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섬 묘도
우리 지역에서는 묘도(猫島)하면 누구나 고양이섬이라고 한다. 고양이섬 묘도에는 쥐가 살지 않고, 고양이 때문에 섬에는 살지 못하고, 그 앞에 서치도, 쥐섬이 있다. 더욱 발전해서 묘도에는 서씨(徐氏)가 살면 해를 입는다고 해서 서씨가 살지 않는다는 전설까지 있다. 이것은 서씨가 쥐 서(鼠)자와 음이 같아서 지어진 이야기일 뿐이다.
이렇게 묘도가 고양이 섬으로 알려진 까닭은 고양이와 관계가 없는 땅이름이다. 묘도의 옛 이름은 ‘괴 섬’이고, ‘괴 섬’에서 '괴'는 굴이란 뜻의 고어이다. 묘도를 ‘괴 섬’으로 부르게 된 것은 섬의 서쪽해안에 바위굴 ‘괴 입’이 있기 때문이다. '괴 입'의 괴를 본래의 의미인 굴로 생각하지 않고 고양이로 생각하면서 한자표기도 고양이 묘(猫)자로 표기하면서 고양이섬 묘도가 되어버렸다.
머지 않아 그리울 묘도 도선
이제 더 이상 묘도는 섬이 아니다. 2012년 5월이 되면 묘도대교로 월내동과 연결되고, 이순신대교로 광양시와 연결된다. 시내에서 61번 시내버스를 타고 월내 선착장에 도착하면 바로 묘도 도선을 타고 건넌다. 한번 들어가면 언젠가는 다시 이 도선으로 나와야 하므로 들어갈 때 요금을 받지 않고, 묘도 선착장 매표소에서 나올 때 선표를 끊고 승선을 한다.
마을에서 운영을 하는 도선 2척은 이제 묘도 주민의 발이었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옛 향수를 생각해서 도선을 이용하거나 마을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이순신대교와 묘도대교를 구경할 수 있는 관광 유람선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리가 준공하기 전에 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도선을 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순신대교 전망대 봉화산 가는 길
선착장에서 내리면 묘도동 사무소가 있는 창촌이라는 마을이 있다. 창촌은 창고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옛날은 ‘창몰’이라고 하였다. 여기서 '몰'이란 마을이란 뜻의 옛말이다. 이 마을에 묘도목장의 관사와 창고의 역할을 하던 좌기청이 있었기에 창이 있던 마을의 뜻인 ‘창 몰’로 불려지게 되었다.
창촌에는 조산이란 작은 산이 있다. 조산이란 사람의 힘으로 만든 산으로 풍수지리에서 마을의 부족한 기운을 채워준다는 전통 신앙 때문에 만들기도 한다. 그것보다는 바다를 막아 농경지나 개천을 만들면서 나오는 흙이나 돌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창촌마을 서북으로 병선을 숨겨놓았다는 뜻의 선장개란 포구가 있다. 이곳에서 월내동과 세구지에서 발견된 것과는 전혀 다른 '슴베식 돌칼' 2점이 고기잡이 하던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창촌 마을 선장개는 임란당시 마지막 해전을 앞두고 이 충무공께서 조선함 대를 이끌고 진을 친 곳이다. 이충무공의 난중일기에 “유도에 진을 쳤다”고 기록한 유도가 지금의 선장개라고 한다. 지금의 간척지에 조선함대가 정박하고 장군막사 등 군사지휘부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246m 높이 묘도 봉화산에는 봉수대가 있다. 임진왜란 이전부터 사용했던 봉수대이다. 원형의 복원이 가능하도록 잘 보존되어 있으며 지금도 광양만의 전망대 구실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 '이순신대교'가 개통되면 봉화산 자체가 전망대가 된다. 여수시에서도 봉수대의 복원과 광양만 전망대 설치사업을 계 획하고 있다. 이곳에 전망공원이 만들어지면 이순신대교 못지 않게 여수산단과 광양제철 등 산업단지 야경이 멋있을 것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봉화산 자락에는 특이하게도 광양포라는 마을이 있다. 처음에는 ‘갱개’라고 하였는데 우리말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광양포'가 되었다. 광양으로 가는 포구의 뜻으로 바꾸어 '광양포 마을'이 되었다는 것은 이미 '이순신대교'를 예고한 것 같다. 마을 입구에 개구리를 닮은 퇴적암이 있고, 바위에 박혔던 자갈들이 침식작용이나 염분에 의해 빠져나가 '타포니'가 형성되어 있다.
조, 명, 일 삼국의 격전지 도독포
웅장한 '이순신대교' 교각 아래를 지나면 '도독포 마을'이 있다. 언뜻 들으면 '도둑'으로 들려서 기분이 나쁠 도독골 또는 도독개라고 불렷던 도독포(都督浦) 마을이 나타난다. 이곳은 임진왜란당시 명나라 수군도독인 진린장군이 주둔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도독골'이란 땅이름은 여러 곳에 아주 많이 나타나는 땅이름이다. 산이나 작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골짜기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