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 : 첫 휴식장소 옹동면 매정리 신기마을 앞 모정.)
(위 사진 : 빈센트 반고호의 그림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배경이 된 장소.
웃자고 해 본 소립니다.)
(아래 사진들 : 거대한 장재배수장. 새로 짓고 있다. 정화능력과 배수능력을 더욱 높이려는 듯.)
- 소수력발전소, 여성의 힘 -
두 군데의 소수력발전소를 만납니다.
그 중 하나는 이 지역 출신의 두 여성이 2008년도에 기증(?)한 것이로군요.
(아래 두 장 : 삿갓보 발전소.)
(아래 사진들 : 동진강 소수력발전소. 여성 둘이 기증했다는.)
-낡은 다리에 집착하다 -
낡고 오래된 다리도 두 군데를 발견합니다.
하나는 이것이고,
가운데 부분만 새로 지어 이어붙였군요.
다리 이름이 궁금하고 교두에 뭐라고 새겼는지 알 수 없습니다. 건너가서 보면 교두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일행과 너무 떨어질 것이 걱정스러워 건너가보기를 포기합니다.
(이어붙인 다리 위에서 찍은 구름.)
또 하나는 점심 먹을 식당이 있는, 태인면 소재지의 남쪽입구가 되는 위치에서 발견했습니다. 이 다리는 꽤 넓고 긴, 중요한 다리였던 것 같아요. 국도 1호선이 지나가는 다리였던 것이 나중에 새로 개설된 국도 1호선 때문에 조금 더 북쪽의 대각교에게 역할을 넘겨주고 퇴역한 ‘거산교’입니다.
(위 사진 화살표 : 다릿발에 새긴 수표.)
‘단기4266년 1월 준공’이라 한글로 새겨진 교두만 남아있고, 다리의 이쪽 끝이나 저쪽 끝 모두 다리 이름을 새긴 교두는 이미 없어졌습니다.
이 다리는 국도와 관계된 근대역사 말고도 영조대왕의 생모 숙빈 최씨의 이야기가 얽혀 있기도 합니다(물론 그 당시에는 이런 시멘트 다리가 아니라 섶다리였겠지요만.)
주거부정의 총명하고 지혜로웠던 한 소녀가 우여곡절 끝에 인현왕후의 시녀로 궁에 들어가 숙종의 총애로 후궁이 되고 나중에 영조대왕을 낳은 후 숙빈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드라마 <동이>의 여주인공이 이 다리 어름에서 자신의 운명이 바뀌는 인연을 만났다는.
-숙빈 최씨 기념공원-
숙빈의 친정 해주 최씨 문중에서 가꾼 것으로 보이는 기념공원이 꽤 그럴싸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이곳은 용신마을. 원래 다리 이름은 대각교가 아니었을까 추측합니다.
조선의 문물 특히 왕실과 관계되는 것은 모두 격하하거나 흔적 지우기에 급급했던 일제가 단지 거산리에 가깝다는 뜻밖에 없는 ‘거산교’로 바꾸어 놓은 것은 아닐까.
태인면소재지까지는 불과 1.5킬로미터쯤, 그러나 들러보지 않습니다.
아침에 신태인에서 칠보까지 거슬러 오면서 버스가 태인터미널에 1분간 멈춘 적이 있어 유명한 ‘피향정(披香亭)’과 넓은 연밭은 이미 보았습니다.
거산교(또는 대각교) 끄트머리에 있는 「만가 손칼국수집」에서 거대한 양푼에 담겨 나온 바지락 칼국수를 점심으로 포식(?)했습니다.
- 오후 걷기. 배 부른 사람 일하기 싫다 -.
(위 사진 : 낙양리 배수문까지 가는 길은 이런 풀숲길의 연속이었다.)
(위 : 낙양배수장. 이곳을 지나자마자 ...)
-낙양리 김제간선 취수문-
낙양리 김제·정읍 간선취수문. 일행 중에 정국장과 나 빼고는 와 본 적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자연을 바꾼 현장을 대하는 감동이 큽니다.
이 역사(役事)가 순수한 우리의 힘으로만 이루어졌더라면 얼마나 더 자랑스러웠을까요. 일제의 근대화된 기술력을 조금 빌려 썼다는 이유 하나로 사랑받고 잘 관리되어야 할 우리 것 우리 유산이 오히려 비아냥과 자기혐오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이른바 ‘검은 역사’의 뒤끝이 지지리도 길게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 역시 강에는 물이 가득 차 있어야 -.
예상대로 두 간선수로에 물의 태반을 나누어 준 동진강 본류의 물은 ‘별 볼일 없’어집니다.
강의 동쪽 둑길을, 이제는 물도 잘 보이지 않고 키보다 높이 자란 수변식물들과 강 둔치의 논밭에 둘러싸여 걸을 뿐입니다.
(위 사진 : 궁사 배수장을 거쳐 동진강으로 합류되는 사용필한 농업용수. 작은 분수로 산소를 추가 공급 중.)
(위 사진 : 동진강 본류의 물은 고작 이 정도만 남아 흐른다. 대를 열네 개나 받쳐놓고 있는 낚시꾼. 가지런히 잘도 벌려놓았네요.)
SRT(?) 고가철도교 아래 그늘에서 잠깐 마지막 휴식을 취합니다. 여기서는 목적지 신태인읍이 지척에 건너다보이는 가까운 거리.
정읍천 하구의 옛 만석보(萬石洑) 터까지는 직선으로 3.5킬로미터쯤이지만, 왕복 두 시간이나 걸릴 거리이기도 하고 그늘 없는 둑길 걷기에 모두 지쳐 있기에 차마 가보자는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신태인의 왕신여고 인근을 통과하면서 아까 낙양리 수문에서 갈라져 나온 김제간선수로의 도도한 물길을 만납니다. 나 혼자 감행한 ‘김제 간선수로 따라걷기’가 바로 이 근처에 와 있고 아직 그 후의 진도는 나가지 못하고 있네요.
오늘의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
다음 주는 마지막으로서 자전거 타고 강 따라 달리기입니다. 물론 자전거가 싫은 사람을 위한 걷기 프로그램도 함께 있답니다.
손목의 인대에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트리거 핑거)」이 오늘 아침부터 크게 나아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손목이 아프면 자전거 타는 일도 물건너가고, 글도 못 쓰니까요.
오늘의 답사후기도 손목 좀 아끼기 위해 짧게 쓰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첫댓글 1. 낚시꾼이 있는 하천은 동진강 본류가 아닌 1차 지류인 용호천.
2. 만경강&동진강 마지막 8차는 코스상의 어려움으로 자전거만 이용하고 걷기는 없습니다.
(걷기 위한 프로그램인데, 걷기가 없다니 다소 민망합니다. ^^)
3. 잠깐동안 걷기는 쉬겠습니다.
7월 20일에 있는 '2019 진안고원길 달빛걷기' 전에 다시 만나겠습니다.
또 달빛걷기 이후는 계곡트레킹이 찾아옵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시고.. ^^
맞네, 용호천이군요. 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