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대표자일동의 '우리의 입장' 대한
동희오토사내하청노동조합의 입장
친애하는 사원여러분!
더운 날씨 속에서도 맡은 일을 열심히 하고 계시는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금번 대광의 폐업에 따른 현 사태에 대하여 대광 업체장과 직원여러분께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만 불미스런 사태 없이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예, 맞습니다. 이러한 불미스런 사태는 결코 재발되서는 안되고, 신속히 원상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장시간노동,저임금으로 부려먹다, 어느날 갑자기 맘이 바뀌면 길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비인간적인 노동관행이 사라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업체장여러분도 아다시피 대광업체장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차체노동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고용보장과 생계피해의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업체장들이 이번 사태해결을 진정으로 바라신다면 대광사장에게 차체조합들이 사과하고 보상할 것과 차체조합원들을 고용보장하도록 업체장이름으로 원청에게 촉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원 여러분!
일부 사실이 전부인양 호도되고 진실이 왜곡되어 일부사원들이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 어떤 것이 진실입니까! 노동자들이 법에 보장된대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인간답게 살기위해 '고용보장','임금인상','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왜곡이고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입니까?
아니면, 반대로 죽어라 일만하고, 사장님들이 시키는 대로 뺑이치며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길바닥으로 쫓겨나는 비참하고 억울한 비정규직생활을 계속하라는 것이 사장단의 진실입니까?
노동자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고, 민주노조를 만드는 것이 선의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라면 가해자는 누구란 말입니까? 사장단은 아직도 노동조합활동을 탄압하겠다는 속셈입니까?
제대로 알고 탄압하십시오,
사업주가 노동조합 활동을 지배,개입,방해하거나, 노조에 가입했다고 해고 또는 기타 불이익을 가하거나, 노조의 단체행동에 참가했다고 보복적인 불이익을 하면 노동관계법 81조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입니다.
대광에서 발생한 갈등과 오해들이 일부 집단에 의해 부풀려지고 왜곡되는 현실을 여러분이 바로 알아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업체장여러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하지 마십시오,
노동조합은 대광만의 것도 아니고, 일부집단도 아닙니다.
이러한 사실은 누구보다 사장단 스스로가 알고 있지 않습니까!
수백명이 가입하고 전체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지지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관심과 격려를 받고 있는 우리노조를 일부집단이라고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현실을 바로 알지 못하는 업체장의 오해에 불과하단 사실을 이제 곳 뼈아프게 확인할 것입니다.
지난해 1월 26일 처음 공장을 가동하면서 우리는 수많은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며 여기까지 도달하였습니다. 우리의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선 절대 안 될 것입니다.
- 맞습니다. 그동안 회사가 이만큼 오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그 수고와 고통은 고스란히 우리 비정규직노동자들이 감당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결코 회사를 해치기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이제는 제대로 된 회사, 노동자의 희망있는 회사로 만들기위해 투쟁하는 것입니다.
물론 업체장여러분의 노력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도급계약서상에 사업주로서의 지위가 보장되어 있는데도, 업체장이 불법주차했다는 이유로 원청으로부터 경고장을 받고, 불량났다고 매달 기성금 깍이고, 하청노동자의 청소,근태까지 원청으로부터 시시콜콜 지시받아야하는 맘고생을 하시고 있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생긴지 2년도 채 안된 신생아입니다. 젖도 안 뗀 아이에게 뜀박질을 요구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막 '회사'라는 묘목을 심어 놓고 물과 거름을 주어 열심히 가꾸어야 할 시점에 풍성한 열매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우리는 열매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리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권리와 대우를 해달라는 것입니다.
회사가 더 커질 때까지 비정규직노동자들은 그저 참고 일만하라는 주문은 우리를 사람이 아닌 소로 취급하는 발상입니다.
업체장여러분! 여러분들은 묘목을 심어놓고 열매가 열릴때까지 밥도 굶고 기다립니까? 열매가 풍성하게 열리면 우리노동자들이 원하는 만큼 나누어주겠다고 약속할 수 있습니까?
작년 생산 10만대 돌파에 이어 올해는 15만대 생산을 향해 줄다름쳐야 할 시점이고 어떠한 외부환경의 변화에도 우리 800여명의 근로자 여러분이 안정된 일터를 확보할 수 있는 30만대 생산까지는 아직도 가야할 길, 넘어야 할 장애가 많이 있습니다.
- 우리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30만대 증산에 반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회사의 발전을 바라고, 더 나아가 동희오토가 현대차,기아차에 못지않는 굴지의 자동차회사로 발전해서, 우리도 어깨피고 서산시내를 작업복입고 활보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렇게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증산되는 만큼 적정인력이 확보되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생활할 만큼 임금이 보장되고 법에 보장된 적정한 노동시간이 유지되어야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일년살이 불안한 계약직신분이 아니라 맘 편히 일할 수 있게 고용보장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처럼 노사가 종속적인 통제가 아니라, 서로 인정하고 신뢰하며 합께 협력하는 관계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업체장여러분이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성실하게 우리의 요구사항을 놓고 교섭을 해야합니다. 30만대 증산까지 넘어야할 장애를 이제 노동조합과 함께 손을 잡고 넘어봅시다
사원여러분! 회사와 사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그 결실을 나눌 수 있는 건강한 일터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 업체장여러분! 그 결실을 나눌때까지 일년을 참을까요! 십년을 참을까요!
그러면 정규직고용과 임금인상, 노조활동보장, 고용보장, 후색복지 향상을 약속할 수 있습니까! 우리가 지난 3년간 성실히 일해준 것처럼 이제 사장단이 우리를 인간으로 대접하고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십시오
회사가 커진다고 건강한 일터는 아닙니다. 건강한 일터는 지금 당장부터라도 가능합니다. 건강한 일터는 무엇보다 먼저 일하는 노동자들이 의욕과 활기가 넘치는 일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계약직노동자들을 인간답게 대우하고, 노동자들의 생활과 복지,고용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노동자는 계약직이란 일년살이 신분에 먹고살기위해 주야 장시간노동에 피땀을 흘리고, 회사는 노동자로부터 짜낸 피땀으로 나날이 성장해 가는 기업은 결코 건강한 기업이 아닐 것입니다. 적정한 회사이윤의 재분배와 인간적인 대우, 사람답게 살수 있는 복지와 적정한 노동시간 그 어느 것을 업체장 스스로 우리에게 해주시겠습니까!.
지금 이 시점에서 입에 발린 소리, 있지도 않은 사실을 부풀리는 흑색선전에 현혹되어 우리의 일터를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 업체장여러분! 왜 이러십니까?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것이 입에 발린 소리라면, 우리에게 인간이기를 포기하라는 말입니까?
우리가 요구하는 '고용보장', '생활임금 보장', '노동시간 단축', '적정인력 확보'가 입에 발린 소리고, 흑색선전이라면, 업체장이 우리 노동자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시겠습니까!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원청회사 정규직고용을 사장단이 약속하시겠습니까!
제발, 우리의 일터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입에 발린소리는 하지 마십시오,
제발 '그저 참아라', '30만대 증산되면 그때보자'는 흑색선전으로 청춘을 받쳐, 주야로 일하는 우리를 현혹시키지 말아주십시오.
우리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해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업체장여러분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이런 때 일수록 임직원이 서로를 신뢰하고 격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급하다고 바늘을 허리에 메 쓸 수 없듯이 개선할 점들은 차근차근 대화하며 함께 풀어 나갑시다.
- 좋습니다! 차근차근 대화로 풀어나갑시다. 그러나 수십명의 노동자들 밥줄을 잘라 길바닥으로 내몰아놓고 차근차근 대화가 되겠습니까!
대화를 하자면서 각 업체별로 노조간부들에게 폭언폭행, 격리근무, 심지어 점심시간조차도 맘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옷 입는 것조차 벗겨가면서 무슨 대화를 하겠다는 것입니까!
진심으로 대화를 바라는 것은 바로 우리 노동조합입니다.
대화를 하자고 교섭요청했더니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으면서, 대화로 풀자는 것은 겉과 속이 다른 행동 아닙니까!
진정으로 대화로 풀기를 원한다면 노동조합을 대화상대로 인정하고 언제든 교섭에 참가하십시오. 겉으로만 대화를 주장하며 불법,부당노동행위로 노조탄압에 열을 올리는 행위야말로 위선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협력업체 대표자 일동은 모든 사원의 안정된 일터를 지키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여러분 앞에 다짐합니다. 감사합니다.
- 제발 안정된 일터를 지켜주십시오! 안정된 일터란 노동자의 고용이 보장된 정규직회사라는 사실을 업체장여러분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업체장여러분! 우리들의 요구에 부당한 것이 있습니까! 불법적인 사항이 있습니까!
사용자와 노동자라는 신분의 차이를 떠나, 인간으로서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려 보십시오,
지금 이순간 업체장이 선택하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주십시오,
이미 노동조합은 동희오토내 전체 사내하청노동자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수백의 조합원이 있는 실체입니다. 이제 인정할 것을 인정하고 안정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합시다. 더운 날씨에 수고하십시오
추신> 업체장들이 모여 담화문을 발표하시려면 보다 구체적으로 우리노동자들을 위해 무엇을 해주겠다고 제시해주십시오. 하다못해 담화문 만들어 배부하는 돈으로, 우리들 시급 한푼이라도 더 올려주시는 것이 더욱 설득력이 있습니다.
2005. 8. 19.
민주노총 동희오토사내하청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