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금) 오후 2시 윤석용 국회의원실과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 공동주최로 여의도 이룸 센터 2층 교육실Ⅰ에서 전동휠체어 배터리교체비용과 수리비용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적용을 논의하는 공청회가 있었다.
2007년 3월까지 보급된 전동휠체어는 모두 33,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이 많은 전동휠체어의 보급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 및 뇌병변 장애인의 이동이 용이해 졌으며 이에 따라 장애인의 외출 빈도 역시 높아졌다. 하지만 건강보험이 전동휠체어 구입에만 적용되어 전동휠체어의 유지·보수비용은 전적으로 사용자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한번 구입한 전동휠체어의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6년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배터리의 사용기간은 1~2년, 콘트롤러나 모터의 사용기간은 3~6년으로 건강보험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동휠체어 사용할 수 있는 기간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타이어나 튜브 등의 수리 및 교체에 드는 비용은 1~2만원이지만 배터리, 콘트롤러, 모터 등 주요부품의 교체비용이 각각 25~50만원, 60~70만원, 30~40만원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장애인이 이들 비용을 마련하는 것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 인해 전동휠체어가 있어도 타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빈번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전동휠체어를 제대로 활용하고, 장애인의 이동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동휠체어의 수리 및 교체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필자의 장애가 덜 심해였던 때, 수동휠체어와 전동휠체어를 탔을 때의 경험으로 시작하겠다. 수동휠체어를 타면, 내 마음부터 잔뜩 위축되어서 돌아다닐 생각이 안 난다. 아니, 못한다. 사람들이 밀어 준다고 해도,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먼저 들어 꼭 움직일 때가 아니면 “괜찮다”는 표현을(언어가 불가능 하므로 몸짓으로) 한다. 즉, 마음이 지극히 수동적으로 변한다. 하여, 모든 행동이 수동적이 되어 조금만 노력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남의 도움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빵과 음료수를 먹을 때, 집에서는 내 손으로 빵을 잡고 먹으며 음료수도 컵에 따라 가족들이 먹여 주면 먹고 아니면 빨대로 나 혼자 충분히 먹을 수 있다. 그렇지만 수동휠체어를 타고 외출해서는 마음이 위축되어, 내 머리와 손은 완전히 죽고 빵과 음료수를 도우미가 하나하나 주는 대로 먹는다. 빵을 아주 조그맣게 떼어 내 입에 넣어 주고 음료수도 컵에 따라서 굳이 빨대를 찾아 음료수 컵에 꽂아 내 입에 대어 주면 빨대를 통하여 마신다.
하지만 전동휠체어를 타면, 마음부터 능동적이 되어서 날아 갈 듯 가볍다. 마음대로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게 아주 커다란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줄은 내 자신도 몰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외출하면 집에서 혼자 있을 때 갖는 자신감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남의 도움 없이 가니, 호기심이 활활 불타는 불꽃이 날름날름 거려 그 뜨거움에 견딜 수 없어 즉시 호기심을 풀러 간다. 예를 들어, 난 절(寺刹)에 갈 기회가 자주 생긴다. 절에 갔을 때, 절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싶은데 수동휠체어를 타고 가면 마음이 움츠러들어 꼭 짐짝처럼 도우미가 데려다 주는 대로 있다. 하지만, 전동휠체어를 탔다 하면 호기심이 산자를 기름에 튀길 때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여기저기서 마구 올라와 내 마음을 가만히 있지 못하게 한다. 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 자갈이나 돌들이 가로막는다. 수동휠체어는 도우미가 밀어도 넘어 갈까 말까 하는 곳을 전동휠체어는 거침없이 넘어 간다. 난 울퉁불퉁한 곳을 넘을 때, 나를 가로막는 몸의 장애를 하나하나 재거하는 것 같아 너무 통쾌하고 재미있어서 평탄한 길을 제쳐 두고 자갈길이나 울퉁불퉁한 길을 찾아서 다닌다. 거침없이 다니다 접촉 사고(?)가 나서 발판의 나사가 없어지기도 했다. 사람들은 나를 놀린다…… “무면허에 과속한다!”고……! ㅎㅎㅎ~
그렇게 멋모르고 자유를 만끽하며 거칠게 타서 금방 앞바퀴는 휘어지고 닳아 갈아야 했고 배터리도 교체해야 했다. 그래서 교체비용을 알아보니, 앞바퀴는 두 쪽에 5만원과 배터리도 35만원이나 했다. 도합 40만원이나 해서,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내가 돈 벌려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 얼마 후, 바깥에 나갈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동휠체어를 타고 가려 했다. 아버님이 내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셨던지 전동휠체어를 살펴보고 “전동휠체어가 고장났구나……”고 하시고, 그날로 바로 거금 40만원을 들여 고쳐주셨다. 어떻게나 고맙고 죄송하던지……그 뒤로는 과속은커녕 고장이 무서워 조심스럽게 타고 다녔다.
전동휠체어 배터리교체비용과 수리비용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적용을 논의하는 공청회에서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의 배융호 사무총장은 “첫째, 전동휠체어 배터리 등 소모품 교체비가 건강보험에 확대 적용되어야한다. 전동휠체어 소모품 교체비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개인이 모두 지불하기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둘째, 전동휠체어 수리 및 배터리 교체비의 수가는 전동휠체어 수가 산출방식과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여 업체가 요구하는 재료비의 80%+인건비+경비+이윤을 적용하여 산출할 수 있다. 셋째, 전동휠체어 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여, 판매 뿐 아니라 수리 및 보상까지 책임지는 업체만 보험급여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여야 한다. 넷째, 전동휠체어 간단한 경정비 수리를 위한 수리 센터를 지방자치단체마다 설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김동희 소장은 “전동휠체어는 중증장애인의 신체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이동 수단임을 다시 한 번 언급하면서 건강보험의 전동휠체어 지원체계를 보급에서 끝마치는 것이 아니라 이용을 잘 할 수 있도록 부품의 교체와 수리를 지원할 수 있는 대책 마련과 A/S업체 확충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여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보장구 지급기준을 중증장애인의 눈높이에서 현실적으로 만들어내 자립생활을 안정화 하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의 오도영 연구실장은 “첫째, 보조기기의 공적급여 확대 또는 건강 보험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조기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전제되어야 한다. 둘째, 건강보험 확대 적용 또는 국가의 공적급여 확대에 있어 전동휠체어의 편중 현상에 대한 우려와 고가의 보조기기 지원에 대한 부담이 높아 결국 유형별, 기기별 형평성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은 외형적으로 타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국내 공적급여액이 선진 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현재의 수준을 감안할 때 이러한 형평성 주장은 자칫 공적급여의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셋째, 배터리 및 수리비용은 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 AS의 범주에 포함되어 지원되고 있다. 북유럽은 무료 방식이며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일부 자부담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적급여 품목으로 인정되고 있다. 넷째, 건강보험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전동휠체어와 이과 관련된 각종 부품을 표준화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한편, 채승우 대세엠케어 대외협력담당자도 “건강보험급여 확대 적용이 아무런 제도적 근거 없이 시행된다면, 무분별 하게 생겨나는 전동휠체어 수리 센터에서 장애인들에게 질 낮은 서비스 제공할 것이고 편법으로 공단에 수리비 청구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하면서 해결책은 “각 지자체 있는 수리 센터에서는 전문적인 A/S(모터, 기어, 컨트롤러)가 불가능함”으로 “수리 센터에서 할 수 있는 타이어, 튜브, 배터리교체 간단한 수리만 가능”하므로 “수리 센터하고 업체에서 할 수 있는 A/S 구분하여 시행 할 것을 제안함” 그리고 “전동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A/S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하는 것을 제안함” 또 “전동휠체어 간단한 A/S 방법 등을 장애인관련홈페이지에 등록해야 함”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많은 분들이 좋은 의견을 주셨지만, 지면이 한정되어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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