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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26년 5월 29일 금요일)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에서 8승 무패로 압도하고 있던 안세영이 푸싸를라에 대해 특별히 많은 대비를 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에 반해, 2016 리우 올림픽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에 빛나는 30살의 베테랑 푸싸를라는 안세영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기 위해 필승의 전략과 각오로 임했으리란 걸 먼저 이해해야 한다.(그녀가 긴 커리어를 통틀어 3패 이상을 당한 상대들 중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한 상대는 안세영이 유일하기에, 안세영과의 경기는 특별한 동기 부여가 될 수밖에 없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푸싸를라의 수비력과 지구력이 몰라보게 향상된 점이었다. 푸싸를라가 그동안 179cm 장신에서 내리꽂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세계 최정상에는 오르지 못한 데는(세계 랭킹 역시 2위가 최고 순위다.) 허술한 수비력이 항상 그녀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수비력과 긴 랠리에서도 지치지 않는 지구력을 앞으로도 꾸준히 보여줄 수만 있다면, 푸싸를라는 20대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한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갈 수도 있으리라 예상한다. 특히 지구력은 부족하더라도 극강의 공격력을 가진 선수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15점 3게임' 제도가 내년 1월부터 도입되기에, 안세영 입장에선 푸싸를라의 경기력이 남은 씨즌 동안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 혹은 더 향상되는지에 마땅히 관심을 가져야 하리라.(야마구치와 더불어 가장 위험한 경계 대상이다.)
그러나 세계 탑클래스 운동선수들에게도 가장 어려운 게 최상의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는 일이다. 당장 다음 주 인도네시아 오픈 16강전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오늘 푸싸를라가 들고 나왔던 전술에 대해 대비를 하고 나올 안세영을 그녀가 오늘처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안세영이 다음 주에도 푸싸를라를 상대로 승패를 떠나서 오늘처럼 고전한다면, 문제는 다소 심각해진다. 안세영의 컨디션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은 한은 앞으로도 푸싸를라에게 지는 일은 없을 테지만, 앞으로 있을 수많은 대회의 16강이나 8강전에서 푸싸를라를 만날 때마다 오늘처럼 긴 시간을 허비하며 큰 체력 손실을 가져가는 일이 반복되어선 안 되기에, 그녀를 좀 더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새로운 파훼법을 빨리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주 결승까지 2경기를 더 뛰며 지칠 안세영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푸싸를라와의 다음 주 재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이다.
오늘의 안세영은 샷 감각이 결코 최상은 아니었고, 다리도 살짝 무거운 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4단 이상의 기어를 유지하며 스피드에서 앞섰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처럼 안세영을 집중 분석하고 최고의 집중력을 갖고 나오는 상대에게,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어떻게든 승리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안세영이 모든 종류의 샷들을 완벽하게 마스터했고 적시적소에 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푸싸를라의 저항이 워낙 거세었기에 어제 16강전만큼 우아한 레쓴이 되진 않았지만, 오늘 8강전은 그 나름의 또 다른 명승부였다 할 것이다.
AN Se Young 안세영 vs PUSARLA V. Sindhu | Singapore Badminton Open 2026
An Se Young vs Pusarla V. Sindhu | Competitive match of high qu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