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비평이란 문학 행위나 현상에 대한 반성적 자의식이자 그것의 논리적 표현이다. 작품과 독자를 잇는 매개적 해석자 역할에서 벗어나, 그 스스로 심미적 텍스트로 몸을 바꾸려는 충동을 가질 수도 있고, 독자들과의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더욱 강화해갈 수도 있을 것이다.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풍요롭게 오가면서 인문학적 통찰을 매개하는 역량에 의해 비평가의 입지는 가름될 것이고, 좋은 비평은 훌륭한 작가와 작품을 대중적 기호와 구별해내는 역량과 그것의 논리화 과정에서 생성될 것이다. 유행의 코드 밖으로 소외된 고유하고도 독자적인 언어를 발굴하여 그것을 대중의 기호 속으로 편입시키는 노력 역시 비평에 부여된 파생적 몫이 되어갈 것이다.
비평가에는 세 종류의 스타일이 있다고 한다. 검사, 변호사, 판사 같은 비평가가 그것이다. 검사 스타일은 창작 위에 군림하면서 억압적으로 자신의 담론적 신념을 연역해가는 폭력적 계도형이고, 변호사 스타일은 매사에 창작자를 옹호하는 얌전한 추수형이고, 마지막으로 판사 스타일은 이러저러한 징후나 사례들을 따지고 그것을 저울에 달아 사유하고 제언하는 엄정한 판단형이다. 비유적 표현이어서 성글기는 하지만, 판사 같은 균형 감각과 판단력을 가진 비평이 확충되어갈 때 우리 비평은 텍스트를 정확하고 풍부하게 해석해가는 비평의 존재 방식을 새롭게 해갈 것이다.
그만큼 비평은 창작과 평행선을 그어가면서, 창작과 따뜻한 협업을 해가면서, 스스로 심미적 존재 방식을 강화해가면서, 병적 징후들을 낱낱이 헤아리고 거기에 대안적 사유를 진행해가면서, 이러한 요청들에 귀 기울여갈 것이다. 그리고 이는, 모든 비평가가 지고 있을 예외 없는 실존적 부채일 것이다. 수필 비평에 이러한 마음과 과정과 성과가 이어져가길 고대하고 기대해마지 않는다.
유성호(문학평론가) <수필 비평의 2026 가을호 계간 <<수필가>> 가능성>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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