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입동치성 태을도인 도훈
본질을 찾아가는 원시반본
2023. 11. 8 (음 9.25)
오늘이 입동입니다. 올해도 이제 채 두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10월 말경, 의통소집훈련에 뒤이어 태을도인들이 간만에 도회를 가졌습니다. 인천 영종도 부근에 펜션을 잡아서 1박을 했는데, 같이 모여앉아 충덕도인께서 준비해오신 술과 음식을 먹으며 도담을 나누던 그 시간이 너무 정겹고 좋아서, 우리가 후천 가서 어울려 즐긴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소중한 시간이었고, 좋은 추억으로 오래 기억이 남을 것 같습니다.
그때만 해도 날씨가 그런 대로 좋았는데, 요 며칠 바짝 추워져서 지금 미처 단풍도 들지 못한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중입니다. 올해도 다 가고 있구나, 하는 아쉬운 마음이 좀 듭니다.
어제오늘 학교에서 과학 단원평가를 보았습니다. 시험을 볼 때마다 매번 아이들이 “이번에도 한자 이름을 써요? 안 써요?” 하고 물어봅니다. 지난 1학기 단원평가 볼 때마다, ‘보고 써도 상관없으니 한자 이름을 써라, 한자 각각의 뜻을 써라, 이름 전체의 뜻을 써라, 본관을 써라, 별도로 점수 준다’ 했거든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기 이름을 쓰면서도 자기 이름의 뜻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모나 할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주거나 아니면 이름있는 작명가에게서 이름을 받는데, 대부분 좋은 뜻을 지닌 한자로 이름을 받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언어생활이 오랫동안 한글 전용이 되다 보니, 본인 이름의 한자가 뭔지 모르거나 뜻도 모르고 쓰는 경우가 점차 많아진 거지요. 물론 이름이라고 하는 게 부르기 좋고 듣기 좋아야 하지만, 그 뜻도 중요하잖아요? 한 반에 한두 명 정도 한글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 있는데, 한글 이름도 나름 좋은 뜻으로 부모가 짓거든요.
증산상제님을 신앙하는 우리들은 세상 만물이 음양의 조화로 이루어진다고 믿는데, 저는 특히나 소리글자인 한글과 뜻글자인 한자가 음양의 조화를 잘 이룬 ‘짝언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천이 되면 한자가 한글과 같이 한국어로 쓰이기를 바라고, 또 쓰이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들이 사실 자기 이름의 한자를 알기는 쉽지 않지요. 하지만 한자 이름인 아이들이 한글로만 자기 이름을 쓴다면 그건 자기 이름의 소리, 즉 발음기호를 쓰는 것에 불과한 것이니, 이참에 자기 이름을 제대로 한번 써보자 하는 취지로 1학기에 차근차근 한자 이름을 익히게 했습니다. 그래서 보고 써도 좋으니 부모님한테 물어서 알아오라 했지요.
첫 시험 볼 때에는 이름의 한자만 쓰게 하고, 그다음 시험 때에는 한자 이름 밑에 각각의 뜻을 쓰게 하고, 세 번째 시험에서는 한자 이름 전체의 뜻을 한자 밑에 쓰게 하고, 네 번째 시험때는 성의 본관도 함께 쓰게 했습니다. 그런데 젊은 부모들이 아이 이름의 한자를 모르는 경우도 많았지만, 자신의 본관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솔직히 충격을 좀 받았지요.
상제님께서 지금은 원시반본의 시대라고 하셨지요. ‘원시반본’이란 본질이 드러난다는 뜻이잖아요. 그 본질을 우리는 ‘태을’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후천을 맞이한다고 하는 것은 각자가 가지고 있던 본질이 그대로 확연히 다 드러나서 명실상부해지고 유리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나의 이름이 가진 그 뜻이, 그 기운이, 나를 나로서 살게 하는 데 상당한 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제 이름을 항상 염두에 두고서 쓰는데요. 많은 분들이, 특히 대한민국에 계시는 우리 증산신앙인들은 원시반본의 뜻을 살려서 자신의 한자 이름을 귀히 여기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오는 후천은 우리 이름의 뜻을 포함해서, 우리 생명의 본질·진리의 본질이 드러나는 때입니다. 그때를 위해 일상생활을 충실히 하는 가운데, 상생으로 마음을 닦고 태을주를 읽으며 아까 종장님이 말씀하신 구절처럼 청화명려한 후천이 되어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즐거운 세상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우리가 그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일에 앞장서는 선구자 역할을 훌륭히 해내기를 기대하고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한자를 알아야 이름의 뜻을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을 이름도 한자를 알면 그 의미가 명확히 드러납니다. 지금은 한글 전용시대라 이름이나 지명을 한문으로 어떻게 쓰는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답답하면 일본 신문을 검색해 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언어가 대부분 한자로 그 뜻을 알 수 있는데, 한자를 모르면 개념 파악과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한자를 도외시한 순한글 정책은 국민의 언어 지력을 약화시킵니다.
한글이 언문이라고 천시받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완전히 해원하여 한글전용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한자사용이 필연적으로 줄어들게 된 것 같습니다. 한자가 본래 우리글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떠나서 우리말과 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우리말과 글의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