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클릭하시면 조금 큰 사진이 나와요. 얼굴은 알아보실랑가 모르겠습니다. ^0^
'아우성'님께서 찍은 사진을 토대로 약간 보기 편하게 바꿔봤습니다. ~~
8시 살짝 넘은 시각, 남한산성 유원지 입구에 많은 회원들이 모였습니다. 두번째 산행이면서 시산제(始山祭)를 지내는 뜻깊은 날입니다. 분당 산사랑 회장님께서 직접 돌아다니시면서 먼저 인사를 건네셨어요. 젊은 시절에 직업군인을 하신 듯한 단단함이 느껴졌습니다.
둥글게 모여서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마치고 드디어 4월 정기산행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내 고장 성남의 영산(靈山)인 남한산성, 어린 시절부터 정말 뒷동산인 양 오르내리던 곳이지요. 그래서 더욱 친숙하게 느껴졌답니다.
어린 시절엔 남문까지의 오르막길이 정말 길게만 느껴졌는데 오늘은 백련사까지 정말 몇 걸음 걷지도 않은 것 같은데 금세 도착해버렸네요. 더군다나 꽃에 관심이 많다는 제비꽃님과 야생화, 산새 이야기 하면서 쉬엄쉬엄 올라왔는데도 말입니다.
우리 일행은 약수터에서 잠시 땀을 식히고 다시 산을 오릅니다. 총무님께서는 앞뒤를 오가면서 산사랑 회원님들 한 사람 한 사람씩 말을 붙이면 한 달간 어떻게 지냈는지, 다음 산행에서도 보자며 열심히 홍보를 하셨습니다. 정말 성실한 총무님이십니다. 저한테는 노란 산사랑 마크를 잊지 않고 달고 왔다고 칭찬해 주시네요.
우리 산우회도 선두와 후미를 맡은 사람은 삼각형 깃발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씀도 하셨구요~
산악대장님께서도 "운 좋게 일요일 수업에 걸리지 않고 오셨네요."라면서 반겨주십니다. -(저는 학원에서 강사로 있습니다. 학생들의 시험철에는 일요일 수업도 가끔 하거든요)
올라가면서 효소 만들기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에도 살짝 껴봤습니다. 인터넷 산사랑 카페에 산행기나 꽃사진을 올린 '싹수님' 아니냐며 먼저 말을 걸어오시는 분들도 계셔서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_^
이제 2분 뒤면 남문에 도착하겠습니다.
남문에 도착해서 두 번째 휴식, 지난 번 광양 백운산 산행에 비하면 그 힘든 정도가 1/10밖에 되지 않아서 맘이 더욱 가볍습니다. 길목 하나하나가 눈에 익은 곳이어서 길 잃을 걱적은 없네요. 옛날에는 이 남문으로 버스가 지나다녔다고 말했더니 놀라시는 분도 몇 분 계시네요. 정확히 딱 한 대만 지날 수 있었지요. ㅋㅋㅋ 그 때가 갑자기 그리워집니다.
시멘트 길로 갈 사람들과 흙길로 갈 사람들이 나뉩니다. 어차피 수어장대로 올라가는 길은 만나게 되어있고 시간도 거의 비슷하게 걸린답니다. 저는 흙길을 선택했죠. 운동삼아 온 것인데 흙을 밟는게 당연하단 생각으로요. 이것 참.... 또 몇 걸음 안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금세 수어장대에 도착해 버렸네요.
수어장대를 조금 지나 성곽로를 따라가면 5m마다 깃발들이 꽂혀 있는 곳에 서울쪽 풍경이 잘 보이는 데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건 맑은 것도 아니고 안개가 자욱하게 낀 것도 아닌... 고층빌딩과 산봉우리들에 살짝 걸친 먼지띠가 생겼습니다.
먼지띠 아래는 손바닥으로 가리고 먼지띠와 그 위에 솟아있는 봉우리만 사진으로 볼까요? 위의 두 작품(?)이 바로 그 사진입니다. (사실 아우성님 사진을 살짝 확대한 겁니다.)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어떻습니까? 멋진 수묵화가 연상되지요?
금강산이나 지리산 봉우리에서 낮은 산봉우리에 낀 운해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고요, 아니면 바다위에 떠 있는 바위섬들같기도 합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남산 서울타워도 뾰족한 윗부분만 구름위에 떠 있었답니다.
전망대는 서문을 지나 연주봉으로 가는 길에 있으니 그저 성곽 위에서 사진으로만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솔직히 성곽 안쪽만 바라보며 걷는 것도 좋지만 성곽 바깥쪽의 풍경도 볼만한 게 많은데... 동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냥 Pass ~~ 후미대장을 맡으신 회장님 일행이 도착해서 중간에 합류한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지막 동문으로 향합니다.
지난 번에 처음으로 산행에 동참한 정상님, 가원님 ㅡ그리고 저 싹수까지 입사 동기(??)들이 함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생겼습니다. 카메라를 목에 걸고 정기 산행의 이모저모를 꼼꼼하게 찍어주시던 두 분이 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는 오늘, 일부러 그 분들을 믿고 디카도 없이 왔는데요. ㅠㅠ 다행히 이정상님의 카메라로 제가 사진사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이(齒)에 달라붙지 않는다는 황기엿을 먹고, 더덕 안주에 막걸리 한잔 걸치고 조심조심 내리막 길을 걸어갑니다. 장경사의 독경소리를 뒤로 하고 동문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사(?)님들이 계셨으면 분명 절에 들러서 몇 장 찍었을텐데... 아쉽네요. 동문 뒤편에서 복수초를 발견합니다. 와~~♬ 행복과 건강의 상징인 이 꽃을 시산제 하는 날에 보게 되다니... 엄청난 행운입니다.
동문 건너편 시구문 위에서 마지막 휴식을 했습니다. 중간 중간에 몇몇 회원들이 합류해서 출발할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였네요. 앉아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망월사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휴식할 때는 걸어온 반대편을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러면 미처 못봤던 것들을 볼 수도 있으니까요. ^*^ 산행코스에 없었던 망월사는 이렇게 뒤를 돌아봐야지만 볼 수 있답니다.>
솔매님께서 가지런히 제수용품들을 배열해 놓으십니다. 돼지 저금통은 배가 부르게 식사(?)를 했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옆에서 A4 용지 석 장짜리 장문의 축문을 마음속으로 읽어가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ㅋㅋㅋ 왜 제가 웃고 있냐구요?
제가 축문 읽는 동안 아우성님께서 산우회 회원님들의 사진을 찍은 모습이 떠올라서 그랬습니다. 제 나름대로 또박또박 큰 소리로 읽는다고 열심히 읽었는데 그 때 무릎꿇고 앉으셨던 분들이 혹시 다리가 저렸으면 어쩌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경건한 마음으로 시산제를 치르는 우리들......
산악대장님이 절을 올릴 때, 바람을 막아주던 촛불주변의 종이컵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서로운 일은 한 번이 아니었답니다. 시산제에 몰래 나타난 도마뱀도 그렇고 시산제 지내는 동안만은 조용히 입을 다물어주던 몇 마리의 까마귀도 신기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산행을 할 때, 동호회 사람들이 시산제를 지내는 것을 보기만 했던 제가 직접 시산제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더군다나 축문 낭독의 임무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곳이 바로 산성별장, 고단한 몸을 막걸리 한 잔, 소주 한 잔으로 풀어버린 곳입니다. 저는 오늘 막걸리만 넉 잔 째 마셨답니다. 제 주량을 4배나 넘어선 기록... 몰래 바깥에 나와 저 돌 폭포에서 튀는 물방울로 정신 차리고 다시 들어갔다니까요. ㅋㅋ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릅니다. 마치 저 혼자 한 박스 다 마신 것처럼...
매송 회장님의 <건배 제의>~ 모두 잔을 들고 " ~ 위하여♬ "를 외칩니다.
하산은 늘 아쉽지요. 이 생태연못을 보니 아들을 데리고 올걸 그랬나 싶습니다. 힘들어하면 제가 안고 돌아다니면 됐을텐데... 하지만 제 아들 역시 이 남한산성이라면 질릴 정도로 많이 올라와서 다음에 천천히 올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소원탑~ 시산제에서 산신령님께 '분당 산사랑'의 안녕을 기원했으니 꼭 들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뻥튀기 하나씩 입에 물고 해장(?)을 했답니다. ㅋㅋ 다음 정기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0^
첫댓글 우와~~~~
조오기 손가락만한 도마뱀은 저랑 젤 처음 만났슴다
시루떡 한조각 들고 나무의자로 가다가 발끝에서 서로 멈칫 !
센스있으신 싹수님 걍 지나칠리가 없죠 가운데손가락 크기의 도마뱀 기념사진 찰칵 !
그런데 전, 남한산성 다시 가야 할 듯 합니다
조오기~전망대랑 연주봉가는 길은 어쩐지 못 본듯하여~ㅋㅋ
서문으로 나가셔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전망대와 연주봉이 나옵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다녀오세요~~
아항~~서문으로 나가야 되는군요
감사감사~담엔 꼭 가보렵니다~~ㅇ
싹수님의 두번째 산행기를 보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남한산성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미완성 마무리까지 부탁합니다~
오늘 퇴근 후에 마무리 지어야지요~~ ㅎㅎ
역시 산행기는 최고시네.... 글이며 사진이며 뽀샵까지...
흙속에서 남들이 못찾는(?) 그냥 지나치는(!) 진주를 찾아내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난 뭐가 미완성인지 모르겠던데....................................요!
절반쯤 썼다가 이게 다시 쓴 것입니다. 산행기는 한 방에 줄줄줄 써야 제대로 써지네요.
저는 사진을 보면서 그 당시 일을 생각하면서 쓰는데 디카로 찍은 사진이 제가 산행기 쓴 다음에
이정상님한테 메일로 와서 좀 감이 떨어지네요.~~ 늘 감사합니다. ^0^
산행기 멋집니다
다음에 책으로 출판해도 좋을듯
나중에 아주 나중에 정말 돈 많이 생기면 자비로 출판하는 책으로 내고 싶어요.
저는 아들 일기를 모아 책을 낸 적이 있거든요. 제 딸도 지금 일기 쓰고 있어서
나중에 2014년 여름쯤에 딸이 태어난 1000일째 날에 책으로 선물해주려고 계획중입니다.
매송 회장님 덕분에 즐거운 산행이 됐습니다. 다음 산행에도 꼭 참석하겠습니다. ^^*
싹수님 !!
함께한 산행 넘 즐건 산행이었답니다 ~~
싹수님을 비롯한 신입회원님들 산사랑의 보배들 이십니다...
여러모로 수고 감사드립니다 ^&^
아참 ! 막걸리 마신 싹수님의 불그스레한 얼굴 넘 귀여웠구요 ~~~
제가 한 거라고는 그저 따라 다니면서 얻어먹은 것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산을 좋아하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것이 즐겁고, 웃음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처음에 이 카페에 약속했듯이 산행기는 빠짐없이 쓰겠습니다.
회원들 모두 좋은 분들만 계셔서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