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은 요새 날씨가 무척 춥죠? 여기는 따뜻한 이스라엘하고도 텔아비브 해변가에요. 이곳에 온지도 벌써 오년째 사실 외롭다고 하면 외롭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살만해요. 폭탄이다 뭐다 그래도 워낙 경비가 삼엄해서 생각만큼 위험하지도 않아요. 그래서 그런가 해마다 차곡차곡 쌓이는 살이 이제는 과체중이 되어서 가만히 있어도 헉헉 거릴 정도가 되었어요. 4월인가 정기 건강검진하는데 난데없이 성인병의 주범인 콜레스테롤이 엄청 높다고 의사가 운동을 적극 권장하더라고요. 사실 몸매 하나만을 생각하면 그렇게 독하게 못하죠. 사십넘은 아지메가. 근데 주부몸이 어디 나하나만의 것이냐고요. 그래서 나와 가족을 위하는 맘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집근처가 바닷가라 걸어서 30분이면 해변가를 걸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애들과 함께 주말에 한번 시도한것이 이제 걷기 6개월째랍니다. 물론 해변가걷기는 여름까지만 했고요 그 담부터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으로 시작했답니다. 처음 한달 반 정도는 저울이 별로 움직이지 않더니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약 7키로 정도 감량되었어요. 정말이지 일생 그렇게 뭘 집착해서 6개월을 해본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걷기만은 중단없는 전진이네요.
걷기 시작하면서 남편이랑 내기 했걸랑요. 10키로 감량하기로. 그대신 그 댓가로 남편한테 금주를 요구조건으로 내걸구요. 저의 신랑 너무나 신나게 하더라고요. 아마도 지금처럼 빠지리라곤 상상도 못했을 거에요. 근데 한달 두달 지나면서 몸무게를 확인시켜줬죠. 5키로가 빠진날 신랑한테 말했죠. 나 이제 5키로그램 남았는데 자기 확실히 약속 지킬거지? 그랬더니 뭐라는 줄 아세요? 딱 한달만 금주하겠대요. 시큰둥하게 반응하다가 요사이 달라진 모습에 은근히 좋아하기도 하지만 애주가한테 금주가 사실 쉬운거겠어요? 조금 긴장하는 눈치에요. 괜히 삼겹살 먹고싶다 그러면서 유혹에 빠지게 만들지요. 그렇지만 마음이 흔들릴때마다 열심히 걷기카페에 와서 자극받고 마음을 다지곤했어요. 특히나 궁금할 때마다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던 가끔님께는 정말 감사드리고요. 그리고 뚜띠아님, 아리영님, 지금은 안보이시지만 늘몽님, 성공역님, 그리고 꽃파는 총각님등 여러분이 써주시는 경험담과 충고가 제겐 참 많은 힘이 되었어요. 또 소진님의 진솔하고 풀향기나는 가슴을 울리는 글과 보라장미님의 좋은 음악등은 또다른 격려와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지난 6개월동안 제가 운동한 것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6월 - 8월 : 걷기 (바닷가 모래사장 맨발로 1시간)
9월 - 10월 : 걷기 (러닝머신 6km 1시간) 스트레칭 15분
10월 - 11월 : 걷기 (러닝머신 6km 1시간) 요가, 스트레칭(에어로빅, 아령, 고무줄, 공) 격일로 1시간씩입니다.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줬는데 11월 와서는 조금 느슨해졌다 싶으니까 정체기가 오네요. 절치부심하고 열심히 극복해야겠죠?
처음에는 진짜 습관들이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여름방학중이라서 애들을 인질로 잡고 부지런히 나갔어요. 사실 첨에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했으면 이렇게 오래 못했을거에요. 매일매일 변하는 바닷가와 모래사장을 보며 열심히 걷다보니까 3개월이 지나더라고요. 그동안 애들은 날아오는 공에 얼굴맞고 개한테 놀래고 저때메 많이 고생했죠. 그래도 애들인지라 바닷가 가는거를 저보다 더 좋아했어요.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타면서는 무릎도 조금 삐걱거리고 발톱도 빠지고 좀 부작용이 있었죠. 그래서 요가와 스트레칭을 병행해서 하니까 조금 덜 힘들더라고요. 첨에 저 아는 후배가 2시간을 헬스장에서 운동한다고 해서 엄청 놀라고 대단해 보였는데 자꾸 하니까 2시간 금방 가요. 걷기 중독에 걸려서 운동 하루라도 빠지면 엄청 불안하고 답답했죠. 행복한 중독인것 같아요.
사실 저도 먹는 거는 무지하게 즐기거든요. 근데 이곳은 초코파이도 양념치킨도 족발도 없는 무공해(!)지역이잖아여. 사실 한국에 있었으면 그 많은 유혹들 참기 힘들었을거에요. 저녁도 웬만하면 7시이전에 끝내고 간식은 원래 즐기는 편이 아니니까 그런대로 넘어갔죠. 밥먹는 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어요. 먹고싶은 만큼 먹어요. 초기에 걷기만 할때는 식욕도 없고 그러더니 운동강도를 높여서 요가나 스트레칭을 한시간 더 추가해서 총 2시간 운동하니까 사실 기운도 없고 좀 피곤해지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안먹던 간식도 조금먹고 커피도 거의 끊다시피했는데 요즘은 야금야금 먹어요. 뚜띠아님 말씀처럼 무조건 절제하면 뒤탈이 더 무서워요. 일주일에 한번은 삼겹살도 먹고 가끔 신랑옆에서 맥주도 조금씩 먹고.....
지금은 정체기에요. 몸무게가 거의 일키로씩 줄더니만 지난 달하고 똑 같네요. 제가 키가 162에 몸무게는 58키로 나가요. 걷기전에는 65키로였구요. 나이는 마흔 막 지났구요. 걷기 결과는 개개인에 따라 진짜 편차가 심하더라고요. 어떤 분은 2주에 몇키로 감량이고 어떤분은 몇달동안 불변이고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있더라고요. 3개월 이상만 꾸준히 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저때문에 여기도 아줌마들 걷기바람 웰빙바람이 불어서 체육관에 등록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
정체기때메 지난 주는 좀 우울했는데 다행히 더 찌지는 않았더라고요. 한 2키로 더 나와서 은근히 스트레스였거든요. 참 요번 달에 저 한국가요.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하죠. 작년에 갔을때는 보는이마다 너무 살쪘다고 그러시는데 정말 엄청 스트레스 받았거든요. 요번에는 가서 폼 좀 잡아 볼라고요. 옷도 좀 사고 싶고... 근데 걱정이에요. 연말이라 모임도 많아서 엄청 많이 먹을 것 같아서.....
걷기카페 회원님들!!!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뱃살 잡고 한탄하지 마시고 열심히 걷기시작해 보세요. 진짜 빠진다니까요.!!! 샬롬....
첫댓글 ^^....노을이 지고 해가 뜨는 바닷가를 걸으시다니...한편의 멋진풍경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네요...너무 좋으시겠어요..게다가 체중감량까지....안전하시다니...더욱 다행이고요...^^ 잘읽었고요...계속 경험담 전해주세요...화이팅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님의 끈기를 배워야겠습니다.축하드립니다.
글보고 감동했어요 마치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답니다 상상력이 풍부해서 인가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곳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님이 부럽기까지 하네요 이곳은 운동 하려면 두꺼운옷 마스크 장갑을 끼고 나가거든요 요번에 한국에 나올땐 정말 이쁘겠어요 정말 살쪘단 말은 듣기 싫드라구요~ㅎ좋은소식,글 고마웠어요
네~^^* 저도 감동 먹었습니다. 님의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이미 저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텔아비브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지만, 중동의 심각한 상황을 늘 뉴스로 접하다보니 걱정이 됩니다. 님의 건강과 평안을 빕니다. 참, 글을 세로로 길게 구성하면 읽기가 좋을 것 같아요.
부럽네요. 저도 나이살인지 부쩍 늘은 뱃살때문에 저녁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는데..용기내어 걸어볼랍니다. ^^
고맙습니다. 우리 걷기카페 회원님들 짧게 보지말고 평생할 거니까 여유를 갖고 열심히 같이 운동해요. 쭈욱~. 건강하세요.
^^
대단하십니다. 6개월동안 꾸준히 운동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텐데...
서울보다 여유있어 보이는 곳이겠네여.. 부럽네여...
재완맘님 보러 비행기타고 가서 같이 해변 걸었음 좋겠네요 ㅋㅋ
걷는 맛 제대로 나겠네요...그 분위기 풍경....우아 부럽다 아시다시피 이곳은 추워져서 게을러지기만 하지요
대단하네요~
전 뭐든지 늦은 사람이라 이제서야 글을 발견 햇습니다. 참 애쓰시고 수고 많으신 만큼 보람도 있으시네요. 멀리 계셔도 맘은 늘 함께 하시고 있다고 생각하니 든든하네요. 건강 하세요.
ㅋㅋㅋ... 이나경님 늦게 오신거 저는 봤습니다.
정말 행복한 중독으로 행복한 결실을 맺으셨군요^^. 님의 경험담에 힘입어 물푸레도 용기 얻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