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회선교학교 1강 참석한 수연입니다. 밝은누리 인수마을에서 지내고 있고, KSCF에서 기독청년들 즐겁게 만나고 있어요. 환경 관련해 취재하고 글 쓰는 일합니다. 지난 1강 후기 나눠요.
운동이라는 건 끊임없이 의제를 발굴하고 설득하는 애씀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인지 생명평화길벗이 마을공동체 운동을 하나의 문화로 녹여내 자연스럽게 해가는 특징이 인상 깊었다.
얼마 전 에너지전환 쪽으로 나름 잘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를 찾아 갔더니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만 들었다. 중앙은 늘 바뀌기 때문에 결국 어려움을 돌파해가는 역량을 키우느냐가 시민사회단체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결정하고, 그 역량은 갑자기 생기기보다 그동안 쌓아온 실천에서 비롯되는구나 느꼈다.
관에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필요가 있다면 관과 협력한다는 자세. 그럴 땐 이미 스스로 잘하고 있는 것을 가지고 연대하는 전략. 자체 역량으로 하지 못하는 건 무리해서 하지 않는 슬기. 생명평화길벗에서 엿보였다.
이런 자신감은 회원들이 물리적으로 가깝게 지내기 때문에 접점이 생기고, 옷나눔잔치나 마을밥상 등 대안적 생활양식을 만드는 운동이 궁극적으로 회원들 하나하나 삶에 영향을 주는 데서 나온다고 했다. 일상에서 변화를 경험한 민이 주체성을 키우고 거기서부터 지속가능한 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참여연대는 못하는, 내 삶을 바꾸는 운동이라는 점이 반가웠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운동한다’는 말보다 ‘살아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시민사회단체로 느껴졌다. 사실 이곳에서 마을 이루어 살고 있지만, 일상이 된 운동을 다시 언어로 바꿔 정리하고 설명하는 이 또한 생명평화길벗의 사회선교 전략이구나, 관념과 삶이 순환하는 게 이런 거구나 체감했다.
자세히 보면 좋은 뜻을 향유하는 시민사회단체는 많다. 나는 이 단체들이 모두 잘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그 운동이 삶과 계속 순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대상과 주체가 나뉘지 않는, 민의 주체성을 기반으로 한 관계적/물적 토대는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