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2(토)일,
사)원유전통예절문화협회 선비들이 의기투합하여 <선비들의 나들이 -명차원 떡차 제다실습>시간을 갖았다.
연말인지라 각종 애경사와 연례모임이 가득한 때이지만,
각자의 귀중한 시간을 모아 유익한 자리를 마련했다.
8명으로 구성된 이 날 나들이에는,
<선비들의 나들이>에 희망 참가한 일일 선비 안영희, 이수경 교육생도 함께 했다.
마침 천안시에서 보조금을 지원 받아 12인승 승합차를 렌트하여 쾌적하고 편안한 이동을 할 수 있었다.
일행은 오전 06:30 원유협회 1층에 위치한 다림헌에서 만나,
원유 전재분 이사장께 따끈한 새벽차를 대접 받고, 배웅을 받으며 여정을 시작했다.
이른 시간에 출발하였는지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육개장과 된장찌개로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10:20 경상남도 하동 <명차원 영농협동조합>에 도착했다.
명차원의 전중석 대표는,
한국의 3대 다성 중 한 분인 초의선사의 유지를 잇는 용운(차명茶名 고월古月)스님의 친동생으로
용운스님의 전통제다법과 전대표의 수십 년 경험, 노하우, 데이터베이스를 버무려
국내 최상위 품질의 차를 만들고 있다.
일행은 전대표에게 떡차제다 뿐 아니라
"초보자가 좋은 차와 좋지 못한 차를 알아채는 법"에 대한 노하우 강의를 들었다.
차 구매를 망설이는 초보자에게 현실적으로 무척 필요한 주제였다.
투박한 손으로 표일배에 차를 가득 넣고 아무렇지 않게 우려내 커다란 와인잔에 내놓는 그만의 찻자리가 참 멋스럽다. 강의를 마치고 전대표는, 와인잔의 오목하고 튜울립 같은 모양새가 차의 향을 오래 머무르게 하고, 첫 만남이 어색하지 않도록 잔을 높이 들고 인사를 나누기 위해 와인잔을 내놓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차의 향과 맛, 사람사이의 호감도까지 고려한 아이디어가 그의 깊은 차심茶心과 배려를 가늠하게 했다.
이론 강의에 이어 떡차 제다실습이 이어졌다.
떡차제다는 일시에 준비하고 만들어내는 작업이 아니다. 1창4기의 시기에 채엽을 하고, 찧거나 갈아낸 후에 바실러스 미생물을 잘 배합/혼합하여 발효/보관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날 떡차제다 실습은 전대표가 미리 준비한 떡차덩어리를 성형하는 작업으로 진행하였다.
이미 두 어 차례 떡차제다를 경험한 문응호 선비는 판매상품 이상의 아름다운 떡차성형 솜씨를 뽐냈다. 전통찻집 <들꽃내음>을 운영하는 윤개현 선비 역시 차분한 성격과 정성 가득한 손놀림으로 판매상품 못지 않은 단단하고 아름다운 떡차를 성형했다. 3Kg이나 떡차덩어리를 주문한 유왕근 선비는 능숙한 반죽솜씨로, 안영희 규수는 빠른 솜씨로 일행을 놀라게 했다.
중식으로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섬진강 참게와 메기로 시원하게 끓인 매운탕을 먹고, 최참판댁 초입에서 섬진강 일대의 전경을 감상하였다.
화개장터에게 짧은 아이쇼핑 시간을 갖고 다시 원유협회로 악셀레이터를 밟았다.
문응호 선비의 진심 가득 담긴 유머와, 장태순 선비의 마법의 지압 손가락, 유왕근 선비의 해박한 토종작물 지식을 들으며 돌아오는 길은 짧게만 느껴졌다.
즐거웠던 <선비들의 나들이>의 여운이 아쉬웠던 일행은, 지난학기 화요 기초다례반을 수강했던 고은아 교육생이 운영하는 대형호프 <델리하임>에서 저녁식사 겸 남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았다.
다음 나들이와 연말연시 <일차일주一茶一酒>를 계획하며,
차향만큼이나 진하고도 은은한 여운을 가슴에 품었다.
(茶)
첫댓글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
다림에 선비는 그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