Ⅶ. 소금강(小金剛)의 풍광(風光)
왼쪽 바위가 식당암 / 구룡폭포(九龍瀑布) / 등산로 입구 / 소금강 기암괴석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명산을 꼽으라면 그 첫 번째가 북한 통천(通川)에 있는 금강산(金剛山)이다.
그 북한의 금강산에 비견되는 아름다운 남한의 산이 바로 소금강(小金剛)이라 할 것이다.
추석날은 교통체증이 심하여 추석 성묘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추석을 지난 며칠 후, 정성껏 제수(祭需)를 준비하여 집사람과 강릉 선산(先山)에 성묘를 다녀왔다.
선산(先山)이 소금강 바로 아래 ‘버들이(柳等里)’라 강릉 송정(松亭) 처가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난 후, 버들이(柳等里) 선산(先山)에 들러 성묘(省墓)하고는 옛 추억을 되새기며 소금강으로 가서 3시간 정도 등산(登山)을 하였다.
바위에 새긴 글씨들 / 소금강 계곡 잔도(棧道) / 아미(蛾眉)산성 흔적 / 맑고 풍부한 계곡물
나는 옛날 학창시절(국민학교), 이곳을 수학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자녀들이 어렸을 때 텐트를 가지고 두어 번 다녀온 곳이라 익숙한 곳이지만, 다시 보는 소금강은 새로운 감동을 주어 몇 글자 적어본다.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에 있는 소금강(小金剛)은 원래의 이름이 청학산(靑鶴山)이었는데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빼어난 산세가 금강산과 흡사하다 하여 강릉 출신인 문인(文人)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쓴 청학산기(靑鶴山記)에 ‘소금강(小金剛)’이라 한 후 소금강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 계곡을 ‘청학동(靑鶴洞) 계곡’이라 부른다고 하는데 오대산 국립공원과 연이어져 있는 소금강 계곡은 그 길이가 14km나 되며 수량도 비교적 풍부하여 수많은 폭포와 소(沼)를 이루어 그 경관이 장관(壯觀)이다.
소금강 계곡을 거슬러 올라 노인봉(老人峰/1338m)을 거치면 오대산 주봉인 비로봉(1563m)까지 이어지는 등산코스인데 산악인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는 코스이다.
소금강 매표소에서 노인봉까지 소요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리는 제법 먼 코스이다.
일반 관광객들이나 등산객들은 보통 매표소에서 3km 정도인 구룡폭포까지 갔다 되돌아서는데 계곡을 건너지르는 다리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평상복 차림으로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우리 부부도 구룡폭포까지 갔다 왔는데 대충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소금강의 관광 포인트를 짚어보면, 우선 신라의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망국(亡國)의 한 품고 은거(隱居)하였다는 아미산성(峨嵋山城)이 있는데 구룡폭포에서 산 위로 조금만 오르면 무너진 성곽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십자소(十字沼)와 연화담(蓮花潭) 등 시퍼런 물이 고여 있는 못(沼/潭/淵)들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고, 세찬 물줄기가 장관인 구룡폭포(九龍瀑布/上八潭),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세심폭포(洗心瀑布)도 신비하다.
넓은 너럭바위와 푸른 소(沼)로 기막힌 경관(景觀)을 연출하는 식당암(食堂岩), 가지가지 형상의 봉우리들이 둘러선 만물상(萬物相), 아담하고 작은 절 금강사(金剛寺) 등 볼만한 곳들이 제법 많다.
구룡폭포는 연이어 아홉 개의 폭포가 쏟아지며 폭포마다 크고 작은 소(沼)를 이루는데 맨 아래 구룡연(九龍淵)이 있고 그 위 여덟 개의 소(沼)를 상팔담(上八潭)이라 한다.
소금강 명소들의 명칭은 거의 모두가 금강산에 있는 명칭들을 따다 붙였다고 한다.
나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고 그 이듬해인 1999년에 외금강의 구룡폭포, 만물상과 상팔담 코스를 2박 3일간 관광할 기회가 있었는데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좋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삼척(三陟) 두타산(頭陀山)의 무릉계곡(武陵溪谷), 정선(旌善)의 화암약수(畵巖藥水)와 그 일대의 계곡도 소금강(小金剛)이라 부른다고 한다. 즉, ‘작은 금강산(金剛山)’이라는 의미겠다.
1970년, 우리나라 문화관광부에서는 국내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 15곳을 정하여 국가 지정 명승지(名勝地)로 발표를 하는데 제1호가 ‘강릉 명주(溟州) 소금강(小金剛)’이었다.
참고로 나머지 명승지들을 소개하면,
제2호『경남 거제(巨濟) 해금강(海金剛)』, 제3호『전남 완도(莞島) 정도리 자갈밭』, (4, 5호는 나중 해제), 제6호『경북 울진(蔚珍) 불영(佛影)계곡』, 제7호『전남 백도(白島)』, 제8호『인천 백령도(白翎島) 두무진(頭武津)』, 제9호『전남 진도(珍島) 바닷길』, 제10호『서울 삼각산(三角山)』, 제11호『경북 청송(靑松) 주왕산(周王山) 계곡』, 제12호『전북 진안(鎭安) 마이산(馬耳山)』, 제13호『전북 부안(扶安) 채석강(采石江)』, 제14호『강원 정선(旌善) 동강(東江) 어라연(魚羅淵) 계곡』, 제15호『경남 남해(南海) 가천(加川)마을 다랭이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