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19 여자프로배구 후반기가 시작됩니다. 올스타전 휴식기가 끝나고, 5라운드 첫경기. 1월 24일(목) '흥국생명 대 KGC인삼공사' 경기를 TV 생중계로 함께했습니다. 알레나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하고도 0대3 완패를 당했던 지난 4라운드 경기(1월 16일) 결과를, 인삼공사는 오늘은 과연 설욕할 수 있었을까요?
오늘 경기 스타팅라인업. 알레나와 함께 인삼 루키 이예솔 & 박은진 선수가 동시에 투입됩니다.
■ 오늘의 경기 리뷰
인삼공사 최은지와 알레나의 연속득점으로 시작된 1세트(1대2). 홈팀 흥국생명은 김미연과 톰시아의 서브로 맞섰습니다. 힘없이 흐물거리고, 날아오며 뚝뚝 떨어지는데. 오히려 최은지 선수 리시브를 크게 무너뜨리는 효과를 봤습니다(5대3, 7대3, 8대3).
하지만 인삼공사에서는 이예솔이 서브에이스, 박은진 선수가 외발이동공격을 성공시키며 9대6. 그리고 상대의 연속된 범실로 동점(10대10)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앞선 두 겁없는 선수들의 활약은 세트 후반에도 계속되네요. 김미연의 공격을 잡아낸 이예솔 선수의 단독블로킹(11대14 역전)은 경기 초반 분위기를 KGC쪽으로 가져왔고, 이재영을 잡아낸 박은진 선수(16대17)도. 또 앤드라인을 때린 이예솔의 서브득점(16대18)에 긴 랠리를 끝낸 득점도 아주 훌륭했습니다(17대19 시점).
이러한 상대 초반 기세에 놀란 흥국생명 선수들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김미연과 톰시아의 공격범실(19대22), 그리고 톰시아 선수는 KGC 3인 블로킹에 연속으로 걸리며 19대25. 첫 세트를 원정팀에 내주게 되었습니다. KGC인삼공사가 56만에 따낸 세트(승리 아님!)로 감격적이었습니다.
앞선 세트 기세를 그대로 몰아 2대4로 시작한 2세트. 뒤진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세터를 교체(조송화 → 김다솔)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해봅니다.
박은진 선수의 연속득점(5대8, 6대9, 6대10까지)으로 그래도 리드한 인삼공사였지만, 이번에는 범실이 문제였습니다.
초반 이예솔 선수의 서브범실에 이은 리시브 에러로 상대에 추격 허용(8대10). 그리고 세트 중/후반엔 알레나가 삐걱였습니다. 서브범실에 이어 공격도 빗나가고. 후위공격자 반칙까지 범해 순식간에 19대16으로 뒤쳐지게 되었습니다.
최은지 선수의 연속득점(21대21)에도 흥국생명엔 확실한 원투펀치 '이재영 & 톰시아'가 공격에서 앞장서줬습니다. 21 대 25로 끝난 세트(앞서 알레나는 또 공격범실로 상대에 세트포인트를 내주기도). 세트스코어 1대1.
KGC인삼공사 이예솔과 박은진의 득점으로 시작된 3세트(1대3). 14 대 16으로 인삼공사가 앞선 시점부터 다시 경기(중계)에 집중해봤습니다.
알레나의 공격(17대19)과 블로킹(18대21). 최은지 선수 공격도 꾸준하게 좋고, 분위기가 다시 살아난 인삼공사였습니다.
반대로 홈팀 흥국생명에서는 김미연 선수 공격범실에 이은 톰시아 터치넷. 이재영 선수가 흥국 최후의 보루로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22 대 24까지 버텨봤지만, 알레나 선수가 백어택으로 세트를 끝냈습니다. 22 대 25로 다시 KGC가 앞서갑니다.
4세트는 다시 스타팅에 들어온 조송화 세터의 변칙적인 경기운영이 빛난 한판이었습니다. 흥국생명은 김세영 센터 특유의 중앙공격으로 시작. 이주아 선수도 팀의 6-7-8번째 득점을 성공시키며 8 대 4 리드를 가져왔습니다.
본인도 패스페인트 득점도 하고, 여유있네요. 김미연 선수도 살려주고(12대6 + 서브에이스 15대7 시점), 김세영과 이재영은 각각 KGC 주포 알레나와 최은지를 막아세우는 블로킹까지. 그리고 16 대 7로 점수차가 크게 나자 양쪽팀 모두 주전들을 대거 벤치로 불러들이며 파이널세트를 준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알레나, 이재영, 톰시아 등등이 다 빠지고 25 대 14로 세트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5세트. 그 어느 때보다도 기세(분위기)가 중요했고, 또 이재영의 백어택을 한수지 선수가 막아세울 때까지만 해도 '인삼공사에도 기회가 있다' 느낌이 들었었습니다(7대8).
하지만 알레나 선수의 공격 범실 후 흥국에서 김세영의 득점, 또 김미연 선수의 서브에이스로 그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10대8, 흥국생명 리드). 덧붙여 승부처마다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켜주는 이재영 선수가 '확실한 에이스 놀이'에 빠진 하이 KGC에선 이예솔 선수의 결정적인 서브미스(14대11)가 나오며 그대로 승부가 갈렸습니다.
오랜만에 풀세트 경기를 진지하게 다 봤네요. 세트스코어 3대2로 흥국생명의 승리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일단 오늘 경기 승리하며 선두자리를 좀 더 단단히 다진 흥국생명 선수들 축하합니다.
이재영과 톰시아 선수가 꾸준한 공격력으로 27점씩 기록해줬고, 조송화 & 김다솔 두 세터와 더불어 신연경 선수 칭찬해주고 싶네요. '원래 잘하는' 김해란 리베로(9리시브, 27디그)에 더해 오늘 20개의 디그로 후방을 든든히 지켜줬는데, 정말 1세트 교체로 투입됐을 때부터 수비장면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팀 전체적으로 1세트 때는 상대의 강력한 기세와 도전에 눌려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우리도 강하게 서브 넣고, 준비한 걸 다 해봐야지. 우리다운 걸 아무 것도 못해보고 있잖아!"(의역임) 라는 박미희 감독 꾸중에 선수들이 선수들이 그대로 잘 따라준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 이유가 되겠네요. 첫 세트를 빼앗기고도 금방 잘 추스렸기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KGC인삼공사 입장에서는 많이 아쉽죠? 정말 오랜만에 한 세트를 넘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그런 경기였거든요.
오늘 경기 범실 수는 24 대 20으로 흥국생명이 더 많긴 했지만, 승부처에서의 에러는 확실히 오늘 인삼공사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그래서 더 눈에 띄고 기억에도 남고요. 일일이 다 셀 순 없었지만 틈틈이 나와 김빠지게 했던 서브 범실, 그리고 믿어 의심치 않는 알레나 선수가 기록한 에러들(8개)까지도요.
확실히 알레나 선수에겐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19득점, 공격성공률 29.79%). 경기 중 중계진도 "경기 감각이 확실하게 돌아오려면 한 달은 걸릴 것이다"는 경험에 비춘 조언(해설)을 해주시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긍정적인 건 알레나 선수가 코트위에 있음으로 해서 파생되는 다른 효과들입니다. 경기 중 알레나 선수가 직접 해주는 것들도 있겠지만, '우리에겐 알레나가 있다(=함께하고 있다)'는 동료들의 믿음이 더 무서워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 경기(알레나 선수 복귀전) 때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최은지 선수가 오늘도 18득점(범실 단 1개), 알레나의 복귀 덕분에(?) 레프트로 자리를 옮긴 이예솔 선수도 15득점(공격성공률 36%, 디그 & 리시브 각각 12개씩), 박은진 선수도 10점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오지영 리베로(디그 & 리시브 각 22개씩)를 중심으로 이재은, 한수지(5득점) 선수도 제몫을 다해줬고요.
- 알레나 선수가 복귀하면 이예솔 선수 활용법이 어떻게 될지 많이 궁금했었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레프트 포지션에 잘 적응해준다면 서남원 감독님 근심이 좀 더 덜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정말 보고만 있어도 배부른 루키 듀오(예솔 & 은진)네요.
첫 술에 배불렀으면 좋겠지만, 오늘 그래도 그렇게 바라던 세트도 두 번이나 가져와보고, 승점도 챙길 수 있었잖아요?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인삼공사입니다. 끝까지 파이팅!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패배 속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한인삼 수확! 이예솔 & 박은진 선수(은진선수 표정은 무엇?ㅋㅋ). 파이팅! 인삼공사.
흥국생명에서는 김미연, 김다솔, 이주아 선수 경기장면(사진) 한 번 넣어봤습니다. 이재영 & 톰시아 선수 사진이 오늘 없네요.
오늘 흥국생명 승리의 공신들, 모두 위 사진 속에 다 포함되어 있네요.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