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강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동생들과 직장생활 첫 여름휴가 때
야영장비를 꾸려 갔는데
태풍이 올라와 야영장에서 이틀밤자고
구룡폭포도 못가보고 돌아온 아픈 추억~
오대산 노인봉은 1338m의 높은 산이다
이번산행은 진고개부터 올랐다
진고개는 960m이다
덤으로 960m올랐으니 식은 죽 먹기로
378m, 약 4km만 오르면 된다
남쪽에 비가 내리고 이곳엔 구름과 안개가
잔뜩 몰려있다
"십년 왕가뭄에도 하루만~" 한다더니
애써 "비는 와야 해~"하고 맘속으로 되새긴다
잔잔한 숲길이다
전형적인 여름 숲길을 걷는다
무성한 수풀, 우거진 나무, 안개에 가려 졌지만
무성한 잡초 뒤로 뜨거운 여름 햇살이 몸으로
느껴진다
꺼리낄것 없이 자란 평지의 망초대를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뽑고 뽑아 땀에 찌드는
상상의 나래를 펴며 오를만 한 능선을 오른다
멧돼지가 등산로를 따라 땅을 파 헤쳤다
엊그제 판것 한 시간 전에 판 것을
짐작으로 알며 갑자기 나타나면 어찌할까~
상상하며오른다
그리 어렵지 않게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오른 순간 운무는 장관처럼 펼쳐지고
바람 한 줄기에 흩어지는 구름도 본다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것은
군림하기위해서가 아니라 멀리 보기 위함이다
멀~리 보고자 하나 구름이 휘감아 멀리 볼 수가
없다 저 구름 뒤로 나를 반길 우거진 숲과
바위절벽과 절벽사이 자란 소나무 있을텐데~
아쉬움은 기쁨보다 가슴속에 오래 머문다
많은 아쉬움을 한 없이 느끼며 노인봉을
뒤로한다
소금강계곡이다
소금강 계곡은 아주 큰데 물없는 산으로부터
작은 계곡의 물 속살을 보며 내려간다
물방울과 이끼로부터 물줄기가 생기고
물줄기들이 모여 도랑이되고 계곡이 폭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며 내려간다
금강소나무의 우람한 자태는
나의 넓은 가슴근육을 생각나게 한다
얼마나 자라야 저렇게 아름다울까~
온 산들에서, 바위 틈에서 수백년을 자란
위풍당당한 금강소나무를 본다
소금강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백운대의 높은 바위, 만물상의 진귀하고
거대한 바위, 계곡물이 닦아내어 하얗게
변한 계곡의 매끄러운 바위, 귀신의 얼굴을
닮은바위 귀면암, 식당암, 광폭, 낙영폭,
구룡폭포~~
그 사이로 웅장하게 자란 금강소나무~
옛 선비들이 경망스럽게 '왔다 갔다'고
바위에 장인을 시켜 이름을 새겼다
나처럼 흔적없이 다녀 갈 일이지~
물쌀이 거세어서 바위 위에 길을 만들었다
때로는 미끄러져 바위를 씻기만 하고
때로는 세차게 바위를 뚫어 움푹 판
물길을 만들었다 폭포는 또 바위를 깊게
파서 그 깊이를 알 수없는 시커먼 '소'를
만들고 이무기 한 마리씩 숨겨 놓았을 것이다
깊은 밤 부엉이, 소쩍새 울때
귀면암에서 바람소리 휘돌아 칠 때
숨어있던 이무기 승천 했으리라~~
긴 소금강계곡을 속살보듯, 병풍보듯
내 마음속에 깊이 담으며 내려 왔다
첫댓글 너무 아름다운 우리강산!
대한 민국 전체가 다 아름다울수있을텐데
조심하세요 떨어질까 겁도나요글 솜씨 수준급입니다 칭찬한번해봅니다
윤행애 선생님..핸드폰 카톡에, 다음카페에..동에 번쩍 서에 번쩍.. 못 하시는게 없네요..
칭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