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스키를 처음으로 도전!
1월 3일~6일 용평에서 3박4일 스키기초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물론 넘어지면서 갈비뼈, 엉덩이, 팔관절의 통증 후유증과 함께...
그런 나의 컨디션을 계속 주시하다가,
9일 날 부산의 금정산을 워밍업 차 산행해 보고 제주여행을 결정했다.
한라산 눈산행은 무척 가고 싶지만 성판악코스는 8~9시간의 산행이
무릎을 압박하여 이제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5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한라산의 비경과 설경을 경험한다는 나폴레옹님의 공지가
동공 안으로 확~!들어온다. ㅋㅋㅋ
---------나폴레옹님의 공지.---------
제주도 겨울하면 한라산 등반을 빼 놓을 수 없죠..
한라산 정상(백록담-성판악) 코스는 산악회에서들 많이 하는 프로그램 인듯해서..
한라산 비경과 설경이 아름다운 영실과 남벽등반 코스로 1월 제주오름여행을 공지합니다.
한라산 영실코스로 산행 - 남벽분기점까지 왕복(5시간예상)
비교적 어렵지 않고, 한라산 산행에 고민이셨다면 회원분들과
이번에 함께 한라산 겨울을 느껴 보실 수 있습니다.
딱 나를 위한 마춤형 공지였다.^^
<1월 10일>
제주공항 11시 집결. -중식(제주도 육개장)- 노꼬메오름. 새별오름- 탄산온천 -석식회파티.
"장비"처럼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산악인 포스가 물씬 풍기는 바람처럼님이 젤 먼저 주차장에 도착하고,
다음은 훤칠한 키에 미남아들을 대동한 멋쟁이 父子도착, 그리고 현강님과 친구3분이 차례로 스타렉스에 오른다.
만나자 마자 귤을 하나씩 건네며 인사하는 나폴레옹님. 제주도여행을 실감케한다.
나폴레옹님의 정스러운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마지막날까지 달콤한 귤과 함께한 여행 덕에 감기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부산에서 아침도 제대로 먹지도 못한 제주행이었는데,
중식으로 보양식같은 제주육계장(찜같기도하고)이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소개를 하다 보니 대학원생 젊은이를 빼면 한살차이의 닭띠와 잔나비띠의 만남.
참 쉽지않은 조합이다.^^ 모두 거의 같은 세대로 심리적으로 공기가 편하다
여자는 나 혼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라꼬 애교를 부려도 남정네들이 젊지도 않은 날 받아 주지도 않을끼고,
분위기에 알아서 기어야한닷. ㅎㅎㅎ
오늘은 한라산 워밍업코스다.
노꼬메오름. 새별오름을 하고 탄산온천 후 저녁 회파티(삼치. 고등어회.)
작년부터 해삼물이 알레르기를 일으켜 은근 꺼리는 음식이 되었다.
바람처럼님의 권유에 삼치를 먹었는데 신선감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
고등어회는 충이 있다는 정보에 패스.
마주앉은 젊은이는 고등어회가 고소하다며 복시럽게 잘도 먹는다.
환상적인 자리 배치다. ㅎㅎㅎ
<1월 11일>
조식(식당) -영실코스 위세오름 ㅡ중식(컵라면.)ㅡ산행 후 탄산온천 ㅡ석식(흑돼지파티)
오늘은 메인 프로그램 한라산을 오르는 날이다.
자칭 요가 선생을 자처하며 떠나기 전에 태양경배요가로 함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행여 쥐가 나서 산행에 애로를 겪지않기를 바라면서..
식당의 조식. 맛이 집처럼 편하다. 너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상차림이 좋다.
평소 아침을 거르지만, 산행하는 날은 든든하게 챙겨먹는 편이다.
아침을 거르고 산행하다가 다리가 후들렸던 경험 탓이다.
영실코스에 들어섰다. 눈은 이미 폭~폭 쌓여있다. 곳곳에 빙판의 도로가 아찔하다.
아이젠, 스패츠, 털모자, 넥워머 등으로 단도리를 꼼꼼하게 하여 설레는 맘으로 출발!
서서히 몰아치는 칼바람에 몸을 가누기도 힘들고, 날씨가 심상치 않다.
바짝 나폴레옹님 대장 곁에 붙었다. 눈보라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추위와 눈폭풍에 이미 절경은 우리 앞에 없고..
길표시의 밧줄과 말뚝은 눈에 파묻혀 있고 ..
아차 하면 낭떠러지일 수도 있다.
안경은 눈으로 얼어붙어서 보이는 기 없고..
다른 일행은 보이지도 않는다.
연신 흐르는 콧물에 속장갑이 뻐덩뻐덩하다.
뒤따르는 산포스 물씬하던 바람처럼님의 장비가 허술해서 약간 걱정이다.
베낭도 그렇고 장갑, 바람막이도 그렇다.
산행에 익숙한 나폴레옹님을 오로지 믿고 따라 붙는다.
비경이고 뭐시고 오로지 살아서 생환하는기닷!!
오로지 무사생환하는 기 과업이닷 !!ㅎㅎㅎ ^^
돌아오고 보니 꿈같았던 순간.
서귀포 시내는 생사의 귀로에 헤매고 돌아온 우리와는 달리,
천연덕스런 얼굴로, 눈발하나 없는 평온한 날씨.
잠시 다른 세계로 순간이동한 느낌?
참~! 얼측이 없었다.
"수많은 질문과 갈등으로 산행이 악몽같았다.
119구조.. 조난.. 이런 단어가 머리속을 오락거리는데..
숨은 턱까지 차올라 쉬었으면 하는데..
저놈의 여편네가 끄떡도 않고 앞장을 서고 있으니,
남정네 체면에 포기할 수도 엄꼬...끝까지 동행할 수 밖에 없었다" 는
바람타고님의 후담. ㅎㅎㅎ
함께 이겨낸 시간들이 대견하고 뿌듯하다.
앞뒤에서 챙겨주신 나폴레옹님과 천남성님께 진심으로 캄사를~!^^
산행 후의 석식, 흑돼지 메뉴가 기막힌다.
우월한 유전자, 잘~생긴 젊은이가 노룻노릇 구워주는 삼겹살에 김치고기 볶음밥도 별미였다.
익숙한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오늘 좌석은 VIP닷! ㅎㅎㅎ
에너지를 소진한 후의 삼겹살파티는 최고의 보상이었다.
"해당화"를 건배하면서 무사귀환을 만끽하다.
해! 해가 갈수록! //당! 당당하고 !//화! 화려하게! ㅎㅎㅎ
<1월 12일>
조식(식당)ㅡ 거문오름(세계자연유산)ㅡ중식(보말칼국수)ㅡ따라비오름-중문해수욕장( 돌홍삼. 멍게)
ㅡ석식(갈치.고등어조림).ㅡ체험농장
거문오름은 다른 계절이면 더욱 기대되는 코스리라.
중식 보말칼국수에 제주막걸리 한사발한 탓인지 따라비 오름이 쉽지가 않다.
센스쟁이 나폴레옹님이 가방을 낚꿔채준다. 걸음이 한결 가볍다. 덕분에 하산길은 룰루랄라 ..
이틀 산 속에 있다가 탁트인 바다 중문해수욕장에 들어서니 속이 펑 뚫린 느낌이다.
해녀가 잡은 돌홍삼과 멍게로 입안의 향기는 그만이었고...
바닥에 깔린 회 2접시가 게눈 감추듯 사라지고ㅎㅎ
영곤씨와 내가 한접시를 더 추가했다. 작은 1접시에 바닥에 깔린회가 2만원이닷.!
관광지인지라 이곳이 젤 비싸다는 나폴레옹님의 정보. 다른지역은 거의 1만원수준.
프로그램에는 없지만 귤농장체험을 나폴레옹님께 부탁하여
각자 귤을 지인에게로, 가족에게로 택배로 보내는 시간도 흐뭇하다.
<1월 13일>
조식( 갈치국)ㅡ올레길10코스 ㅡ중식(고기국수)ㅡ제주공항 오후 2시 해산
모슬포항에서 부두식당의 갈치국! 맛도 좋았지만 은색 큰대접의 그릇의 조화도 good!
올레길 10코스는 맛만 본 정도. 아쉬움이..
p.s.
오름은 한라산을 위한 전후의 워밍업 코스로 그만이었고,
거문오름의 코스는 겨울을 피하면 더욱 빛나리라.
음식 선정도 나폴레옹님의 센스가 느껴지고 매우 만족했다.
개인적으로 고기국수(별1)와 고등어 갈치조림(별3)은 빼고..
공식적인 해산 후에도 비행시간까지 무료하지 않게 바람처럼님과 나를
“무인찻집”으로 안내해 주신 나폴레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라산의 남벽코스와 눈요기 정도로 하고 온 올레10코스..마냥 아쉽기만..
함께 한 회원들과 언젠가 또다시 꼭 도전하고 싶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각양각색의 여행자들이 안전산행과 좋은 여행이 된 것은,
제주 나폴레옹님의 리드쉽과 센스, 3박4일동안 윤활유역할이 톡톡~했던 덕분이다.
저녁마다 친목도모를 위해 회의를 정색으로 주도하신 현강님..ㅋㅋㅋ
정색회의의 청량제 역할을 하신 솔까치님과 친구들.ㅋㅋㅋ
작년에 아들과 자건거로 제주도를 일주하고, 두 번째로 제주도 여행이신 父子.
부자지정에 은근 우리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제주도에서 터전을 잡기위해 분투하고 있는 잘생긴 총각 천남성씨.
만능엔터테이너이신 바람처럼님의 진도아리랑, 사철가. 장단 등의 수준높은 전통음악과
입담으로 인한 시간, 새해 싫컨 웃음 보따리가 터진 시간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
모두들 새해 범사에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늦은 후기 ..아휴 힘들어.. 아쉬음에 긴글 남깁니다. ^^
첫댓글 후기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3박4일의 여정이 짧았지만 많은 추억을 담고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소원합니다. 부산에 가면 연락 드릴께요............ 전화번호를 모르는구나..........ㅋㅋㅋㅋㅋ
회장님의 번호는 제게 있습니당. ㅎㅎ
까치님의 "합바지"직언에 빵터지신 거 아시죠? ㅎㅎㅎ
끝까지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영실 다녀오고 몸살나버렸는데 괜찬으셨는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첫남성? 식물 천남성으로 알았는데요.^^ 눈산행 꼼꼼한 준비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감사했습니다. ^^
ㅋ ㅋ 후기를 모아서 책을 내야 할까봅니다ㅡ감사합니다. 아쉬웠던 영실은 올해 꼭 다시 초청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새해 설 명절 행복한 시간되세요
아쉽고 그리움, 그리고 감사함에 ..카페에 긴글 처음입니다.
드빙의 첫 인도여행에서 리드에게 실망과 속상함이 많았었지요.
인솔자의 좋은 면모를 보여주셔서 좋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멋진글솜씨로 깔끔하게 정리 하셨네요 언제 또 이런기회가 올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행가방에 자꾸 눈길이 가는 달입니다. 만사형통하세요.^^
재밌는 후기 읽으니..먼 옛날 피 끓는 젊음! 아가씨적에..ㅎㅎ 소백산 올랐는데 .정상쯤 오르니 .갑자기 눈이 쏟아지며 바람이 세차게 불고 앞이 안보이는데 눈은 쌓이고 길도 잃고..옷도 제대로 갖춰입지 못했지요 ..리더도 없고 아가씨 다섯명이 "조난"이란 단어. 아~ 내가 이렇게 생을 마감하는구나.. 시집도 못 가보고 소백산에서 조난당해 얼어죽는구나..내 님은 누구일까~ 아깝다! 내인생이여~~못 다핀 꽃이여~ 조금만 더 있었으면 이 세상에 없을뻔 했던..동사직전에 어떤 아저씨들 만나 무사귀환 했다는...순흥서원쪽으로 내려오니 따스한 봄날이 오히려 더워서 어이없고 기막혔던 기억이..5월5일 어린이날이었는데 말이죠~~^^**
5월에 소백산의 눈폭풍을 만나셨군요. 어쩜 우리랑 상황이 참 ...ㅎㅎㅎ 감사합니다.
그래도 그때 죽을 운은 아니었는지.. 시집도 가고 아이도 낳고 이렇게 댓글도 쓰고 나이먹어가는데...참으로 불가사의한 체험이었죠.
주위에 얘길해도 믿지도 않더라구요. 생사의 기로에서 사진찍은 것도 없고..ㅎㅎㅎㅎㅎ
여행도 다니시고..덤의 인생에 못다핀 꽃도 활짝 피우시고. ㅎㅎ
그래서 산행에는 예측불허의 준비물이 항상 배낭에 있어야한다고들 합디다. 여행길에 뵈면 무척 반가울 것 같습니다. ^^귀한구슬님.
꽃같은(?) .. 25살 이었답니다~~ㅎㅎㅎ
영실코스에서 고생을 하셨군요.
저는 지난 주말에 올랐는데 바람 한점 없어서 원래 그런줄 알았어요.
나중에 들으니 제주 날씨는 예측할수가 없는데 운이 좋았다고 하네요~~~
솔향기로님`^^ 덕을 많이 쌓으신 듯 하옵니다. 행운이 따르시는 용해군요. 그 행운 쮸~~ㄱ 이어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