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문학관에 들어서면 은은한 노래가 흘러 나온다.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의 '향수'는 가수 이동원과 성악가 박인수씨가 함께 부른 덕에 국민적인 노래가 되었다는 느낌이다.
마을 입구 죽향 초등학교 (당시 옥천 공립 보통학교 )가 있고, 불과 몇 백m사이를 두고 육영수여사와 정지용생가가 나란히 있다. 정지용은 1914년에 이 학교를 졸업했고, 육영수여사 역시 1938년에 졸업했으니 동문이다. 어쩌면 한 세대 앞선 정지용의 시문학을 육영수여사가 보고 배웠을 법 하다. 정지용은 어린시절 뿐 휘문고보를 거처 일본 도시사대학을 다니느라 고향을 떠나 살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고향은 마음속에나 남아 있을것 같다. 시적 감수성이 남달랐던 정지용은 휘문고보 시절부터 습작 활동을 하여 일찌감치 시인의 길로 들어선다고 한다. 이화여전교수등을 거치며 조선문학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등 우리 시단의 내노라~하는 거목들을 길러내는데 발판이 되었다. 근대시의 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은 정지용은 6.25전쟁이 일어나자 북한군에 의해 정치보위부에 구금되었다. 이후 납북 되었다고 하지만 행적이 알려지지 않아 죽음에 대한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금기시 되었던 정지용문학이 천만 다행으로 1988년 해금되면서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노래가 나오고 시비와 추모행사가 공식화 되었다. 얼룩백이 황소는 보이지 않지만 생가 앞에는 그 시절 그대로 실개천이 흐르고 있다. 생가 옆에 지어진 문학관에는 정지용의 삶과 문학세계를 심도있게 그려 놓았다. '향수' 에서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가족사진 안에는 곱고 정갈한 모습이다. 젊은 남편과 무수한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는 그의 아내가 대비된다. 얼굴 하나야 두 손으로 가리면 되지만 보고픈 마음은 호수만 하니 눈을 꼬옥 감을 수 밖에 없다는 '호수' 이미 앞날을 예견했는가! '호수'에서 말하듯, 아내는 두 눈을 꼬~옥~.. 감고 살았을 것이다. 어느 날 사라진 남편의 생사행방을 모르는 채 기다림과 그리운 심경으로 한 생을 보냈을 그 아내 가슴을 헤아리자니 내 마음이 슬프고 아리다.
첫댓글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정든 고향도~ 그리울 것 일레라! 망향 끝 소절입니다.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그리워지는 이름하나 있습니다. 그 이름 꿈엔들 차마 잊힐리야~~~~~~~~~~~~~~~~~~~~~.!!
해 마다 어느 시절이 오면 , 또렸해지는 모습.. 그 이름..그리움입니다. 아름다움입니다.
눈꽃님 표현처럼, 순애보적인 사랑을 간직한 분들은 승리한 삶이라 해도 되겠습니다. 원장님 내면 깊은 곳에도 그 이름이 있군요..........
그곳이 차마 잊힐리야! 명문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생각나는---
그곳이 차마 잊힐리야!
차마 잊을 수 없는 고향이고.. 어머니고.. 아이들이고..사철 발벗은 아내 모습이겠지요
정말 잊을 수 없는 표현에 최고위라 생각합니다.
향수를 찾아서 한번 듣고 와야겠습니다.
속까지 시원한.... 명곡의 주인공이
정지용님. 어느곳이던 어느 세월이던지
순애보적인 사랑을 이뤄낸 분들은
승리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지용문학관에 들어서면 낭독실이 있습니다.
음향시설이 아주 좋아요
눈꽃님이 낭낭한 목소리로 詩 한 수 읊는다면 가히 일품이겠습니다.ㅎ~
음향시설이 좋다니
허스키한 목소리도 꾀꼬리
목소리가 될까요.
추억 만들기 기대로 꿈을 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