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09. 1. 17-1.19(2박 3일)
일정 :
1일차(17일) 15:30분 부산발 제주 KAL기 탑승-16:40분 렌트카 대여-1100도로 입구 신비의 도로(도깨비 도로)-1100고지 휴게소-19:00 제주시내 아파트 단지 청평구이 식당 저녁 식사-20:30 애월읍 아뜨네통나무펜션 도착
2일차(18일) 06시 기상-08:30 숙소 출발-09:10 어리목 입구 도착 산행 시작-09:35 어리목 광장 도착-11:10 사제비 동산-12:10 윗세오름 대피소(해발 1,700m), 점심 컵라면-14:50 어리목 광장-06:00 성산읍 제주스파리조트 도착, 샤워 후 5분 거리 돈우촌 숯불갈비 식당에서 저녁 식사
3일차(19일) 07:30 기상, 09:30 숙소 출발-10:40 중문대포주상절리-고산리 수월봉-송악산-14:00 모슬포항 마라도행 정기여객선 승선-14:25 마라도 도착-15:35 마라도 출발-16:00 모슬포 도착 제주공항으로 출발-18:35분 부산행 KAL기 탑승-20:40 집에 도착
방학을 맞아 어디든 가족 여행을 다녀와야한다는 의무감과 뿔뿔이 흩어져 지내는 안타까운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집안일, 공부 등등 구속을 벗어나 가족 간에 얼굴을 마주보며 사랑을 다지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이런 저런 궁리를 하던 중 겨울눈으로 아름답다는 제주에 가기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7년 전 아이들 모두 데리고 세 가족이 제주도 여행을 한 경험이 있지만 조랑말 탄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는 아이들에게 어디를 가 보면 좋겠느냐고 하였지만 별 관심이 없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느긋하여 여유를 갖고 가족간의 사랑을 다지는 것이므로 목적지는 크게 한라산 등반, 마라도 관광으로 잡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민속촌 견학 및 경승지 관광을 하리라 계획하였다.
비행기표와 숙박 렌트카를 묶어서 판매하는 관광 상품들이 많이 있었지만 우선 항공편이 마음에 차지 않고 도매금으로 취급당하는 것 같아 비행기는 KAL을 예약하고 숙소와 렌트카는 인터넷 검색을 하여 각각 예약을 하였다. 렌트카는 제주시에서 공정가격을 정하여 어느 곳을 이용하든 비슷하고 숙소는 다양한데 1일 숙박에 내륙보다 훨씬 저렴한 8~9만원에 구할 수 있었다.
다 컸다고는 하지만 겨울 산행 준비를 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캐리어 2개가 모자라 배낭 2개를 이틀간에 걸쳐 가득 가득 꾸려 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게 집을 나선다. 공항 앞 사설 주차장에 차를 맡기고 제주로 출발, 하얀 솜털 구름이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날아 제주도에 내리니 하늘에서 보았던 그 구름이 제주도를 꼭꼭 누르고 있다. 내일은 날이 맑아야 아름다운 한라산을 즐길 수 있을텐데 하고 걱정을 하며 자투리 시간을 이용, 신비의 도로를 구경하고 내친김에 어제까지도 상고대가 하얗게 빛나던 1100고지 휴게소로 달린다.
*다들 도깨비 도로에만 관심을 빼앗기지만 옆으로 눈을 돌려보면 건물마저 기우뚱해 보인다. 혹 카메라 수평이 맞지 않았나 의심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도깨비 도로보다 이 건물에 더 신기해한다.
어둑 어둑해서 도착한 1100 정상에는 어제 내린 따뜻한 비로 상고대는 다 녹아버리고 바닥에 하얀 눈만 남고 구름만 자욱하다.
다시 숙소인 애월로 돌아오다 제주시에 들러 주연이가 꼭 먹어야 한다는 제주 흑돼지 삼겹살을 맛나게 먹고 늦은 저녁 시간에 통나무집 숙소에 도착하여 신기한 듯 다락방을 오르내리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맥주 한잔으로 이번 여행을 자축하고 내일 한라산 등반을 위하여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다.
* 1100고지 쌓인 눈에 누군가 동굴을 파 놓았다.
* 어둠이 내리는 1100고지 자연 관찰로
* 1100도로 휴게소
* 제주시 무슨동인지는 모르지만 아파트 주변 청평구이 식당에서 먹은 제주흑돼지오겹살 숯불구이_주연이가 제주도에서 안 먹으면 안된돼서... 싸고 맛나게 먹었다.
*아뜨네통나무펜션... 다락방은 아이들에게 묘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아침에 일어나니 바람이 세게 불고 날씨가 제법 쌀쌀한 것 같다. 어제 1100도로에 눈이 녹아 흘러내려 아침에 얼지 않았을까 걱정을 하며 여섯 시에 아이들을 재촉하여 밥을 먹었으나 시간을 약간 늦추어 어리목 관리소에 전화를 하였더니 차가 올라올 수 있단다. 8:30분에 숙소를 출발하여 어리목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수많은 차량으로 북적대고 있다. 어리목 광장까지는 차가 들어가지 못하여 입구에 주차를 하고 광장 주차장까지 약 1.5Km를 걸어가며 일찍 전화해 볼 걸 후회를 한다. 하긴 아이들은 어디가 출발지인지 모르니 불평할 것도 없지만...
*어리목 입구, 여기서 관리사무소가 있는 광장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
*어리목 광장 가는 길에 각오를 다지며
본격적인 산행은 어리목 광장에서 시작하여 사제비 동산, 만세동산을 거쳐 윗세오름까지 4.7Km이다. 어른은 왕복 4시간이면 충분한데 산행 경험이 적은 우리 아이들은 험악한 날씨가 더하여 시간이 많이 걸렸다. 왕복 9.4Km에 도로에서 어리목 광장까지 왕복 3Km, 도합 11킬로미터를 넘게 걸었으니 제법 걸은 셈이다.
20 여 분을 걸어 어리목 광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젠 차며 산행 준비를 하고 있다. 울창한 졸참나무 숲길을 5분 정도 걸어 어리목 계곡에 도착하여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어 우리도 아이젠을 차고 산을 오른다. 어제 내린 비와 따뜻한 날씨로 나뭇가지에는 기대했던 아름다운 설화는 전혀 없고 안개 구름만 자욱하여 실망스럽지만, 저 위에는 아름다운 설경이 펼쳐질 것을 믿으며 힘을 낸다.
* 어리목 광장
두 시간 가까이 걸어 11:00 경에 사제비 동산에 도착하니 세찬 바람이 눈가루를 몰고와 얼굴을 때린다. 모두들 옷깃을 여미고 마음을 단단히 하고 능선길을 오르는데 구름의 습기가 모자와 옷에 송골 송골 이슬을 만들어 똑똑 떨어진다. 지겨워하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걸으면 바람이 구름을 몰아가고 새파란 하늘과 멋진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설득을 하며 바람을 마주하고 능선을 오르는데 이젠 싸락눈이 얼굴을 때린다.
* 졸참나무로 숲을 이룬 어리목 계곡
*한 시간쯤 올랐을까,,, 목이 마르고 힘들단다. 그만가면 안돼??? 안돼!!!
* 안개 아니 구름 자욱한 오름길
* 11:05 사제비 동산 도착, 몰아치는 칼바람에 눈뜨기가 쉽지 않다.
* 제일 먼저 도착한 늠름한 아들
* 사제비동산, 옷깃을 여미고 바람을 마주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 날씨가 맑고 차가웠으면 환상적 풍경이었을텐데, 구름이 자욱하여 아쉬운 마음...
12:20분에 목적지 해발 1,700미터의 윗세오름에 도착하니 진눈깨비가 내리는 가운데 헤아릴 수 없는 등산객들로 대피소가 북적거린다. 줄을 길게 서서 1300원짜리 컵라면과 어제 산 빵으로 정신없이 점심을 먹고 13:00에 대피소를 나서 하산한다.
구름은 조금도 걷히지 않고 바람은 더욱 세차게 눈가루를 몰아오고 굵은 빗줄기까지 더하지만 이제 내리막길이니 한결 수월할 거라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빗방울이 굵어진다. 윗옷은 모두 방수가 돼서 괜찮지만 바지가 문제다. 다행히 딸들은 문제가 없는데 재민이 청바지가 젖어 마비 증세가 온단다. 부랴 부랴 내 우의를 입히니 괜찮단다. 다행이다.
* 윗세오름 대피소.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나서니 빗방울마저 떨어진다.
내리막 바람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니 옆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나 보다. 아이들이 눈을 감싼 나무가 신기하고 예쁘단다. 사제비 동산을 지나니 능선의 바람도 없고 포근하다. 사진도 몇 장 찍는 여유도 부려 본다.
내리막이 지겹다는 아이들에게 준비해 간 비료 푸대를 주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신나한다. 자신들의 아이젠이 좋지 않다는 생각은 못하고 미끄럼을 타서 눈길이 더 미끄럽다는 생각없는 어른들을 비웃으며 사람이 없을 때 셋이서 신나게 미끄럼을 지치며 힘든 줄 모르고 내려온다. 너댓살 돼 보이는 아이를 안은 엄마가 한 개만 빌려 주면 안되느냐길래 하나를 주고 딸들은 우의를 깔고 앉아 미끄럼을 탄다. 우리의 모습을 보고 앞 뒤에서 모두들 미끄러져 내려온다.
* 사제비 동산을 내려서니 능선의 칼바람도 한숨 자고 한결 포근하다.
* 내리막길 신나는 미끄럼
* 우의도 잘미끄러진다.
그렇게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어리목 광장에 도착한다. 14:50분 광장에서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도 만들며 즐거운 가족 시간을 보내다가 16:00에 주차한 곳에 도착,
그러나 이게 웬일!!!!!!!!! 자동차 열쇠가 없다*^*(&(*&()*%&$&
* 어리목 계곡
* 어리목 광장 산행로 입구
* 신나게 눈싸움을
* 우주인 눈사람 만들기
* 눈사람 만들기 삼매경에 빠진 주연이. 눈바닥에 그냥 궁뎅이를 대고 앉아서...
* 눈사람 완성
* 주차장 500미터 전
첫댓글 가족들과 함께 단란한 제주여행 너무 멋지네요....모델도 좋고, 사진도 좋고, 무엇보다 다정한모습이 좋습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