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원료 제조1위 삼광식품
-자체 기술로 트러플초콜릿 제품화
-대형마트 초콜릿판매 10권 안에
크롬방.로열제과
-감귤.화이트초콜릿 등 개발
-면세점 인기품목으로 꼽혀
7일 충북 진천 소재 중소 초콜릿 제조업체 삼광식품.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향긋하고 달짝지근한 초콜릿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이곳은 최상의 초콜릿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1년 내내 온도 26~29도, 습도 5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작업실에선 하얀 작업모를 쓴 종업원들이 작은 사다리꼴 모양의 초콜릿에 코코아 가루를 입히느라 분주했다. 표면에 코코아 가루를 입혀 만드는 트러플 초콜릿을 만들고 있다. 기계로 만들면 가루가 포장에 달라붙기 일쑤. 이 때문에 사람 손을 가치는 수밖에 없다. '수제 초콜릿' 별칭은 이래서 붙었다.
삼광식품이 자체 제작한 트러플 초콜릿 '피콕'은 최근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품이 많이 드는 데다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해 국내 대기업조차 제품화하지 못했다. 장진수 대표는 "중소기업 특유의 전문화와 기술로 틈새시장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장하는 국내 초콜릿 시장
밸런타이데이를 앞둔 요즘 거리에서는 밸런타인데이용 초콜릿 상품 판매가 한창이다. '빼빼로' 등 초콜릿 과자류를 제외한 순수 초콜릿 시장은 2009년 1276억원에서 2011년 1721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초콜릿 가공제품까지 합치면 6000억원이 넘는다. 불황에도 시장이 성장하는 원인은 커피와 함께 디저트를 먹는 서구식 식문화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초콜릿 시장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일본 '메이지'. 이탈리아 '페레로로쉐'. 스위스 '린트' 등 수입 브랜드가 순수 초콜릿 시장의 25%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를 롯데제과.오리온.해태.크라운 등 4대 제과업체가 나눠 갖고 있다.
하지만 일부 중소기업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술로 틈새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1973년 설립한 삼광식품이 대표 사례다. 초콜릿 원료가 되는 카카오 원료 제조1위 업체로 제과업계 빅4와 빙그레. 롯데삼광에 초콜릿 원료를 납품해 왔다. 장 대표는 "대개 경쟁사가 같은 업체로부터 원료를 받지 않는데, 삼광식품은 각 회사가 원하는 기준과 요구하항에 맞는 '맞춤형'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며 "기술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2008년부터 충북 진천에서 초콜릿 제품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어려웠던 일은 유통 채널 확보. 고전하던 사업은 2011년 '동반성장박람회'에서 이마트를 만나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작년부터는 이마트와 함께 개발에도 나섰다. 이렇게 만든 트러플 초콜릿은 이달 초 매장에 출시해 4일 만에 1000만원 이상 판매액을 올리며 초콜릿 판매 상위 10위 안에 들어갔다.
◇감귤 등 독특한 아이템으로 틈새시장 노려
작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인기 품목 중 하나는 코롬방제과. 로열제과의 초콜릿이다. 코롬방제과는 제주도 감귤초콜릿, 로얄제과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드라마 '겨울연가'의 이름을 따온 화이트 초콜릿 제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도 소재 제키스 역시 설립 4년만에 매출을 6배로 끌어올리면서 작년엔 8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순감귤 화이트 초콜릿'등 특화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초콜릿 벤처기업 본정은 2008년부터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충북테크노파크에 연구소까지 두고 초콜릿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이종태 대표는 "한국식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동의보감까지 뒤졌다"고 했다. 덕택에 매실.인삼이 들어간 퓨전 초콜릿. 장독항아리 모양의 용기를 만든 '항아리 초콜릿'은 지역 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중소기업들의 분전과 달리 대기업은 여전히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를 수입하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롯데제과는 벨기에 명품 초콜릿 '길리안'을, 매일유업은 '페레로 로쉐'를 수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