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라인 강 서쪽 기슬에 있는 본(Bonn)은 인구 313,605명(2004년)의 독일에서 19번째로 큰 도시로 통일 이전 서독의 수도였습니다. 세계 제2차 대전 이후 독일은 미국과 소련에 의해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게 되어 베를린이 수도의 기능이 상실하게 됩니다. 이 지역 근교 쾰른시장출신으로 독일연방공화국의 초대 총리인 콘라트 아데나워가 자신의 정치활동에 유리한 입지를 조성하기 위해 미국과 로비전을 벌인 끝에 프랑크푸르트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본을 독일연방공화국의 수도로 정했다 하며 근처에 있던 작은 도시 바트 고데스베르크와 보이엘이 통합되어 현재의 본이 되었다 합니다.
본(Bonn)시가지 전경
그러나 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독일연방공화국 행정수도는 베를린 시장을 지냈던 빌리 브란트 제4대 총리의 뜻에 힘입어, 게르만민족의 얼이 서린 옛 수도인 베를린으로 다시 옮기게 되었으나 경제부 등 일부 부처들은 '본-베를린 상생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계속 남아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베토벤 생가(The Beethoven-Haus ) 본 약도
작년 여름 8월, 내가 거주하고 있던 쾰른시(Koln) 근교인 휘어트(Huerth)에서 남쪽으로 약 20km 거리에 있는 악성 베토벤의 생가를 들러보기 위해 본을 찾아서 나섰습니다. 쾰른시(Koln)에 들어서면서 A55번 아우토반을 타고 한참 가다가 A565번 도로를 가라타고 진입 본의 중심가 market plaza라는 광장 근방 Marktgarage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베토벤 생가를 찾아 갔습니다. 본시는 공영주차시설이 잘되어 있어 이 근방에 또 다른 Friedensplatzgarage주차장이 있습니다. 마켓 플라자를 지나가며 살펴보니 시장이 형성되어 자기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차량으로 싣고 와, 과일류, 햄과 꽃, 채소류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시골 장터와 같았습니다.
베토벤 생가(The Beethoven-Haus )마켓 플라자 자유시장
베토벤 생가는 라인 강에서 그리 멀지 않는 보행자지역인 본의 중심지 Bonngasse라는 작은 골목길 18-26 D-53111번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본의 중앙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도보로 쉽게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이 지역의 골목에 들어서 조금가면 베토벤의 음악이 백그라운드로 흐르고 기념품을 파는 가게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같이 붙어 있는 건물 중에 짙은 분홍색의 3층집이 보입니다.
베토벤 생가(The Beethoven-Haus )
이 집이 바로 베토벤 생가입니다. 이 건물은 항상 문이 닫혀 있지만, 초인종을 누르면 관리인이 나와 문을 열어줍니다. 입장료 10유로를 내고 이 집에 들어서니 200년이 넘는 오래된 낡은 건물이라 그런지 거를 때 마다 바닥에서 소리가 납니다. 그가 태어난 2층 방에는 대리석 흉상이 놓여 있고 옆방에 베토벤이 사용했던 유품인 피아노, 오르간, 초상화, 자필 악보, 편지와 보청기 등이 전시되어있으며 1층의 작은 방에는 10세 때 연주했다는 오르간, 비올라, 악보 초고들, 가구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건물 안에서 사진 촬영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감시가 심하여 틈을 보이지 않습니다.
베토벤 초상화
베토벤은 1770년 12월 이 집에서 태어나 음악공부를 위해 오스트리아의 빈으로 떠나기 전, 17세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합니다.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잠시 본에 돌아왔다가 22세가 되던 해에 다시 오스트리아 빈으로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그 당시 본은 나폴레옹치하의 프랑스에 병합되어 있어 베토벤은 죽을 때까지 다시는 본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본 시민들의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위대한 음악가인 베토벤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은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가 태어난 집이 지금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전 세계에서 그를 기억하며 찾아온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체국 앞 광장 베토벤 동상에서 들샘 부부
베토벤 생가 박물관을 나와 베토벤이 좋아하던 산책로 입구에 세웠다는 베토벤 동상을 찾아 본의 가장 중심지인 중앙 우체국 앞 광장에 갔습니다. 이 광장에 본의 상징과도 같은 베토벤 동상이 서 있는데 얼굴 모습은 음악가다운 면모가 아니라 좀 험상궂게 보입니다. 찾아간 날이 흐리고 약간 비가 오고 그런지 생각한 것 보다 의외로 광장 인파는 그리 붐비지 않았습니다. 라인 강가에는 베토벤 할레(Beethoven Halle)라는 이름의 콘서트홀이 있다고 하는데 찾아보지 못하고 베를린대학, 브레슬라우대학과 함께 독일의 프로이센의 3B로 불리는 근대대학의 선구자 본 대학을 대신 찾아가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