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온통 꽃 천지
대금산 봄나들이
청명과 한식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지나가더니 창밖이 시끄러워 창을 열고
내다보니 목련이 “뿅, 뿅, 뿅” 꽃봉오리 터트리는 소리로 요란하다.
북쪽 바다神을 사모한 공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인 북 향화(北向花),
그 터질 것 같은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끝이 북쪽을 향해 피어있는 꽃이 아닌가.
자연을 사랑하여 나무에 핀 연꽃이라는 불연(佛緣)으로 핀 저기, 저 목련을 보라!
비록 매 마른가지를 뚫고 피어낸 꽃이라지만 이 찬란한 봄을 간직하고 있는 4월을
누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을까?
어찌 그뿐이랴 벚꽃은 “사악 싸악” 백사장모래를 간질이는 파도소리 내지르며 흰 꽃을
눈발처럼 피어내고 있지 않는가!
세상은 온통 때 아닌 눈 폭탄을 얻어맞았는지 큰길도로변에, 시골길가에, 마을 어귀에도
하얗게, 하얗게 눈꽃을 피우고 있다.
언덕 밑 길가에 피어있는 노란개나리가 “킬, 킬, 킬”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는 세상.
세상이 온통 꽃 천지인데 이런 날 봄나들이 안가고 견딜 수 있을까.
금광에서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금里, 연초면 일대에 걸쳐있는 山.
대금산(大金山)을 찾아가기로 했다.
대금산(437.5m)은 거제도의 북단에 위치한 산으로,
신라시대에 쇠를 생산했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산세가 순하고 비단 폭 같은 풀이 온 산을 덮고 있어서
큰 비단을 두른 산이라는 뜻의 대금(大錦)이라 불리기도 한다.
봄이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진달래로 아름다운 산이다.
이 산의 주변봉우리가 358m, 285m로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뚝 솟아 보이고
정상이 바위 봉우리라 실제 높이보다 우람하고 드높게 보인 것도 있다.
특히 섬 산은 해발로 시작되는 높이 때문에 산 전체를 볼 수도 있다.
“삼월은 모춘(暮春)이라 청명, 곡우절기로다.
春日이 재양하여 만물이 화창하니, 白花는 난만하고 새소리 각색이라
당전의 쌍 제비는 옛집을 찾아오고, 화간(花間)의 범나비는 분분히 날고기니,
미물(微物)도 득시하여 자락함이 사랑홉다”
농가월령가 3월의 구절이 저절로 생각나는 청명(淸明)의 절기다.
이무렵 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고 농가에서는 바쁜 농사철에 들어간다.
보통 한식(寒食)의 하루 전날이거나 한식과 같은 날이 많고,
국가행사인 식목일(植木日)과도 겹치는 경우가 흔하다.
예부터 오동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들쥐 대신 종다리가 나타나며, 비로소 무지개가 보인다고 하였으니
농가에서는 논밭의 가래질, 논밭 둑 다지기, 보리밭 매기, 채소 파종 등을 시작하느라
일손 구하기가 힘들 때다.
이 무렵을 전후해 찹쌀로 빚은 술을 청명주(淸明酒)라 하여 담근 지 7일 뒤 위에 뜬
것을 걷어내고 맑은 것을 마신다.
또 이때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해서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그기도 하였다,
산행버스가 바뀌어 오는 바람에 광주역에서 탑승하는 회원들이 순간 당황하기도 했었고,
서방방면에서 탑승하는 회원 중 한사람은 차를 놓치고 부랴부랴 뒤늦게 택시를 타고
오는 웃지 못 할 촌극도 벌어졌었다.
동분서주하는 이상설회원의 헌신적 노력으로 상당수회원들이 새로 참여를 해줘 산행버스는
한결 젊어졌고 활기찬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3월 내내 궂은 날씨에 초조한 마음으로 짜증을 내기도 했었고
잃어버린 우리의 봄을 돌려달라고 부질없는 투정도 부렸지만
봄은 그 사이 아무도 모르게 우리 곁에 와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은 직접 확인 시켜주고 있었다.
섬진강변을 끼고 도는 자동차 길 따라, 멀고 가까운 산골짜기에,
순천, 광양, 사천, 고성, 통영을 지나는 동안에도,
아니, 남도의 모든 길가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어찌 그 뿐이랴, 거제로 들어가는 모든 길에도 벚꽃, 개나리꽃, 백설기를 뿌려 논 듯한
이름 모를 꽃(싸리 꽃이라고도 함)들이 군락을 이뤄 피어 있었다.
꽃은 그냥 꽃으로 핀 것이 아니라 한 송이, 한 송이가 하늘을 밀어내며 거대한 세력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도시는 치밀하게 설계되었고, 山野는 잘 관리되고 있었다,
항구가 살아있는 도시, 生物의 섬을 찾아 거제대교를 건넜다.
오늘 산행출발지는 장목면 대금里 명산가든 마을에서 시작을 했다.
산은 높고 낮음을 떠나서 산행시작 후 30분간이 제일 힘이 든다.
가픈 숨을 몰아쉬며 정글치까지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니 소나무 숲길이 나왔다.
대금산정상 -시루峰 -절골 -흥남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이어졌다.
대금산 등산로는 대단히 많으나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썩 마음에 드는 산행地가 아닐 수도 있었지만,
거제도라는 섬 분위기가 함께 어울려 산행과 나들이를 겸한 하루 산행지로서는 손색이
없었다.
최근에는 산을 감싸고도는 도로가 산 중턱까지 뚫려있어 자동차로 갈수 있게 되었으며
오늘 같은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렇게 높지 않은 山이지만 거제에서는 진달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산이었다.
북쪽의 8-9부 능선에 진달래꽃이 활짝 피어있어서,
붉은 색깔이 금방이라도 묻어 날 것 같은 흐드러진 빛 갈이 온 산을 휘감고 있었다.
지난해 마른억새가 바위산과 진달래와 어울려 한 폭의 수체畵를 그려놓았다.
사랑의 희열, 신념, 청렴, 절제라는 꽃말을 가진 진달래,
지아비의 무덤을 지키던 여인의 피맺힌 슬픔이 꽃잎에 닿아 붉은색이 되었다는 꽃.
“이별의 恨”을 상징한다고 해서 두견화 또는 귀촉화 라고도 한다.
가장 굵은 가지의 두께가 어른 손가락보다 굵게 자라지 못하며 잔가지들이 꾸불꾸불하게
나는 습성 때문에,
“오목눈이”나 “붉은 머리 오목눈이” 같은 작은 산새들이 많이 모여드는 나무란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먹을 수 있는 식물에 ‘참’ 자를 붙이고 먹지 못하는 것에는 ‘개’ 자를 붙였는데,
진달래는 먹을 수 있어 “참꽃”이라 부른 반면 철쭉은 먹지 못한다고 해서 “개 꽃”이라고 불렀다.
봄이면 찹쌀가루 반죽에 진달래 꽃잎을 올려 지져낸 화전이나 오미자즙 또는 꿀물에
진달래를 띄운 화채를 먹었으며,
진달래의 꽃잎을 따서 두견주라는 술을 빚었다.
남해의 파란바다,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해안선, 항구에 정박하고 있는 각종 선박,
조선용(造船用) 거대크레인이 산보다 더 높이 솟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상에는 관망용 정자가 있었고 시루봉과 진달래군락지가 눈 아래로 내려다보였다.
멀리서 보면 잘생긴 여인이 아기를 품은 형상을 하고 있는 대금산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중금산성과 소금산성이 마치 여인의 젖가슴과 같이 생겼고,
이수島가 어머니의 품속에서 소록소록 잠을 자는 아기와 같은 형국을 하고 있었다.
해안어촌마을 바다에는 목련인지 수련인지 수많은 하얀 꽃송이가 바닷물에 떠있었다.
귀로에는 김 영삼전대통령 생가 마을을 들렸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里에 있는 제14대 대통령 김영삼의 생가이다.
태어나서 13세 때까지 성장한 곳 이란다.
거제시가 관광지로 조성하기 위해 허름했던 생가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市예산 5억 원을 들여
2001년 새로 지었다고 했다.
대지는 566㎡로, 팔작지붕의 본채와 사랑채, 시주문과 돌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에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통령 재직 당시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기념품 판매장소를 비롯해 주차시설이 있었고 마당에는 대통령흉상이,
김영삼이 직접 글씨를 쓴 현판과 액자들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사천에 있는 船津리산성을 구경하고 하산酒를 했다.
선진里왜성(泗川船津里倭城)은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里에 있는 일본식성곽(왜성)이다.
일제강점기 때(1936년 5월)는 고적 제81호로 지정되었으며,
1963년 1월 21일 사적 제50호로 지정되었으나 왜성이라는 이유로 1998년 9월 8일
지방문화재자료 제274호로 격하되었다.
사료에는 사천신성(泗川新城)이라 기록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선진里성이라고 부른다.
선진里성은 사천읍에서 약 7km 서남쪽에 위치한 평산城이다.
바다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에 고려 시대부터 조창이 설치되어 주변에 토성을
쌓았었다.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조창 터에 왜성을 쌓아 주둔하였고,
뒤이어 정유재란 때 성 주변에서 일본군과 조명연합군의 큰 싸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성 주변은 선진공원으로 정비되었고, 일부는 농지로 변해있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연초면 대금산을 다녀와서-
(2010년 4월 9일)
다음 불로그: kims1102@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글 솜씨 정말 대단하시네요, 계속해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