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저서로는 <동물농장>(도정일 옮김, 세계문학전집 5, 민음사, 1998)과 <1984>(정회성 옮김, 세계문학전집 77, 민음사, 2003)가 단연 유명하다. 물론 세계 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오웰을 ‘반공작가’로 오해하게 만든 원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위의 두 권 말고 다른 저서를 읽어보는 편이 오웰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그의 첫 작품인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신창용 옮김, 삼우반, 2003)은 가난한 문학도 시절의 구구절절한 체험담이지만 의외로 유쾌하고 재미있다. 스페인 내전 참전기인 <카탈로니아 찬가>(정영목 옮김, 세계문학전집 46, 민음사, 2001) 역시 묵직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적어도 이 두 가지 작품을 읽고 나면 오웰의 통찰력은 물론이고 탁월한 재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할 수 있으리라. 또 다른 소설 <제국은 없다(원제: 버마 시절)>(박경서 옮김, 서지원, 2002)는 젊은 시절 미얀마에서의 경험이 투영된 초기작이다. <코끼리를 쏘다>(박경서 옮김, 실천문학사, 2003)는 오웰의 대표적인 에세이를 수록한 책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책들 가운데 단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필자는 기꺼이 이 에세이 선집을 권하고 싶다. 단순히 ‘우화 작가’나 ‘반공 소설가’로 오해되고 있는 오웰의 색다른 면모를 보여줄 만한 훌륭한 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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