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롯데월드 예술극장을 언급하고 넘어가야겠다. 당시 뮤지컬을 소화해낼 극단은 몇 개 되지 못했다. 극단 대중, 민중 정도만이 뮤지컬 공연을 무대에 올려낸 경험이 있고, 뮤지컬 전문배우도 전무한 시점에서 롯데월드 예술극단의 그 의의가 크다.
요즘은 전용극장이 하나 둘 생겨나는게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지만, 벌써 10여년전인 93년도에, 전용극장을 그것도 뮤지컬 극단으로서의 롯데월드 예술극단은 유일 무이 했기 때문이다. 채산성을 문제삼치 않더라도…
89년 7월 <신비의 거울 속으로>을 필두로 <아가씨와 건달들>, <가스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돈키호테- 원제 Man of La Mancha>, <레미제라블>까지 이어졌으며 경영난을 이유로 이듬해 영화극장으로 바뀌게 되고 여기 롯데월드 예술극장의 배우들이 시장으로 나오게 되고, 90년대 뮤지컬 계를 이어나간다.
바로 남경주, 최정원, 김정숙, 조남희, 원유석, 이동근, 황현정 등이 그들이며 최정원은 원래 롯데월드 소속 무용단의 백댄서 출신의 히로인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지금 활동을 하지 않는 김정숙, 조남희 등을 빼면 여전히 중견배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장발장에는 코믹한 캐릭터가 강한 탤런트 정종준씨…실제로 굉장한 가창력의 소유자다.
-쟈베르에는 이름은 몰라도 낯 익은 양재성씨…중견연기자의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는 양재성의 연기.
-환틴느는 윤복희씨 그러나 김정숙씨가 메인이었다…김정숙씨의 목소리 만큼의 국내 어디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다.
-마리우스에는 남경주씨. 이때가 그의 전성기였다.
그 밖에 코제트에 김선영, 에포닌역에 박민규, 앙졸라 역에 조남희 등이 열연했다. 그리고 떼나르디에에 요즘 낯이 익은 배우 정원중씨까지…
스텝에도 눈에 띄는 이가 많다.
우선 연출에 중견 연출자 이상춘씨 기획에 김용현 씨 등이 있으며 안무의 설도윤이 눈에띤다. 설도윤씨는 오페라 유령을 국내무대에 선보인 재미로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원래는 춤꾼이었다.
내가 이 작품을 꼭 소개 하고 싶은 이유는 우리말로 번안되어서 공연되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아직 영어듣기에 능하지 않은 (나만 그런가^^;) 사람들에겐 막연하게 영어로 진행되는 공연을 본다는 점은, 여전히 대사 전달에 미비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나의 경우는 94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된 RUG사의 <Cats> 공연 때, 연일 자막과 무대를 왔다 갔다 보느라 진땀을 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그 유명한 뮤지컬 <Cats>는 그렇게 내 기억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그래서 다소 어색함이 있었지만 올 초 공연된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가 모범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도 가장 우려되는 점이 뮤지컬 넘버의 가사전달이다. 레미제라블은 대사는 한마디도 없으며 극 전체가 노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비록 간단하긴 하지만 레미제라블의 가사 말은 은유(넓은 의미의)를 많이 지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가사 말의 속 뜻을 명확하게 전달 받지 못하면 극을 보는 감흥은 반감하기 십상이다.
마침 초연 당시 몇 장 발매되지 않은 Korean Casting의 <레미제라블> 앨범을 가지고 있어서 wmt 파일로 변환하는 대로 소개의 글을 올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