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강동인 모임이
영동 소소담 찻집에서
주인장 김태이시인이 내어온
은은한 신라차와의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심선생이 오는길을 거슬러
구불 구불 피반령을 넘어 수리티를 넘어
보은으로 갔는데
채 고도에 적응하지 못한 백순옥선생이 멀미를 합니다
손가락으로 좋은일이 있는지 알아보라했는데
늦둥이는 아니랍니다
금적산근처에는 농공단지가 한창이라
네비는 자꾸만 자꾸만 헛소리를 합니다
길도 없는 허허공간으로 좌회전을 하라 하네요
주인장농장에서 갓 따왔다는 햇 홍시는
어렵게 달려온
우리의 몸을 환한 주황빛으로 적셔 줍니다
감과 과일의 고장 영동
영동대학교에서는
포도주를 정식과목으로
가르친다합니다
저도 몇년전 영동대 교수에게 소몰리에 공부를 일년쯤 했는데
별로 남아 있는게 없습니다
영동경찰서로 발령이 난
사랑하는 이를 따라 정착한
심선생의 시도 걸려 있습니다
각자 내어놓은
시편들을 잘근잘근 맛보며
비평하며
감사하며
늦은 점심을 먹으러
맞은 편 올갱이식당으로 옮깁니다
겉이 허술한 올갱이식당
영동주민에게는 이름난 맛집이라 하네요
온몸이 따뜻해졌습니다
용두공원에 들러 여름강모임은 마무리 합니다
여기서 감따는 부부도 홍시를 내어주며 영동의 인심을 말해 줍니다
심선생이 김이나는 홍차로
답례를 했는데 좋아라 합니다
돌아오는길
우리들의 손에는
붉은 노을닮은 공원부부의 홍시가 하나씩 들려 있고
다른 한 손에는 심선생이 준비한
반시가 한보따리 들려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