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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가 없다. 이제 마지막이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도 참패가 예측된다.
대선 때 5.32%를 이겼던 경기도마저 예측조사에서 패배로 나왔다. 이 조사가 부디 빗나가길 바랄 뿐이다. 인물론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압도적임에도 재산 허위신고, 취업특혜, 취업청탁, 아들의 미국 귀족학교 재학 등 여러 악재를 가진 김은혜 후보를 넘지 못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호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약진할 것 같은 상황이다. 국힘의 경우 20%에 점차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여줄 듯하다. 균열이 일고 있다. 물론 매번 선거 때마다 호남이나 영남은 일부 무소속 당선자를 배출하는 곳이지만 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뼈아픈 일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TK보다 호남에서 무소속 후보가 더 많이 당선될 것이라 생각된다. 민주당의 뿌리라는 호남에서조차 민주당이 고전하는 이유는 민주당에 대한 기대감의 상실, 신뢰의 붕괴라 해석되는 이유이다. 민생당 등 민주당과 다른 행보를 보였던 전북의 김관영 후보가 민주당을 지켜왔던 후보들을 경선에서 거뜬히 제끼고 경선에서 이기고, 본선에서도 가장 높은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이유도 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
선거는 지형, 구도, 주체적 역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지선을 준비하며 아무도 지난 대선을 돌아보지 않았다.
1. 먼저 지형은 좋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수행 평가에서 4년차인 20년 9월 이후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항상 앞서왔다. 그럼에도 정권말기 40%가 넘는 긍정평가를 보이고 있어 민주당은 자위하기에 급급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극에 달했지만 반성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연히 정권교체에 대한 열기는 높아져 갔고, 이런 상황에서 20대 대선을 치렀다. 정권초기에 소득주도성장,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 탈원전 정책 등으로 중도층 이탈은 가속화되어 갔지만 정책 실패에 대한 수정은 없었다.
2. 구도를 만들어 가는데 실패했다.
국힘 윤석열 후보는 선거 막판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등을 통해 보수대통합을 통해 양자구도를 만들었다. 민주당은 못했다. 민주당은 운동권 순혈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 중도층 보수층을 끌어들이기는커녕 민주당을 지탱해왔던 사람들, 중도층이 한명한명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떠나기 시작했지만 그들을 붙잡으려는 노력조차 없었다.
3-1. 주체적 역량 또한 문제가 있었다.
윤석열 후보에 비해 이재명 후보가 가진 유능함이 빛을 발하던 시기, 대선 초반 악재가 터졌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사용은 최대 악재였다. KBS에 보도된 2월 2일을 기점으로 팽팽한 평형을 보이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7%까지 뒤처지게 된다(갤럽). 김혜경 여사의 사과대로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보이지만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던 후보 부인의 법카 사용 의혹은 민주당으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수사 결과는 두고 볼일이지만 말이다.
3-2. 주체적 역량의 두 번째 문제는 민주당의 무능함이었다.
2년 전 총선 때 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며 예상되었던 문제였지만 민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둘로 나뉘어 갔고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됐다. 먼저 지지자는 "180석이나 줬는데 민주당이 개혁을 하지 못한다"고 질타했다. 반대자는 "180석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으로 몰고 갔다. 거기에 박원순 전 시장, 오거돈 전 시장의 성 비위 문제와 그 과정에서의 민주당의 납득치 못할 대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인국공 사태 등으로 얻은 ‘내로남불’까지, 민주당은 상처를 입었고, 중도층 또한 반대자의 편이 되어갔다. 조국 수사에 대한 과도한 수사라는 의혹과 검찰공화국 출범이라는 두려움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 고스란히 희석화되며, 대표적 실패 인청으로 기록될 법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능의 프레임은 강화되었다.
4. 지방선거 전략도 없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치르기 전에 대선평가를 통해 패인에 대한 최소한의 공통분모라도 찾았어야 했다. 그래야 대선패배 이후의 당의 진로를 공유하고, 공천전략 등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패인이 없으니 전략도 중구난방이었다. 그러나 비대위는 대선평가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민주당의 갈짓자 행보는 계속됐다.
이른바 검수완박법 통과에 대한 국민의 반대가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통과시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22. 5. 5.) 국민들은 검수완박법 통과에 대해 잘된 일 36%, 잘못된 일 47%, 이라고 평가했으며, 심지어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잘한 일 68% 잘못된 일 17% 였다. 강경 지지층의 요구에 끌려간 결과였다. '민주당은 할 수 있다'는 해시태그는 점차 그 영역을 좁혀 갔다. 그나마 박병석 국회의장님의 중재로 합의안을 만들어 최악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지만, 처럼회 소속의 일부 의원은 팬덤과 개혁을 무기로 국회의장까지 공격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모 아니면 도가 개혁이라고 우기는 셈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개혁이 부족해서 지선을 패했다는 평가도 있을 것이다.
추경은 어떠한가. 당장 소상공인 등 생존을 위해 통큰 빠른 합의로 조속 지급이 필요했지만 합의에 시간을 끌면서 결국 막 출범한 여당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지급액을 크게 상향시켰지만 국민은 이 역시 외면했다.
5. 공천의 원칙 또한 무너졌다.
서울 지역구의 많은 국회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송영길 후보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지역구를 옮긴다. 그 과정에서 계양을 지역 주민에게 최소한 이해를 구하는 절차조차 생략되었고, 송영길 후보가 서울시민이 된 것을 SNS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정치고향인 분당 갑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짐에도 이른바 '안전한 지역'을 찾아 계양을을 선택했다. 전략공천위원장이었던 나는, 이재명 후보에게 당당한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과거 손학규 대표의 분당을 출마 등 험지에 출마하여 선당후사를 보여주었던 민주당 정치지도자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열린 선택을 강조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의원 시절 안전한 종로를 떠나 부산으로 간 것은 작은 승리가 목적이 아니었다. 다윗의 돌맹이로 골리앗에 대항하겠다는 가치의 반영이자 굳은 의지였다. 그러나 항간에서 얘기하듯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 경기지사선거의 패배를 예고한 행위였다. 강성 지지자의 요구대로 비대위는 서울에서 송영길 후보는 경선을, 이재명 후보는 단수 전략공천을 결정했다. 계양을에 준비하던 후보가 있었음에도 왜 이재명 후보가 경선없이 단수 전략공천 되었는가. 설명은 없었다.
대선패배의 핵심책임자였던 두 후보의 출마는 강성 지지자들에게는 적극적인 환영을 받았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후보자가 나타나는 곳곳마다 다니며 제2의 대선을 보여주는 듯 행동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에게는 일찌감치 지방선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선택은 결국 패인이 되고 말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결과 민주당 우세지역에서 투표율은 더욱 낮아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호남의 민주당 후보들이 고전하는 이유와 맞닿는 지점이다.
게다가 부동산 논란의 핵심이었던 노영민 후보의 충북지사 단수공천까지 겹쳐 민주당은 반성하지 않는 정당 이미지를 굳혀갔다. 대선패배 후 "졌잘싸"라고 위로하며 지냈던 순간 민심은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져갔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모습으로 비쳤다. 송영길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제 지역을 떠난 조기 등판은 그 정점이었다.
6. 비대위의 갈짓자 행보는 신뢰를 무너뜨렸다.
대선패인의 공동 책임자였던 윤호중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되었다. 이 역시 납득지 못할 행보였지만 당장의 지선 준비를 위해 이 또한 의원들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새롭게 등장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혁신과 쇄신의 목소리를 통해 민주당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지만 공천과정에서 송영길 후보의 서울시장 경선, 전 정권 부동산문제 책임자의 공천 등에서 전후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신뢰의 정점에 이르지 못했다. 부동산 문제 책임자 중 한명이었던 노영민 단수 공천에 대해 비대위는 승인했으며, 대선 책임자 송영길의 경선을 의결했다.
또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이준석의 광주행 등 기존 국힘 정치가 닿지 못할 정치영역을 적극적으로 파고 든 모습에 비하면, 사실상 파격적인 행보를 걷지는 못하면서 청년정치의 ‘말’뿐인 한계를 보여 주었다.
또한 586용퇴 문제는, 정작 대선패배 책임론자의 책임을 586세대에게 온통 떠맡겨 책임져야 할 사람들의 책임을 희석화하는 장치로 작용했다. 586책임론에 큰 틀에서 공감하지만 시기도 내용도 부족했다. 세대갈라치기라는 오명도 얻었다. 586에 대한 문제는 별건으로 추후 다시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7. 모두 나부터 반성하는 민주당원이 되자.
나라고 비판받지 못할 부분이 없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전략공천의 방향을 만들고 지켜보자 했지만 비대위는 전략공천위의 논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전략공천위는 회의조차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사실상 논의를 중지했다. 그런데 비대위는 또다시 7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평가를 전략공천위원회로 위임한다.그러나 말뿐이었다. 전략공천위는 형식이었을 뿐 모든 후보를 비대위가 알아서 선정한다. 왜 전략공천위를 끌여들였는가 지금도 의문이다. 나 역시 그 앞에서 무력함을 느꼈다.
계양에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예측되는 것을 이유로 민주당은 또 '졌잘싸'할 것인가? 그러기엔 너무 큰 패배 아닌가. 사실상 전패다! 경기와 대전과 충남 등 일부지역에서 후보가 눈물겨운 각자도생으로 초접전이 예상되지만 정당 지지도만 본다면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이다. 이제 곧 30%대가 깨지고 20%대로 진입하리라 예상된다. 몹시 아프다.
조금 전 페북에 글을 하나 올렸다. "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 댓글에 비난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비난 문자도 많이 들어온다. 가끔이지만 응원 글도 들어온다. 문재인 정부 내내 당내 의원들은 입을 닫아야 했다. 우린 지금 야당이고 변하지 않으면 2년 후, 5년 후 민주당은 없다. 토론하고 변해야 한다. 올해를 넘기면 다시 총선시즌으로 돌입하여 변화는 없을 것이다. 왜 우리가 ‘김동연’이라는 최고의 후보를 김은혜같은 거짓후보에게 질 수 있는 후보로 만들었는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 민주당의원들은 모든 것을 차치하고, 변화와 쇄신을 위한 최소한의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 행동은 1. 대선에 대한 정확한 평가 2. 나를 포함한 민주당의 자기반성 3.지선 평가(이 속에서의 비대위에 대한 엄격한 평가) 4. 책임지는 정치 시스템화 등으로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패배를 자초한 민주당의 한 국회의원으로서 나 역시 치열한 자기반성의 길을 걸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하 여당의원으로서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대해 치열하게 대응하지 못한 비겁함이 있었다.
당원과 국민 앞에 면목이 없다. 오만과 독선으로 망했으면서 오만과 독선을 극복하지 못한 채 힘이 되어 달라, 표를 달라고 했다.
더 이상 퇴로는 없다. 이제 해야 한다. 마지막이다.
첫댓글 이재명이 가장 큰 원흉이죠. 사실 대선도 이재명이 나온게패착입니다. 민주당은 이재명을 버리지않으면 계속 연패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