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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 3 무승부
결과적으로 말해서 무승부로 끝났다.
천둥 번개가 치더니 연이어 퍼붓는 폭우로 경기가 마지막 두세 홀을 놔두고 중단되었지만
라운딩한 홀까지의 스코어 집계로 판정을 하기로 했다.
이번의 1차전은 모임때마다 육부내장을 술로 잠재우는 酒黨과 한잔의 맥주나 음료로 체내
수분을 보충해주는 非酒黨간의 대결로 치뤄졌는데 각당파 소속의 6명의 회원들은 한조에
각 두명씩으로 차출되어 라인업되어 3개조 6개의 스크래치 매치플레이로 치뤄졌다.
몇 개월전부터 얘기되온 두당의 대결이 드디어 뚜껑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다.
해마다 최고조의 더위가 밀려올 무렵 우리는 하계원정을 떠난다. 전혀 정상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거의 아열대 체험 같은 극기훈련인 셈이다. 차에 올라타 헝크러진듯 멍한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붙여놓고 실눈의 상태에서 집합장소인 부산의 서쪽인 낙동강하류
근처에 위치한 강서체육공원 주차장으로 향한다.
그곳에 모여 19인승 리무진으로 갈아타고 이번 하계 원정의 목적지인 전라남도 장흥에
위치한 JNJ (정남진) cc로 가기로했다.
이른 아침 그리고 하기휴가의 대중적 기간의 시작인 오늘. 해운대에서 출발하면 거의
모든 차량에 장착된 네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부산TRAFFIC JAM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동서고가도로. 그덕에 다들 이른 새벽부터 준비하고 나오느라 아침도 걸렀을
회원들을 위해 총무가 김밥 한줄과 생수를 준비해왔다.
도착한 순서대로 체육공원 주차장 잔디밭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알미늄포일을
뱀 허물벗기듯 아래로 밀어가며 머리부터 한조각 한조각 씩 빼서는 입으로 가져간다.
반사적으로 습관화 된 동작이다. 그리곤 병아리 물 삼키듯 고개를 쳐들고 생수 한모금.
사실 머리는 훨씬 아래쪽에 있는 손에 쥔 김밥을 응시하면서 생수통을 수직으로 세워
물을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게다. (아쉽게도 카메라는 이 광경을 사진으로 남기질
못했다. 흡사 모 방송의 아프리카 구호를 홍보하는 그 모습은 아니더라도 상황은 충분히
연상할 수있었는데….. 아쉬움 백배다. 그리고 깊이 반성한다. 다시는 이런 추억어린 장면을
놓치지 않기로…)
19인승 리무진버스. 우등고속버스의 좌석처럼 넓고 안락한 의자에 몸을 맡긴채 전남
장흥으로 떠난다. 무정차 준법운행이면 두시간 이삼십분 거리지만 육십 중반인 회원들의
불규칙한 생리적 배출을 위해 중간에 두어군데 휴게소에 들른다. 주당파는 벌써부터
총무가 준비한 캔맥주와 종이팩 소주를 하나씩들고 기세를 올린다. 밥과 찬을 보면
거미줄같이 얽힌 망막에 잡힌 신호가 대뇌에 보고 하고 술을 찿게되는 순간적 대응시스템
인데 불과 몇분전의 공원주차장 난전에서의 한줄기 김밥을 안주삼아 먹어야하는데 그냥
맨 안주만 먹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憐憫의 情마저 느낀다.
남해고속도로를 따라 경상남도의 도시들을 지나 섬진강을 건너 전라남도에 입성해서
다시 국도와 지방도를 연결해 집결지 출발후 세시간 반만에 도착한 장흥 그리고 JNJ cc..
장흥은 몇해전 가족끼리 편백나무숲으로 유명한 장흥우드랜드를 다녀온 이후로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다. 그리고 JNJ 는 정남진의 영어표기 이니셜인데 조선시대 경복궁을
기준으로 정남방향에 있는 나룻터로 장흥읍을 지나 강진까지 이어지는 탐진강이 흐르고
있다. 나중에 저녁식사를 위해 장흥 읍내로 가는길인 탐진강가에서 물축제가 한창이었다.
정동진 그리고 정남진. 그러면 서쪽과 북쪽은? 의문들어 찿아본 정서진과 정북진.
정서진은 해넘이로 알려진 듯한 인천국제공항가는 영종대교입구 근처로 지도에 나와있고
정북진은 초등학교시절 한반도에서 제일 추운 지역으로 배운 중강진이다.
각설하고.
라운딩복장으로 갈아입고 클럽하우스식당에서 다시 뱃속을 채우고 생활불변사항으로
주당파는 전남이 고향인 ‘입새주’ 로 위장의 허전함을 또 달래주기 시작한다. 그나마
시합라운딩 걱정 때문인지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넉넉히 남은 티오프타임까지의 시간을 퍼팅 연습을 위해 퍼터를 빼어들고 하나 둘
모여든다. 수많은 경쟁속에서 살아남고 자신을 지키기위해 발버둥쳐온 그 DNA가
나이들었다고 사라지겠는가? 승자와 패자의 갈림길은 단순히 명예와 기분문제를 넘어서
금전적 차이 도 한 몫한다. (승자팀은 패자팀 상금의 2.5배다)
유독 바지주머니에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두 손을 질르고 있는 필자가 더더욱 이상해진다.
왜 그러고 서있었는지는 나만이 안다. 유난히도 땀이 많은 필자한테는 오늘처럼 구름이
껴있다 하더라도 한여름은 한 여름이다. 그리고 미리 땀빼서 등허리가 젖으면 골프고
뭐고 귀챦아진다. 게다가 필자가 속한 비주당파의 압승이 될거라고 믿고 있는 판에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있고 싶었다.
여느 하계 원정경기때마다 늘 그래왔듯이 후기는 나의 몫이었고 그러다보니 사진도
내 담당이었다. 첫 코스인 ‘진’ 코스의 (JNJ cc는 ‘정’, ‘남’ 그리고 ‘진’의 세코스 27홀로
되어있고 이후 담당 캐디한테들은 얘기지만 ‘진’이 제일 까다로운 코스란다.) 티박스
근처에서 나를 제외한 11명의 단체사진을 찍어주고 필자를 포함한 완성된 12명이
단체사진을 찍기까지는 첫조의 캐디가 오기까지 족히 십여분이 더 흘렀다.
사진배경의 나무아래 그늘이지만 꾸물럭 꾸물럭 솟아오르는 아스팔트의 열기가 만만치
않은 데 단 한장의 완성된 전원합체의 단체사진을 찍어야한다는 그 의무감내지는 사명감.
감히 우리는 또 무언가를 해내고 있는 것같다. 금삼회카페에 남겨진 글과 사진들을 그리
멀지도 않은 훗날에 몇가닥 남지 않을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추억을 되살려본다면
그 또한 인생의 멋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지금 그 모습을 그려보면서 여행지에
도착했지만 JET LAG SYNDROME으로 침대에 눕지 않고 책상에 앉아 이틀전의 1박2일
여정을 反芻해 가면서 後記를 쓰고 있다.
첫조의 티오프에 이어 둘째, 셋째조의 티오프.
조별 사진들은 스타트홀보다 훨씬 화사한 6번홀에서 찍은 사진으로 바꾸어본다.
꽃할배에 맞게. 왼쪽부터 이름도 넣어보고… 컴퓨터라는 게 이때는 참 요긴하다. 언젠가
우리인간을 바보로 轉落시키고 말겠지만.....
‘진’코스는 JNJ cc 중에서도 늦게 추가되면서 자연친화적으로 설계가 된건지 첫 홀과
파3 숏홀의 두홀을 제외한 나머지 6개홀은 홀마다 레이아웃의 개성이 너무강했다.
페어웨이는 켄터키블루글라스 (일명 양잔디) 로 관리는 퍼블릭이지만 (이전에는 회
원제이었는데 퍼블릭으로 변경되었다함) 잘 되어있었다. 우리 금삼회의 홈cc인 통도cc에
비하면 정말 큰 차이가 난다. 한여름 뙤약볕인데도 잔디 녹은 곳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IP 지점 근처의 페어웨이 중간에 SAND BUNKER나 헤져드를 만들어 놔서 이를 피하려고
공치다 보면 밀리거나 감겨서 산신령이나 용왕님을 친견하기 십상이고. 그린주변에 2-3개씩
무더기로 만들어진 방카를 바로 지나서 홀컵이 있으니 습성상 짧게치면 턱이 엄청난 벙커로
직행하고 안정하게 조금이라도 길게치면 내리막 라이를 타고 한없이 흘러서 그린을 벗어나
반대편 러프에 편안히 자리잡고 어렵사리 온그린 하더라도 UNDURATION이 심해 투펏은
거의 남의 나라 얘기인 것 같다.
통도cc에서 치던대로 아이언 거리를 잡고 치니 반클럽 정도 짧았고 이 때문에 세컨샷은
매번 그린앞 턱 높은 벙커로 빨려들어가 버린다. 둘째날은 아예 한 클럽 길게잡고
쓸어치기를 했는데 이게 좀 효과가 있었다. 그린은 벤트글라스인데 그린속도가 통도cc의
3미터에 비해 좀 더 빨랐다. 이것도 첫날 힘든 라운딩의 한 요인 이었으리라.
특히나 魔의 4번홀은 파5 롱홀인데 페어웨이가 좁아서 특히나 애를 먹었다. 첫날은 우측
러프로 OB. 둘째날은 좌측 소나무 절벽아래로 OB. 나름대로 정확한 드라이버 방향을
잡아쳐도 이지경이다. 오르막에 거리는 왜 그렇게 긴건지. 아마츄어는 포온이 정답이다.
전반적으로 용모양으로 넓직한 해져드와 좁은 페어웨이. 그리고 한 성질낸듯한 그린과
홀 컵위치. 스코어 카드를 봐야 알겠지만 더블보기정도라면 성공하는 홀이 아닐까 싶다.
옥의 티라고나 할까. 스코어문제와 상대팀 공의 OB 판가름여부로 제법 심한 시시비비가
있었다. 후반에도 동반자공을 바꿔치는 해프닝등까지 겹쳐졌으니….…
퍼팅 셋업을 풀고 중재에 나서보지만 쉽사리 그치질 않는다. 다들 홀 아웃을 한후 다시
복기를하여 스코어를 조정했지만 분위기는 말이 아니다. 너무 경쟁의식을 가져서 그런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그 분위기는 후반 라운딩 중후반 천둥 번개가 치고 연이어 폭우가
내려 경기를 접을 때까지 이어졌다. 후기를 쓰면서도 이런 내용을 넣어야할 것인지는
오랜 시간 망설였다.. 경기규칙은 지키되 서로가 동반자를 조금만 더 배려하는 골퍼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어본다.
動中靜이라고 할까? 잠시 그늘집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나니 6번홀이 너무 매력적으로
눈앞에 펼쳐졌다. 멀리 보이는 쌍 분수가 시원함을 더해주는 아일랜드 파3 홀이다.
초록의 잔디와 티박스옆에서 조용히 웃어주는 만개한 색깔고운 배롱나무(목백일홍)가
너무나도 정겹다.
여인네의 품 같은 포근함속에 7번 아이언을 부드럽게 스윙했다. 첫날 둘째날 모두 아주
가까운 거리로 붙였다. 첫날은 오르막 라이라 그냥 밀어주니 홀컵으로 떨어져 버디.
둘째날은 내리막 라이라 조심스럽게 굴린게 홀컵을 살작 비켜가서 파.
다음홀로 이동하는 동안 몇번이고 뒤돌아보며 아쉬워했다. 그 멋진 풍광때문에…..
우리조는 전반 나인홀은 비주당파의 리드로 끝났다.
후반 나인홀은 한결 쉽다는 ‘정’코스이다.
두팀간의 냉냉하게 식은 분위기탓일까? 라운딩이 아주 RELUCTANT해진다.. 당장 비라도
내려 경기가 중단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계속 앞서고.
아니나 다를까 후반 4번홀부터 시작한 천둥 번개는 당장이라도 하늘의 시커먼 비구름에
구멍을 낼 기세인데 3개 홀을 더 라운딩한 후 구멍이 뚫렸다. 하늘도 怒한 모양이다.
빗줄기가 엄청난 굵기로 그린과 카트길을 때린다.
남은 두홀을 포기하고 도망치듯 카트에 올라와 클럽하우스로 돌아왔다. 우리조는 비겼다.
집행부에서 잔여홀을 제외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앞조는 1개홀, 뒷조는 3개홀을 취소했다.
시원하다. 샤워기를 튀어나온 차디찬 물줄기들이 머리랑 양어깨를 내려친다.
너무 시원하다. 다시 살아 돌아온 듯하다.
첫날의 경기결과는 다른 2개조에서 2승2패를 기록함으로써 3대3 무승부로 결론지어졌다.
원래는 첫날의 경기가 무승부일 경우 다음날 재경기를 해서 결판을 보도록 되어있지만
저녁시간에 재경기여부와 경기방식등에 관해 의논해 보기로했다.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다시 버스에올라 장흥 읍내로 향한다. 길마다 빗물이 넘쳐나고
가로수마다 걸어놓은 ‘물축제’의 홍보배너가 참으로 안타깝다. 들여다보니 나흘전부터
일주일간 유명가수를 초청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탐진강 ‘물축제’를 한다는데
비가와서 주최측이나 군민들, 관광삼아 온 객지 손님들마저도 참 혼란 스러울 것 같다.
예약된 식당에 도착해서 보니 공연장이 바로 코앞이다.
오늘 즐기게되는 장흥삼합은 소고기, 키조개살 그리고 표고버섯을 구어서 널리 알려진
홍어삼합처럼 즐기는 것인데 나름 독특하다. 홍삼합이 묵은지에 싸거나 같이 먹는다면
장흥삼합은 상추나 잎채소에싸서 먹는다. 차이는 있는 것 같은데 좌우지간 우리네는
조상대대로 뭔가 싸서 먹고 이것 저것 섞어 비벼먹는 문화인지라 그리 특이할 건 없었다.
물만난 물고기 마냥 신나는건 주당파이다. 푸짐한 안주거리에 입새주를 곁들이니 모습들이
흐뭇해 보인다. 게다가 질 거라고 예측한 비주당파와의 경기가 비기는 경우가 됐으니
이 얼마나 호사스럽게 먹는 한잔 술이던가….
甲論乙駁 끝에 재경기 없는 무승부로 결론을 지었다.
시상금 배분도 공평하게 반씩나누고. 내일경기는 조를 새로 구성해서 시합 하기로했다.
여느때와는 달리 핸디를 감안한 우승, 최저타수상, 多 PAR상, 多 BOGEY상, 그리고 행운상
(꼴찌를 면했다고 11등에게 주는 상) 으로 하고 그동안 해오던 홀수 등수에게 시상하던 것을
홀수 등수의 꼴찌와 짝수 등수의 꼴찌가 (실제적으로 맨꼴찌임) 가위바위보로 결정해서
해당되는 멤버들이 추가로 상금을 받는 다소 특이한 룰을 만들고 JNJ 골프텔로 돌아왔다.
주당은 주당끼리 4인 2실의 (싱글침대) 방배정을 받고 흡연 맴버는 흡연멤버대로
방배정이되고 나처럼 NCND (NO CIGARETTES NO DRINKING ) 멤버 4명은 (종찬, 재국과
석운을 포함) 꼭같이 4인 2실의 싱글침대 방 배정이 되었다. 어제 밤 잠을 설쳐서 12시
조금 넘어 침대에 몸을 눕히고 잠을 청해보는데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쉽사리 잠에 빠져
들지 않는다.
한참을 뒤척이다가 라운딩때의 천둥소리보다는 훨씬 높은 500Hz 주파수 영역대이지만
짧은 거리라서 거의 유사한 레벨의 소음이 귓전을 때린다. 때로는 다양하게 변조되어
4평정도의 콘크리트방이 울림통으로 변해 편안한 공기의 흐름을 갈기 갈기 찢어 놓는다.
언젠가처럼 이불을 싸들고 나가서 거실의 쇼파에 누우려 나왔지만 거기도 벌써 종찬이
나처럼 싸들고 나와 편안하게 누운 상태로 소리 죽인 TV를 시청하고 있다.
한장의 티슈로 한참이나 이리저리 찢고 뭉개서 귀를 틀어막아가면서 최적의 방음조건을
찿아 보지만 쉽질 않다. 여려겹의 티슈를 대학시절 말아 피워봤던 담배필터처럼 내부에
약간의 공기층이 있게 돌돌 말고 잘못해서 귀에 완전히 박혀 들어가지 않게 스카프처럼
날개를 만들어서 양쪽 귀에 꼽고 다시 방에 들어와 누워본다. 맴도는 소음은 약간은 줄어든
것 같다. 무진장 오랜시간 동안 요가하듯이 두 다리를 꺽어 보기도하고 포개가며
뒤척이다가 드디어 잠이 들었다. 소리와 진동을 동시 작동하는 휴대폰의 알람이 계속
기상을 제촉하고 있었는데 귀에 박아놓은 PAPER EAR PLUG 때문에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눈을 떳다. 찬물샤워를 하고 나니 몸과 눈에 붙어있던 수면박테리아가 날아가 버리고
다시 제 정신으로 돌아온다.
오늘의 라운딩을 위해 복장을 고쳐입고 식당으로 향한다. 시달렸을 위장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 뜨거운 시레기 국밥으로 속을 달래본다.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태양이
이글거리며 달아오르고 있다. 옆테이블의 안석과 상열은 어제 다 못다 마신 종이팩소주를
가져와서 홀짝인다. 진정한 의미에서 주당파임에 틀림없다. 나에게는 항상 웃는 모습으로
刻印되어있는 멋진 친구들이다.
작년 5월 아이언SHANK부분에 잘못 맞은 상열이의 타구에 오른쪽 장딴지를 맞아 두어달
고생한 것을 제외하면.... 안석은 오늘 나랑 한조가 되어 라운딩한다.
티박스근처에 오니 어제의 폭우로 밑에서는 습한 더운 공기가 머리위에서는 마른 땡볕이
내리쬔다. 오늘은 어제는 경험못했던 ‘남’ 코스와 끔직했던 ‘진’ 코스다.
3명의 주당파 (안석, 지한 그리고 어제 같은조였던 종만) 그리고 비주당파인 나. 오늘은
굳이 주당, 비주당을 가릴 필요는 없지만 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남’코스는 어제의
‘정’코스랑 비슷하게 코스맵이 그리 사납지 않다. 그렇지만 페어웨이 벙커의 위치나
그린사이드벙커, 해져드위치등은 골퍼들을 상당히 괴롭힐 것 같다.
‘남’과’진’. 붙여서 남진코스는 2015년 과 2016년에 KLPGA 대회가 열린 코스이기도하다.
결코 만만하게 보고 덤빌 코스는 절대 아닌 것 같다.
첫홀부터 PAR5 롱 홀인데 오르막이 있어 진을 뺀다. 입다물고 치려 했지만 한여름의
黃狗처럼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고는 호흡을 가다듬는다. PAR로 스코어링하던 PAR3
쇼트홀에서 다블 보기도 하고…
이것 저것 다해보고 (물에 빠뜨려 용왕님을 친견했다) 전반 나인을 끝냈다. 그리
나쁘지 않은 스코어다. 동반자인 지한과 안석도 선전해서 좋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문제는 어제의 그 恨맺힌 ‘진’코스가 남았다는 사실이다.
한홀 한홀 또박 또박 집중해 쳐본다. 첫 3개홀은 그럭 저럭 코스 MANAGEMENT 가 된
것 같다. 문제의 4번 PAR 5 롱 홀. 페어웨이의 드라이버 IP지점은 좁고 왼쪽 오른쪽으로
툭툭 튀어나온 나무와 잡목 숲으로 되어있어 더 이상 드라이버를 어떻게 휘둘러야 할지
막막하다. 아이언 티샷을 할까 생각했지만 정면 승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역시 OB.
어제는 SLICE 였었고 오늘은 잔뜩 긴장한 탓에 HOOK 이 나버렸다.
지한은 다행이도 코스를 잘 잡아서 페어웨이에 안착했고 안석도 나와 같이 훅성 OB.
종만도 내기억으로는 OB였던 것같다. OB 샷지점에서 해져드를 건너 오르막으로
이어지는데 그렇게 잘 맞던 우드마저 주눅이 들은 모양이다. 여러 차례 클럽을 바꿔가며
드디어 그린에 타치다운. 6 ON이다. 그것도 대략 25미터 퍼팅거리라서 쓰리펏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결국은 쓰리펏으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QUADRUPLE BOGEY로
마무리 지었다.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다. 차라리 미들 아이언 샷을 해볼 걸 하는 생각도
든다. 다음에 다시 들르면 이 홀을 다시 도전 해 보고싶다. 우선은 티를 티박스의
오른쪽에서 조금 왼쪽으로 꼽아주고 드로우를 치면 될 것 같다.
모르긴 몰라도 DOUBLE PAR한 멤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세컨드 샷도
잘못하면 OB나 해져드에 쳐 박아 넣을 수 있는 지형적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궁금해
할 것 같아서 얘기해주지만 드라이버 샷에 성공한 지한은 더블보기로 마감했다.
그만큼 어려운 홀 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다. 이후의 5개 홀은 어제 쳐봤던 기억으로
3 PARS 와 2 BOGEYS로 라운딩을 끝냈고 동반자들도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라운딩을
끝냈다.
짐을 챙기고 이번 원정의 마지막 먹거리로 점심을 하러 장흥읍내방향으로 다시 향한다.
누군가의 제의로 소문난 간장게장을 즐기기로 했다. 양념게장이야 양념맛에 가려져 그게
그거 겠지만 간장게장은 비린내 안나게 잘 숙성시켜야한다. 물론 여러 재료가 어우러진
장맛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몇 해전 안면도에서 먹은 간장게장이 생각난다. 물론 게의
종류는 이곳과 다르지만 아주 전국적으로 소문난 맛집이었다. 간장게장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도 즐겨 먹었으니 대단한 집이다.
오늘 간장게장 점심도 나름대로의 퀄리티가 있었다. 변함없이 주당파는 한병 두병
잎세주의 뚜껑을 비틀어 따고… 안석과 상열은 담배를 즐기느라 늦게 실내로 들어오는
바람에 나와 합석하였다. 또 변함없이 웃고 얘기하며 그렇게 점심식사는 즐거움과 다시
화기애애한 閑談의 場으로 익어가고 있었다.
연이어 회장님 인사말과 오늘경기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우승 : 이영욱 (86타, 핸디대비)
베스트스코어 : 김인곤 (88타, 중복수상불가적용)
多 PAR상 : 윤지한 ( 8개, 중복수상불가적용)
多보기상 : 변재국 (10개)
행운상 : 김석운
그리고 홀.짝 행운은 홀수조(1.3.5.7.9.11등) 로 결정되어 추가의 상금을 받았다.
이번 원정에서도 작년과 같이 회장님의 오십만원의 찬조를 비롯해 이종경회원, 회사
일정으로 참석 못한 황동연회원 (대신 게스트로 김인곤 동기가 참석) 과 윤지한회원이
각각 이십만씩을 찬조를 하였다. 김석운회원은 올해도 변함없이 된장을 각 1통씩을
찬조하였다.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린다.
지면 관계상 미처 본문에 실리지 못한 사진들은 아래의 url을 클릭하면 즐겨 보실 수
있으니 접속해서 필요한 사진들은 복사해 가길 바란다.
http://cafe.daum.net/KNG27GOLF/AFlF/41
http://cafe.daum.net/KNG27GOLF/AFlF/42
끝으로 여행중이라 노트패드의 작은 화면과 후기를 작성하느라 오타나 이중타가
발견되더라도 그려려니하고 양해해 주시고 끝까지 읽어 주신데 대해 심심한 敬意를
표합니다.
Your summer vacations to be healthy and valuable, I do expect !!
뚜벅이 이영욱
첫댓글 이미 등단하신 의젓한 수필가의 그날의 상황묘사... 정말 좋습니다.
올해도 누군가가 밤잠을 설치게했나보네요... ㅎㅎ
내년엔 또 누구랑?
폭염경보와 폭우속에서 함께한 동기들과의 1박2일 라운딩추억... 또 한해가 지나가네요
좋은글귀와 사진들... 수고하셨고 또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에 보면 그때가 생생하게 기억날듯~ 수고했슴다.
물축제 초청가수 정수라 "환희"~ , 역시 쫀득쫀득하게 잘 부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