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야경을 머릿속에 저장한 뒤에 오늘은 98프랑스 월드컵 주 경기장을 찾아 보기로 하였다. 무엇보다도 4년여가 지난 다음에 찾은 일이 되기도 하지만 그 곳에 가면은 뭔가를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그곳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단순히 방문의 목적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그래도 나에겐 행운이었던 것 같다. 여름이 한창이었기에 뭔가를 바라는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월드컵 경기가 끝이 났던 터라 그런지 주경기장은 어린이들의 유락시설로 변경되어 있었으며 경기장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입장료를 내야했고, 경기장 주변을 구경하는 것은 저렴한 요금을 내면 안내원의 안내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난 입장료를 낸 뒤에 경기장의 안으로 들어선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축구경기장을 위한 잔디밭은 없고 그곳에는 써핑이나 보트를 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곳도 있었으며, 비치사커, 비치발리, 비치골프 등 여러 운동종목들이 선을 보이고 있었으며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처음에는 비치사커를 했는데 뚱뚱한 사람이 그것도 동양인이까 그저 그럴것이다하여 성인팀의 아무데나 넣어주었지만 그래도 왕년에 축구를 했던 사람인데... 이리뛰고 저리뛰면서 어시스트를 1개 하였고 마지막에는 인상깊은 발리슛을 날렸더니만 상대팀이었던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뒤에는 베스트 플레이였다고 서로 말을 건네 주었다. 기분이 좋아서 이리저리로 돌아다니면서 캠코더로 영상도 담았고 사진기로 주변 상황도 찍었지만 짐은 개인이 책임진다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여 맡기는 것도 허락지 않았다. 단지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놓아두는 것은 허락하였다. 그러나 분실했을 때는 자기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가지고 간 캠코더와 사진기 때문에 신경이 쓰여 노는 것에는 열중하지 못했다. 비치발리 근처를 지나가는데 비치사커에서 만났던 노신사가 파트너가 없다며 함께 하자고 한다. 모두 21팀이 나왔고 환타에서 선물을 제공하니까 잘 해 보라는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게임을 시작했다. 예선전 3게임을 이겨서 우리 조에서 1등으로 준결승전에 진출하였고, 준결승전에는 부부팀과 게임을 하는데 아쉽게도 3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17:15로 졌다. 진 것으로 생각하고 짐을 가지고 가려하는데 노신사분이 나를 잡는다 패자 부활전이 있으니까 기다려 보라고 한다. 다른 조에서의 패자팀과 다시 게임을 하는데 12:6까지 앞서가다 15:13으로 지고 말았다. 아쉬웠다 이번 경기를 이겼으면 우리팀이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는데... 52세 드신 프랑스 할아버지를 모시고 3위를 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준결승진출기념으로 그곳에서 만든 기념티셔츠와 스티커를 주었다. 아마도 1등 상품으로는 환타가 제공하는 티셔츠와 기념티, 즉석카메라, 상품권 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경기장을 나오면서 함께 조를 이루었던 할아버지가 아쉽다며 음료수를 함께 마시자고 하였다. 외국인들은 더치패이를 늘 하기에 난 한국식으로 내가 대접하겠다고 하니 자신이 산다하면서 음료를 시켰고 함께 찍었던 사진을 꼭 보내 달랜다. 별다른 내용은 없었지만 운동장을 대회가 끝난 다음에도 시설을 변경하여 이익을 내고 있는 프랑스인들의 지혜가 부러웠다. 경기장을 나와 근처에 있는 스포츠 매장에 들렀는데 크기가 대형 편의점과 비슷했고 3층건물이고 현존하는 스포츠 종목들이 모두 나열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아들의 축구화와 유니폼을 저렴한 금액의 것으로 골랐고 스위스에서 비상으로 먹을 식량도 마련했으며 여행의 끝이었다면 더욱 좋은 물건들을 많이 샀을텐데하며 아쉽움이 계속 되기만 하였다.
이곳에서의 즐거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몸에는 모래가 붙어서 끈적여 샤워를 한 후 좀 쉬고 야간에 시내투어를 하려니 주인장이 남아 있던 남학생들과 함께 길거리 농구를 하러 가잔다. 농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체육교사가 업이 내가 파리에서 길거리 농구를 한다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서 따라 나섰다.
경기장은 차이나타운 내에 있었지만 흑인, 백인, 황인종들이 어울려 게임을 하고 있었다. 잠시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간 6명이 게임을 했다. 이억만리 떨어져 있는 유럽대륙에서 내가 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웃기는 일이기도 하였지만, 제자도 만날 수 있었고 이번 여행은 나에게 즐거움을 많이 줄 것 같은 희망이 서기도 하였다. 오후에 시내투어를 하러 가야 했지만 농구경기를 한 뒤 맥주나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밤을 새고 말았다. 파리에서의 추억은 이것으로 마무리 할 수 밖에 없었고 내일 밤에 스페인으로 떠나기 위해서 짐 정리를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첫댓글 넘흐 길어서 못읽겠어여...!!^^;;눈이 돌아가네여..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