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전쟁
직전 수조 원에 달하는 재산을 자녀들에게 나눠줬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연합뉴스© 제공: 조선일보 6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브라모비치가 이용 중이던 신탁 회사에서 유출된 문건을 입수해, 아브라모비치가 작년 2월 최소 10곳의 비밀 신탁회사들이 관리해 온 자신의 재산 수혜자를 자녀 7명으로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영국과 유럽연합은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고 보고 그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9살짜리 막내 아들을 포함한 아브라모비치 자녀 7명은 이번 자산 재편 작업으로 최소 40억달러(약 5조원)의 신탁 자산을 소유하게 됐다. 물려 받은 실제 가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신탁회사들은 수혜자를 아브라모비치에서 자녀들로 변경하거나, 아브라모비치 수혜 비율을 49%로 낮추고 자녀 수혜 비율을 51%로 높였다.
이 같은 작업은 작년 2월 4일 시작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에 끝났다. 영국 정부는 침공 다음날인 같은 달 25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에 대한 제재를 발표 했고, 아브라모비치를 포함한 올리가르히들은 한 달 뒤인 3월 10일 제재 명단에 올랐다. 가디언은 아브라모비치의 재산 분배 작업이 각국 정부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올리가르히들을 제재하겠다고 경고 한 지 며칠 뒤 시작됐다며, 서방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가디언에 수혜자 변경 작업이 의도적인 제재 회피일 수는 있으나 불법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혜자 변경을 통해 서방 국가들의 제재 작업을 복잡하게 만들고, 소유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소유자가 아브라모비치인지 그의 자녀인지 명확히 확인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푸틴 가족과 달리 올리가르히 가족들은 제재 대상에서 빠져 있어 자녀들의 소유가 확인 되더라도, 자산 동결 대상이 되는지도 모호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