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
요즈음은 자고 나면 세상이 바뀌는 듯하다. 특히 IT기술은 아침과 저녁이 다를 정도로 빠르게 변화한다.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로 정보나 소식을 전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음식 배달, 은행업무, 택시 이용 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거리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손을 드는 풍경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스마트폰은 내게 필요한 도구를 넘어서 신체의 일부가 된 듯하다. 어디에서나 잠시라도 시간이 나면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집안의 거의 모든 가전제품이 사물인터넷과 연결되어 작동도 이제는 일일이 손으로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말로 명령만 내리면 저절로 작동이 된다. 책을 사보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볼 수도 있고, 유튜브는 종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자, 최재붕, 이하 사진 자료 : 다음
유래 없이 빠른 기술의 발전 덕분에 세상은 점점 더 편리해지고 있다.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새로운 문명에 동참하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 하는 물음은 당연한 일이다.
최재붕의 『포노 사피엔스』는 바로 이런 물음에 답하는 책이다. 포노 사피엔스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진화한 새로운 인간을 일컫는 이름으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그 말을 차용했음을 밝히고 있다. ‘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이라는 의미다.
이는 미래 사회가 아무리 발전해도 그 사회 역시 인간이 변화의 중심일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문명의 특징과 변화된 모습을 중심으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향후에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며 우리에게 포노 사피엔스가 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포노 사피엔스 문명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그 내용을 습득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발생한 급격한 시장 변화를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인류를 중심으로 풀어내고 그 내용을 담았다.
나. 각 장별 핵심 내용
첫 번째 장에서는 포노 사피엔스라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 기원을 담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이 어떻게 소비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고 또 문명의 변화로까지 이어졌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포노 사피엔스가 자발적 선택에 의해 만들고 있는 새로운 문명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이들의 변화가 만들어낸 시장의 변화를 각 분야별로 세세히 분석하고 있다. 미디어산업, 유통산업, 서비스산업에서 제조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산업의 변화를 포노 사피엔스의 소비 행동 변화와 연계하여 분석하고 정리했다.
세 번째 장에서는 포노 사피엔스 문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을 정리했다. 특히 소비자 관점에서 선택을 받는 기업들의 공통된 특성을 찾고자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포노 사피엔스 문명 시대의 성공 전략을 요약하고 있다. 창업자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필요한 인재 상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이미 달라진 표준 인류 관점에서 기존의 교육방식이 어떻게 혁신되어야 할지를 분석하고, 새로운 인재 상을 제시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위한 신교육방식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교육기관들의 새로운 학습방식을 정리하고 있다. 여기서 제시한 인재 상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재들은 이미 세계적인 기업을 창업하거나 이들 기업의 핵심 인재로 스카우트되어 문명의 변화를 리드하고 있다.
이러한 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이러한 혁명에 동참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과거 1,2,3차 산업 혁명이 기술의 변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현재 혁명의 출발은 시장이다. 달라진 소비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다. 위기는 곧 기회다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은 아시아 최고로 발돋움했고 해외 여러 나라에 팬덤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국민소득 100달러 이하에서 시작하여 불과 60년 만에 이뤄낸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강력한 군사적 대치 상황에 놓인 분단국가라는 악조건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아니지만, 인구밀도는 세계 최상위에 속한다. 자원은 없고 사람은 넘쳐나는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런데 포노 사피엔스는 바로 넘쳐나는 사람이 이제는 대체할 수 없는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 디지털 소비 문명의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지금까지의 조직문화, 사회의 위계질서, 사내 직원 간의 관계, 심지어 가족의 구성과 그들의 관계까지 거의 모든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다시 정립되고 있는 중이다.
소비 패턴의 변화에 따라 기업의 사업방식도, 조직 운영도 모두 달라지고 있다. 이 모든 카오스 상태에서 새로운 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법칙은 ‘고객이 왕’이다. 이 시대의 왕인 고객을 사로잡는 비법은 ‘사람을 잘 아는 자’만이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문명을 주도하는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세대이다. 그들은 모든 궁금한 것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한다. 스마트폰은 인류의 지적 능력이 집단적으로 급격하고도 동등하게 상승한 것은 없었다. 이것은 인류가 응축한 혁명의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할 수 있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 ‘밈meme’을 문화 유전자라고 정의하고 생물학적 유전자 DNA와 비교하여 설명한 바 있다. 인간은 뇌를 통해 정보를 복제하고 이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확산하는 방식으로 문명을 창조해왔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지역별로 다른 언어, 다른 문화, 다른 생각을 갖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사람 대 사람’으로 일어나던 문화의 복제는 현대 사회에 진입하면서 대중매체 중심의 대규모 복제로 변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이러한 문명의 복제의 속도가 빨라졌다.
포노 사피엔스는 실시간으로 서로 교감하며 중요 정보를 습득하고 복제해 동시에 수십만, 아니 수천만 명에게 다시 확산한다. 단기간에 수십억, 수백억의 조회 수를 올리는 음악이나 동영상이 이제는 흔한 일이 되었다.
SNS를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달라지는 문화 트렌드도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필요한 전문 지식도 빠르게 학습하고 복제해야 한다.
신문명이 만드는 새로운 언어 체계도 적극적으로 학습하면서 디지털 문명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얻어내야 한다. 이런 모든 활동에서는 당연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때로은 시간도 낭비하고, 때로는 중독도 되고, 감정과 에너지를 허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문명을 힘껏 활용하며 스스로 펼칠 기회를 찾아야 한다. 혁명의 시대를 ‘혁신의 기회’로 삼아 미래를 준비한다면 포노 사피엔스 시대는 확실히 우리에게 기회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