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동서 배수관 공사하다 정전
지난 14일 오후 8시30분께 울산시 동구 방어동 신진파크 주차장에 주민 30~40명이 몰려있었다. 주민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어둠이 내려앉은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82가구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 갑작스런 정전이 일어난 것은 이날 오후 5시40분. 몇몇 사람들은 손전등을 들고 어두운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며 자신의 집에 전기가 들어오는지 여부를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정진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아파트 일대 배수관 정비공사 때문이었다. 상수도사업본부 동부사업소는 ‘방어동 신진파크 일원 배수관 정비공사’를 진행하면서 도로을 파던 중 일부 장비가 땅 속에 묻혀 있던 신진파크 메인 인입선(전기를 끌어오는 전선)을 훼손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고로 순간 전력이 220V에서 380V로 높아지면서 전원이 켜져있던 각종 전자제품의 피해가 이어졌다. 또 전기공급이 끊겨 2시간 가량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신진파크 주민 김해숙(57)씨는 “갑자기 TV와 전화기에서 스파크가 튀면서 연기가 나서 차단기를 끄고 밖으로 대피했다”며 “한국전력에서 임시로 보수공사를 진행해 전기가 들어오고 있지만, 일부 세대는 전등이 타서 불을 켜지 못하는 등 아직 복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기가 끊기면서 음식물이 상하고 가전제품 등이 고장나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정비공사를 진행한 현장 관계자는 “보통 전선이 지중화돼있으면 핀으로 표시를 해놓기 마련인데, 이곳은 핀이 보이지 않았다”며 “피해 상황을 종합해 최대한 빨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