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마인드가 건강을 키운다 – 구리시 보건소 최애경 소장님
김종필 / 느티나무의료사협 사무국장
살짝 사심(?)이 생긴다.^^ 오늘 만나는 분은 구리보건소장님. 의료 분야 협동조합으로서 보건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특히 보건소와 협력이 잘 되는 지역의 의료사협(사회적협동조합)은 시너지를 발휘하는 걸 봐 온 터라 보건소장님을 만나는 게 살짝 설레기까지 했다.
개인적인 친분은 없는 터라 인터뷰를 위해 주변 사람들을 통해 뒷조사(?)를 해보니 소장님의 최대 장점으로 친화력을 꼽았다. 친화력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원래 높낮이가 없고 물려받은 성격도 친화력이 좋은 것 같아요”라는 최 소장님은 “하지만 신체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에 이걸 극복하고자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소개했다.
‘신체적인 결함이 있다’고 밝혔듯이 그녀는 장애인이다. 장애가 그저 조금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치명적인 차별 요소가 되는 한국 사회에서 장애를 딛고 의사에 보건소장이라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최애경 구리시 보건소장님을 느티나무가 만났다.
= 의대를 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비장애인에 비해 특히 안정적인 직업이 중요했어요. 오빠가 치과 의사였는데 치대를 가서 오빠 도움을 받으면 장래가 좀 편하겠다는 밑그림도 있었고요.^^ 그런데 치대에 그만 떨어지고 말았지요. 사실 조금 흔들렸는데 부모님의 강력한 의지로 재수 끝에 의대를 들어갔어요. 의대를 들어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시험에 합격하고도 장애 때문에 입학을 허가할지 여부를 놓고 학교 측에서는 8시간에 걸친 긴 회의를 했고 그 회의를 거쳐서야 겨우 들어갔거든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치대에 떨어진 것도 제 장애 때문이었더라고요.
= 의대를 졸업하면 병원 의사가 되는 게 일반적인데 소장님은 다른 길을 걷고 계십니다. 이유는?
그것도 사실 신체적인 어려움 때문이었어요. 일반 의사보다 편안한 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이 길을 걸어보니 병의원에 있는 것보다 가치 만족도가 훨씬 크더라고요. 1주일에 3번 진료를 하는데 보건에 대한 주민 의견을 가까이서 듣고 그걸 사업에 반영할 수도 있거든요.
예를 들면 보건소 특색사업인 발관리사 양성교육(교육 후 봉사활동)도 그렇고, 필리핀에 있는 ‘깔람바’시(市)에 4년째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것도 주민들 의견이나 사석에 나온 얘기를 사업에 접목한 경우예요.

= 소장님이 생각하는 보건소는 무엇인가요?
(잠시 생각을 한 후에)‘주민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안식처’라고 할까요? 의료기관이 문턱이 높다는 얘기가 많잖아요. 우리 보건소는 문턱을 없앴어요. 팀 간의 벽도 없애도 주민들과의 턱도 없앤 거죠.
= 어떤 철학으로 보건소를 운영하시나요?
‘사람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보건소 운영 철학만이 아니라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이기도 해요. 직원들하고의 관계도 마찬가지죠. 업무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고 살기 때문에 상사와 직원의 관계라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처럼 지내려고 노력해요.(실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직원에게 차를 부탁하는 그녀의 말투에는 일반 사무실에서 보기 어려운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각 의료단체나 건강보험공단과의 네트워킹도 전국 최고 수준일 거라고 자부합니다.
= 보건소장이자 의사이신데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긍정적인 마인드로 잘 웃고 살면 건강합니다.
솔직히 나이를 먹으면서 아프지 않을 수는 없고 어느 정도의 통증은 친구 삼아 평생을 같이 간다고 생각해야 하는데요. 이렇게 하려면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죠.
웃음은 의료적 측면에서도 효과가 큽니다.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면역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구요, 혈액 순환을 돕고 뇌신경 전달 물질 분비가 늘어 뇌 활동도 활발하게 만듭니다. 여기에 한 가지 추가하자면 봉사활동.

필리핀 깔람바시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애경 소장님.
= 뒤에 악보가 보이는데...(인터뷰를 하는 소장님 어깨 너머로 보면대에 악보가 펼쳐져 있어서 질문을 던졌다.)
학교 때부터 음악, 글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특히 대학 때는 학내 대학가요제에서 그랑프리도 타고, 강변가요제에도 나갔었죠.^^
지금은 보건소 직원들과 함께 ‘그린나래 오카리나 앙상블’이라는 팀을 만들어서 오카리나를 배우고 있습니다. ‘그린나래’는 ‘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짓’이라는 순 우리말인데요, 이런저런 행사에 공연으로 봉사도 하고 있답니다~~(‘아마도 공연을 요청할 날이 있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최 소장님은 ‘언제든지 불러 달라.’고 시원스레 대답했다.^^)
= 향후 5년 안에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특별하게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그냥 5년 후에도 건강하고, 10년 후에도 건강하고, 20년 후에도 건강했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일들을 좀 더 열정적으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느티나무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느티나무의료사협을 잘은 모르지만 설명을 듣고 나니 보건소와 느티나무가 주민 건강과 관련해서 서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보건소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 외에 매뉴얼 없이 하는 사업도 개발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다양한 사람들과 색깔을 입힌다면 획일화된 보건 사업이 아닌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음을 열어놓고 대화하면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소장님~~ 긍정적인 마인드와 웃음으로 건강하게 살고 계심이 사진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네요.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느티나무와도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딱내스탈 또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