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無窮花)와 벚꽃(樱花/さくら)
무궁화 꽃 / 무궁화 나무 / 벚꽃 / 벚나무
<동요> 우리나라 꽃
(1절)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 꽃
(2절) 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 꽃 / 삼천리강산에 우리나라 꽃
- 작곡: 1948년 함이영(咸二榮, 1915~1957), 작사: 박종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인 무궁화(無窮花)는 관목(灌木/떨기나무)으로 키는 사람 키 정도인 2~3m 정도의 나무이다.
꽃은 상당히 큰 모양이고 가운데 꽃술도 제법 크다. 무궁화는 오랫동안 꽃이 피고지기를 반복한다.
벚꽃은 일본(日本)의 국화(國花)인데 교목(喬木)으로 키는 거의 20m까지 자라는 키 큰 나무이고 꽃은 작은 편이다.
벚꽃은 거의 동시에 활짝 피었다가 며칠 후 거의 동시에 꽃잎이 떨어지는데 비처럼 한꺼번에 내려 '꽃비'라고도 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화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 기록으로 남겨본다.
나는 2009년 2월 말, 만 40년간의 교직(敎職) 생활을 마치고 정년(停年) 하자마자 2009년 3월, 곧바로 미국(텍사스주)에 사는 딸의 초청으로 딸네 집에 도착하여 며칠 쉬다가 3개월간 미국 전 지역을 혼자 돌아다니며 관광을 했다.
그리고 1년 후, 한국에 돌아와 쉬다가 다시 남미(南美)의 멕시코(Mexico)를 두루 돌아보았고, 페루(Peru)는 집사람과 함께 패키지로 다녀오는 행운도 있었다. 다시 꿈에 그리던 인도(India)와 네팔(Nepal)을 포함한 서부 아시아 여행을 위하여 2011년 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홀로 출발했는데 계획은 총 3개월간의 배낭여행이었다.
우선 동남아지역을 잠깐씩 들르기로 하고 처음 도착한 곳이 자유중국 대만(臺灣)이었다.
처음 숙박지로 정한 곳이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臺北) 시내에 있는 해피 패밀리 호스텔(Happy Family Hostel)이었는데 대만인 죤 리(John Lee)가 운영하는 호스텔로,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민박(民泊)수준의 싸구려 숙박시설이다. 조그맣고 옹색한 5층 건물로, 좁고 높아서 방도 많지도 않고 입구도 허술하여 볼품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여행객들로 항상 방들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좋은 숙박시설이었다.
5층에 투숙자 친교룸(親交Room)이 있는데 몇 개의 소파와 탁자도 있고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도 있다. 하루 여행일정이 끝나면 투숙객(여행자)들은 친교룸에 모여서 즐거운 대화시간을 갖는다.
이곳에서 미국인, 아일랜드인 다섯 명을 만났는데 모두 원어민 영어교사로 장기투숙하고 있었고, 그중 뉴욕 출신의 30대 미국 녀석은 나만 보면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해서 웃곤 했는데 우리나라 부산(釜山)에서 1년간 영어교사를 했다고 한다. 대만보다는 한국이 보수를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훨씬 더 나았다고 말하는 그는 김치와 순창고추장을 한국에서 가지고 와서 식사를 시켜다 친교룸(親交 room)에 앉아 고추장으로 비벼서 김치를 반찬으로 식사를 하곤 했다.
또, 댓 명 정도의 일본인(日本人)도 있었는데 야마시타 미노루(山下楤)는 정년(停年) 후,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후(부인은 작고) 1년여 여행을 다니다가 일본에 돌아갔다고 한다.
그런데 공항에 내리고 5분 후에 쓰나미(海溢)가 덮쳐 고향 후쿠시마(福島)에는 가 보지도 못하고 공항에서 이틀 자다가 대만으로 왔다고 한다.
미노루(山下楤)는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저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자로, 일본은 자식에게 얹혀사는 것이 안 되는지 아들이 결혼해서 도쿄(東京)에 산다는데 그곳은 가지도 않고 벌써 20여 일이나 혼자 대만에 와서 머물고 있었다. 이 영감은 그 이후로 나와 친해져서 이따금 메일을 주고받는데 영어로, 일본어로 써서 주고받는다.
나는 대만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곧바로 말레이시아와 스리랑카, 인도로 배낭여행을 계속하였고, 야마시타 영감은 먼저의 여행에서 체코(Czech)가 너무 좋았다고 체코로 갈까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내가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체코의 제2 도시 부르노(Brno)에서 메일이 날아왔다.
그 이후 이따금 메일을 주고받았으니 벌써 4년이나 체코에 머무는데 2014년에 받은 메일은 일본 도쿄에 사는 아들이 첫 손녀딸을 보아서 손녀를 보러 일본으로 간다는 메일이었다.
75세에 첫 손녀라고 무척 좋아하면서....
이제는 영어를 제법 잘 구사해서 영어로 쓰는 메일의 문장이 제법 매끄럽고 벼라 별 이야기를 다 써서 보낸다. 얼마 전에는 열흘간 아프리카 북단의 모로코(Morocco)를 다녀왔다고 사진도 여러 장 보내오기도 했다. 처음 나보고 영어를 잘한다고 부러워했고, 처음 편지를 주고받을 때 일본어로 써서 주고받았었다.
그 야마시타 미노루(山下楤) 영감이 금년(今年/2022) 만 83세로 일본 동부 센다이(仙台)에 혼자 살고 있는데 정월 초하루 새해 축하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보내왔다.
홋카이도(北海島)가 고향인 야마시타 영감은 고등학교 시절 야구팀 투수로 고시엔(甲子園) 구장(球場)에서 경기했다고 하고, 철강회사에 취직하여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하였던 모양이다.
슬하에 남매를 두었는데 딸이 어렸을 때 쓰나미(海溢)로 인해 마누라와 딸을 잃고 2005년 정년퇴직을 하자마자 평생의 꿈이었던 세계여행을 실행에 옮겨 세계 이곳저곳 혼자 배낭여행을 시작했는데 2010년에 아프리카 동쪽 바다의 마다가스카르섬 여행을 시작으로 1년여 세계여행을 했다고 한다.
손녀 사진(7세) / 門松(かどまつ:설날 문 앞에 세우는 나무) / 鏡餠(かがみもち:설날 또는 부처님께 드리는 떡)
그리고 먼저 여행했던 체코(Czech)가 너무 좋아 다시 체코로 갈까 한다고 했었는데 나중 메일이 왔는데 체코슬로바키아 제2 도시인 브루노(Brno)에서 4년여 머무르다가 다시 고향인 센다이로 돌아와 살고 있다고 한다. 금년(2022) 벌써 83세로 여행은 이제 하지 않고 천체관측에 취미가 있는지 벼라별 천체 사진들을 보내오거나 아름다운 센다이 풍경 사진들을 보내오곤 하는데 센다이역 근처의 아파트에 살고 있단다.
올해(2022) 1월 1일 새해를 축하한다며 사진을 보내왔는데 위 첫 번째 사진은 아들이 낳은 유일한 손녀로 금년 8살이라는데 위 사진은 작년에 찍은 시찌고상(しちごさん:七五三) 잔치에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나의 큰손녀는 20살로 대학교 2학년(2022). 영감은 나보다 7살이나 더 먹었는데 손녀가 이제 겨우 8살이라니...
일본 전통인 시찌고상(しちごさん:七五三)은 남자아이는 3세와 5세, 여자아이는 3세와 7세에 행하는 축하행사로 우리나라로 치면 돌잔치 비슷한 풍습인데, 3,5,7은 길(吉)한 숫자 홀수로, 행운을 의미한단다. 이 잔치는 생일날 하는 것이 아니고 11월 15일에 행한다고 한다.
門松(문송/かどまつ:카도마쓰)은 설날 문 앞에 대나무를 세우는 풍습인데 꽃으로 장식한 신기한 모습이다. 또, 鏡餠(경병/かがみもち:카가미모찌)는 설날이나 길일(吉日)에 신·불(神·佛) 앞에 올리는 둥근 거울 모양의 동글납작한 모양의 떡인데 크고 작은 떡 두 개를 겹쳐 올린다. 다른 말로 원병(円餅/まるもち:마루모찌)이라고도 한다.
야마시타 영감과 아들 부부 / 바오밥 나무(마다가스카르) / 영감 선물 문송(門松/카도마쯔)
♣ 마지막 사진은 2021년 1월 1일 0시에 보내온 야마시타 영감의 새해 선물(門松/카도마쯔)
야마시타(山下) 영감이 아직 살아있다면 85세인데 갑자기 소식이 끊겼다. 아직 살아있겠지??
일본 친구 야마시타(山下)는 무궁화가 한국의 국화(國花)라고 나를 배려해서인지 자주 언급하고 자기가 사는 센다이(仙台)역 후문 쪽에서 찍은 사진이라며 꽃봉오리 시절부터 몇 번 찍어 보냈다.
일본어로 무궁화를 무꾸게(ムクゲ)라 한다.
나도 이른 봄, 일본 국화인 벚꽃(桜/さくら)을 몇 커트 찍어 보내 답례를 하였다.
일본어에 ‘일제히 피었다가 일제히 떨어지는(一斉に咲いて一斉に落ちる) 벚꽃’이 일본인들의 국민성과 닮았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의 무궁화는 ‘피고 지고 또 피는(咲く散るまた咲く/Ever lasting Flower)꽃’으로 결코 포기를 모르는 한국인의 국민성을 닮았다고 했더니 야마시타 영감은 재미있는 말이라고 고맙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