이다.
총길이 1080km로 해발 4000m가 넘는 구간이 무려 915km이고 5000m가 넘는
도로도 130km에 달하는 숨쉬기 조차도 힘든 하늘위로 난 길이다.
티벳과 신강위그루를 가르는 경계인 계산대판고개가 일부 자료에 해발6700m로 되어있는데
실제는 5248m. 운전기사 들도 고산병으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도로는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심한 눈보라, 혹한 등 악천후와 험한 길로 거의 통행이 어렵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있는 도로로 곤륜산맥 10개의 설산을 따라 구비구비 나 있어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로변 풍경은 필설로 표현하기 아까울 정도로 가히 절경이다.
워낙 오지여서 이곳 사진이 세상밖에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눈에 잡히는 풍경들이 모두 새롭고 특이하고 멋있고 장대하다.
가없이 뻣쳐진 지평선 너머로 낯설면서도 친근한 그러면서도 동양풍의 부드러운 곡선과
짙은 자색톤의 황토빛 흑산들이 파노라마를 이루며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낸다.
이색적인 풍경에 지루함도 힘듬도 숨가쁨도 느끼지 못할 정도다.
마을이 없는데다 교통관광 인프라가 거의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저녁을
밤11시~12시에 먹는 경우도 있다.
잠자리를 찾아 헤매다 자정이 넘어서야 누추하나마 한몸 누일 수 있는 헛간 같은 숙소를
간신히 구해 잠을 청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드넓은 평원을 달리다 보니 화장실이 없어 여성의 경우 코앞에서 우산을 가림막으로
볼일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된다.
인구밀도가 세계최고 수준인 서울에서만 살다가 하루 종일 달려도 마을 보기가 힘든
지평선 황야길을 달리다 보니 눈앞만 보며 일희일비 하는 우리의 좁은 시야가
티벳에서는 하나의 티끌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이름없는 마을 초라한 게스트하우스를 밤 늦게 찾아드니 주인이 한국인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게스트하우스 식당, 방, 통로 벽에 방문자들의 기념낙서가 빈틈없는데
한글은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내가 최초의 기념낙서자로 벽 구석에 한글을 등재한다.
한국인 여행객들은 물리적으로 이곳을 지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같이 짚차로 탐사하듯 찾아 나서면 모를까 배낭여행이나 개인여행은
여건이 허락치 않게 돼있다.
이번 랜드쿠르져 여행은 신장공로를 최초로 넘는다는 자부심을 갖고
총21일의 일정에 3000km이상을 달린 대탐사 여행이다.
첫댓글 티벳 고원은 태초의 생명의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명의 근원인 이 곳은 역설적으로 사람의 발길을 거의 허용치 않는 것 또한 흥미롭죠..
사실 라싸에서 우루무치로 나오는 이 길을 전 2008년도부터 꿈꾸기 시작했는데 형님이 먼저 다녀오셨군요....
제가 여행에선 별로 부러운 분이 없었는데 이 길을 먼저 가신 형님은 정말 부럽습니다...^^
외계 행성이네요...지구가 아닌...!
이렇게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도 꿈도 못꾸는 여행을 시켜주신 님께 부럽고 고마운 마음 뿐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제 3의 극지 탐사 이야기를 고대합니다.
셔텨만 눌러도 작품이 되겠네요... 헌데 이렇게 척박해 보이는 곳이 있었다니요... 직접 가 보고 싶은 생각이 소록소록 피어납니당~
여기 정말가고 싶네요~^
햐아~~이건 뭐 완전 어마무시한 수준입니다.
멋져요
압도적인 스케일과 황량한 아름다움..코발트 블루의 하늘.. 감사히 잘보고 있습니다 ^^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