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으로부터 자원봉사만 계속 받기만 하다가 내가 공식적으로 자원봉사를 시작 한 것이 4년 전 선사랑 누드크로키 회에 누드크로키를 가르치면서다. 그때부터 한 달에 두 번씩 안양의 만안보건소에서 2,4주 목요일에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되면 같이 내 작업도 할 수 있고 한 달에 두 번이라 별 부담 없이 다녔다. 그러다 내 홈페이지로 인천의 삼정복지관 부설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의 담당자로부터 그 사람들에게 그림을 일주일에 한 번씩 가르쳐 줄 수 있느냐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
시간에 얽매이는 것이 싫어서 문화생도 받지 않았는데 고민이 생겼다. 집 사람에게 이러한 제의를 받았다고 했더니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당연히 해 줘야 한다고 한다. 이때까지 받기만 하지 않았냐고 하면서….
이렇게 시작된 자원봉사를 3월부터 우선 서예부터 가르치기로 하고 매주 월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하게 되었다. 보통정신장애자라고 하면 가끔 언론에 보도된 안 좋은 사건을 연상하기 쉬우나 생각과 달리 이들은 애들 같은 단순한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으며 단지 세상과의 연속적인 접촉이 없어서 그 시설에서 그런 교육을 시키고 있는 프로그램 중의 미술치료라는 파트를 내가 맡게 되었다.
생각과 달리 두 시간이라는 시간을 흥미 있어 하며 따라주어 고맙게 생각했다. 열서너 명의 사람을 관리 하기가 힘들어 보조 해 주는 두 명의 선생에게 서예 기초를 미리 가르쳐 주어 세 명이 담당을 하니 한결 수월하게 수업을 진행 할 수 있었다.
3월 셋째 주 월요일이 아는 사람이 청주에서 첫 개인전을 하게 되어 그곳에 간다고 두 달 전에 약속을 했는데 수업시간과 중복이 되어 고민하다가 두 보조선생에게 다음주 수업 할 내용을 미리 숙지 시켜주고 안심하고 다녀왔었다.
오늘 2주 만에 수업을 했는데 전 주에 잘 수업을 하여서 그런지 모두들 잘 따라 하고 있다. 그런대 오늘 보조해 주던 선생 한 사람이 회원 중 취업이 되어 근무하고 있는 곳에 가서 없어서 둘이 하느라 무척 힘이 들었다.
송내역으로 가는 셔틀 버스 속에서 피곤하여 꾸벅꾸벅 졸면서 왔다. 집에 오자마자 잠을 한 시간이나 자고야 피로가 풀렸다. 다음부터는 절대로 수업 빼 먹지 말아야 오늘 같은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체험도 하면서…..
2004-03-29 월. 맑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