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녀올 곳은 세라 사원. 원래 어제 다녀왔어야 했는데, 드레풍 사원의 피로 때문에 오늘로 미루게 됐다.
라싸 북쪽에 위치한 세라사원의 볼거리는 오후 시간에 사원 앞마당에서 열리는 스님들의 토론 시간. 따라서 오전은 시내 관광을 하기로 하고 숙소를 나선다.
97번 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내려 무작정 걷는다. 중국 여행을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라싸 시내의 모습이 어느 중국 도시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중국어로 쓰인 화려한 간판과 매장 안에 말끔하게 차려입은 점원들의 모습. 단지 다른 점이라면 마니차를 돌리며 길을 걷는 티벳 사람들이 보인다는 것.
티벳의 과거와 중국의 공존하는 모습이다.

-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라싸 시내의 모습 -

- 우리나라 가판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잡지 종류가 상당히 많다. -

- 라싸 시내 관광 역시 포탈라궁을 빼놓을 수 없다. 라싸 시내 한가운데에 있는 포탈라궁 -
- 마니차를 돌리며 길을 지나가는 티벳 아주머니와 그 앞의 중국 사람들 -

- China Post 라싸에서 굉장히 큰 건물 중에 하나 -
포탈라궁 광장 옆에 크게 자리잡은 우체국에 들어가 본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
우체국 옆에 서점을 발견. "아싸~" 기분 좋게 들어가 1시간 남짓 이것저것 구경한다. 비와 플라이투더스카이 CD도 있다. 중국돈 25위안이니까 우리돈으로 3000원 정도이다. 대장금 비디오시디도 보인다. 역시 대장금의 인기는...
책이 진열된 곳으로 가서 이것저것 구경한다. 우리나라와 별반 다른게 없다. 최신 패션 잡지를 비롯하여 시사잡지, 매니아를 위한 자동차, 밀리터리 잡지들도 가득하다. 예쁜 언니들이 해맑게 웃고 있는 잡지들도 눈에 띈다. 서점을 가면 그 나라의 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서 참 좋다.

- 서점 안에서 고개만 보이는 사람들. 책 읽는 사람이 아름답다. -

- 대장금 주요 장면을 모아놓은 VCD. 중국 본토에서 이영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단다. -

- 중국 게임 잡지를 보다가 중간에 포함된 누군지 모를 연예인 화보를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본다. 이쁘니까 ^^ -

- 신라면 오리지널과 김치맛. 정말 맛있다!! -
점심 시간이 되었기에 백화점에 들러 신라면 사발면을 3개 산다. 햇반이나 김치를 찾아보지만 역시 보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먹는 라면. 꿀맛이다.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점심 식사 후 숙소에서 TV보며 놀다가 오후 3시쯤이 되어서야 세라 사원으로 향한다.
사원 앞은 관광객을 태운 버스들과 거기에서 나온 서양사람, 중국사람, 한국사람들로 인해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한다.
세라 사원 앞뜰 토론마당에 자리 잡고 앉아 스님들의 토론 모습을 재미있게 바라본다. 티벳어로 토론이 진행되기 때문에 무슨 심각한 대화를 나누는지 알수는 없지만 그 말투나 어감이 상당히 부드럽다. (상대적으로 중국어는 듣고 있으면 괜히 짜증나는 언어이다.)
즐거운 표정으로 신나게 토론하는 스님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배우 이문식을 닮은 스님, 얼짱 스님, 소년의 티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스님 등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토론에 여념이 없다. 토론 시간은 두시간 정도. 그동안 자리에 앉아 토론 소리를 벗삼아 책 읽고, 하늘을 바라보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낸다.

- 세라사원 토론 정원 모습 -
- 배우 이문식을 닮은 스님 -
- 얼짱 스님! ^^ -

- 어떤 내용의 토론이기에 이리도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시는 걸까 -

- 얼짱 스님 2 -

- 박수는 이렇게 치는거지~ -
- 스님들의 표정이 밝은 걸로 보면 매일 있는 토론 시간이 즐거운가보다. -

- 무슨 얘기를 저리도 사이좋게 나누는 걸까 -

- 토론 중 장난치는 스님들. 정말 재밌게 장난친다. -
혼자하는 여행의 자유로움.
토론 시간이 끝나 스님들이 퇴장하고 난 뒤 세라사원을 한바퀴 돌아본다. 세상에나~ 토론을 보러 왔던 수많은 관광객들이 토론이 끝나자마자 휑~ 하니 돌아가고 없다. 사원의 한적함을 나 혼자 느낄 수 있기에 나쁘진 않았지만, 한편으로 씁쓸한 느낌이 든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보면 더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을텐데 뭐가 그리 바쁜건지...
서둘러 떠나는 관광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스님들의 기분이 어떨까 궁금하다.
관광객들이 떠나고 난 후의 세라사원은 한적함 그 자체이다.
골목을 걸을때면 건물 안 곳곳에서 스님들의 공부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길 밖에 서서 타이머로 혼자 사진 찍으며 여유를 즐긴다.

- 토론 시간이 끝난 후 한적함이 남은 세라 사원 -

- 타이머 10초 걸어놓고 열심히 뛰어가서 자세 잡기 ^^-

- 타이머 놀이 2, 세라사원 입구 -
저녁 시간이 다 되어 숙소에 돌아오니 이틀전에 도착해서 함께 저녁식사를 한 분들과 카일라스 형님이 호텔 로비에 있다. 티벳 식당을 함께 가자길래 기분 좋게 따라 간다. 샹그릴라라고 하던가? 조촐한 부페 음식과 디너쇼를 하는 곳이다.
흥겹게 공연하는 아저씨와 3초 이영애(보는 순간 3초동안 이영애로 착각함) 누님의 부끄러워하면서도 즐겁게 무대에서 춤추는 모습이 보기 좋다.

- 저녁 부페 음식. 입맛이 그다지 없어서 조금씩만 가져왔다. -

- 티벳 전통 춤 공연, 저녁시간을 이용한 간단한 공연이라서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한게 재밌다. -

- 서빙하는 분들도 공연에 참여한다. 왼쪽분이 3초 이영애 -

- 노래부르는 티벳 아저씨. 순박한 미소가 너무 멋있는 분 -

- 함께한 사람 모두 즐거운 여행이 되길 기원하며~ -
기분 좋은 저녁 시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정리한 후 밤 11시부터 남자 다섯이 모여 맥주 한박스와 화투를 꺼내 밤을 불태운다. 돈을 모아 맥주 값과 내일모레 근사한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다.

- 몇년만에 만져보는 화투. 그래도 손해는 안봤다! -
결국 밤 한시가 다 되는 시간. 맥주 한박스를 다 마셔 취한 채로 방으로 돌아와 정신 없이 잠이 든다.
내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간덴 사원 가야하는데 과연 갈 수 있을까?
첫댓글 ㅎㅎ 전 EBC다녀오기전까진 걷기도 힘들던데 뛰시다뇨;;
평소에 두통약을 안먹어서 그런지 타이레놀 효과가 아주 잘 먹히더라구요. 약간 머리 무거운거 빼고는 편하게 잘 돌아다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